호텔 아이리스
오가와 요코 지음, 김난주 옮김 / 이레 / 2007년 2월
평점 :
절판


박사가 사랑한 수식.과 같은 작가가 썼다고 믿고 싶지 않은 책이다.
이 책을 처음 알게 된건 인터넷 기사에서였다. 소설의 한 부분이 인용되어 있고, 일본의 수상작가라는 이유로 변태적인 소설들이 소개되고 있고 어쩌고 하는 기사였는데,( 제목과 작가를 밝히지는 않았었다) 이 책을 처음 펼치자마자 아,  이 책이 그 책이구나. 알았다.

러시아어 번역가인 '그'는 호텔 아이리스에서 일하는 마리를 사랑하게 된다. 누가 먼저 사랑하게 되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다만, 그 둘은 사랑하게 된다. 그 둘만의 방식으로.

이 짧은 소설에는 강박이 있는 수많은 등장인물들이 등장한다.
호텔의 주인이고, 마리의 엄마인 그녀는 예쁜 마리의 머리에 강박이 있어서, 눈꼬리가 올라갈정도로
빗어 동백기름을 발라 한치의 흐트러짐도 없게 만든다.
호텔에서 잡일을 하는 아줌마는 마리의 물건을 훔친다.
마리는 추악하고 고통스러운 것에 쾌감을 느끼고,
번역가는 고통을 주는 것에 쾌감을 느끼고, 결벽의 강박이 있다.

싸구려 기사에서 인용해 놓은 마리와 번역가의 이야기는 물론 그것이 다가 아니다.
그러나 알라딘에도 그 부분이 인용되어 있기는 하다.

번역가는 그냥 번역가가 아니고, 러시아어 번역가이다. 그가 취미삼아 번역하는 소설의 주인공 또한 마리이다. 소설을 번역하는 것 외에 러시아어로 된 각종 설명서, 편지, 무역서류 등을 번역하는 것이 그의 일이다.
그는 아무 곳에나 사는 것이 아니고, '섬' 에 산다. F섬에 사는 그와 마리는 섬에서만 사랑을 나눈다. 그 외의 그의 모습은 한없이 깔끔하고, 배려심 있는 모습이다.

급박한 장면이라거나,그런 것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호텔 프론트에서 일하는 마리의 도돌이표 같은 일상과 섬에서의 파격적인 일탈이 점점 속도를 더하며 번갈아 보여지는 장면들은 꽤나 혼란스럽다.

어디선가 보았던듯한 상황과 등장인물들에 대한 기시감은 이 소설의 독특한 분위기 속에서 그 나름의 오리지낼러티를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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