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냥 덥고, 덥고, 더운데, 얼마전 본 뉴스에 10월까지 폭염! 뭐 이랬지만, 사실, 8월 한 달 보내고 나면, 9월, 10월은 가을 코앞이라 더워도 견딜만 하지. 사실 10월까지 이렇게 '폭염 주의보' 맨날 오는 나날이면 진짜.. 진짜 (주먹 울음)


오늘은 8월 3일이고, 8월은 빡빡하게 살아보겠다고 결심한 나는 음.. 먹는 걸로는 작심 2일은 한 것 같은데, 어제 저녁에 쓰레기 버리러 나가면서 다리 후달거려서 빵 두 조각 크림치즈 발라서 먹지 말걸. 천하장사 소세지도 먹지 말걸, 이렇게 간식 먹을 줄 알았으면, 그 전에 양배추랑 슬라이스 치즈 먹지 말걸. 그랬다. 그래도 어제 하루 종일 잘 먹어서? 오늘 체중은 약간 줄었음. 나, 다이어트에 좋지 않은 간식도 다이어트로 포용하는 긍정주의자. 여튼, 애인한테 오늘 뭐 먹었고, 뭐 먹었고, 뭐 먹었고 하고 있으니, 말하는 나도, 듣는 애인도, 다이어트 하기 전보다 잘 먹는구나.. 


신간마실이지만, 읽은 재미있는 책들도 함께 권해드린다. 



 













그야말로 휴가에 적절한 시원한 책들이다. 

겨울, 아이슬란드, 겨울, 러시아, 그리고, 추리보다 호러에 가까운 아이슬란드의 시커먼 바다 배경 '부스러기들'


아날드루 인드리다손의 에를렌두르 시리즈를 쭉 읽어온 사람이라면 더 의미 있을 <저체온증> 

사실, 이 책으로 에를렌두르를 제일 먼저 만나는 건 좀 아깝긴 하지만, 이 책만 먼저 읽어도 충분히 재미있다. 

몇 가지 사건이 동시에 진행되는데, 사건 같지 않았던 자살 사건을 파헤치고, 동시에 시효를 앞 둔 실종 사건을 해결하며, 에를렌두르 경감의 과거까지 함께 뒤지게 되는 그런 이야기이다. 우울 쩌는 캐릭터였던 에를렌뒤르의 과거를 알게 되고, 악당의 악의보다 희생자의 가련함들이 더 마음에 와닿는 그런 이야기


<고리키파크>는 냉전시대 러시아 배경이다. 곤조 있는 수사관 아르카디 렌코 이야기. 냉전시대 러시아 배경은 <차일드 44>가 그랬듯이, 정말로 다른 세계같고, 소설 같은 면이 있다. 러시아 배경 소설들이 가지고 있는 매우 매우 춥고, 땅덩어리 큰 사회주의 국가 분위기가 물씬. 골드 대거 수상작이고, 영화화도 되었었네. 


여변호사 토라 시리즈인 역시 아이슬란드 배경의 <부스러기들> 3편이 나왔는데, 아마 가장 재미있고, 인기 있었던 <부스러기들>이 먼저 소개되고, 그 뒤에 토라 시리즈 1편, 그리고 얼마전에 3편이 나왔다. 어제 미스테리아 지난 호 뒤적이다 <부스러기들> 리뷰를 읽었는데, 가정 이야기, 사적 이야기가 너무 많이 나와 별로였단 식이었지만, 나는 사건이야 어떻든간에 아이슬란드의 싱글맘, '변호사' 를 생업으로 분투하는 토라 이야기 많이 나오는 것이 좋았다. 에를렌뒤르의 우을함이 아이슬란드 배경때문이라고 생각했는데, 씩씩한 토라도 있잖아. 


아직 읽지 않은 사람이라면 <마지막 의식>부터 차례로 읽어도 좋고, 여름 휴가 때 정말 재미있는 책 한 권 들고 갈 사람이라면 번역된 순서대로 <부스러기들> 부터 읽어도 좋겠다. 


호화 요트가 빈 채로 아이슬란드 항구에 도착하고, 영화처럼 배에서의 일과 빈 요트를 조사하는 토라의 이야기가 번갈아 나오는 스릴 만점의 이야기. 


그나저나 미스테리아 리뷰 보고 이 책 궁금했다는 사람은 봤는데, 막상 미스테리아 리뷰 보니, 잡지에 나오는 리뷰들 대놓고 호평인데, 꽤 혹평이라 좀 놀랐다. 마지막이 작위적이고, 악당?이 너무 뻔했다고. 

그러고보면, 나는 추리소설을 좋아하고, 많이 읽지만, 사건과 플롯의 완벽함 보다는 등장인물들의 캐릭터를 가장 흥미롭게 중점적으로 읽는 것 같다. 


 

  최근에 읽은 호러추리물? 스티븐 킹의 <엔드 오브 왓치>도 빌호지스 3부작의 마지막이었지만, 가장 재미있었고, 전작들의 이야기가 충분히 설명되고 있어서 이것만 봐도 될 것 같고, 그래서 3부작 다 한꺼번에 읽으면 좀 질릴 것 같고 그렇다. 찌질한 자살 집착 악당과 은퇴한 경찰, 노년의 사립탐정이 이끄는 파인더스 키퍼스 팀의 마지막 활약. 


마이클 코넬리의 변호사 미키 할러 시리즈 <다섯 번째 증인>은 이 뒤로는 변호사 미키 할러 시리즈가 더 이상 아닌건가 싶은, 그래서 이게 변호사 미키 할러 시리즈로는 마지막인가 궁금하긴 한데, 이게 마지막이라도 정말 재미있었다. 법정 스릴러로 단숨에 읽게 되고, 미키 할러의 직업인으로서의 면모도 단연 돋보인다. 


요즘 소위 도메스틱 스릴러라고 하는, 여자 작가가 쓴 여자가 주인공이고, '가정내 이야기'가 배경인, '결혼 내 갈등'이 소재인 이야기들이 인기인데 (나를 찾아줘에서 걸 온 트레인 등등) 며칠전 기사에서 하도 여자들 쓴 책들이 인기니깐, 남자 작가들이 여자 필명 써서 스릴러물 쓴다고 해서 코웃음 쳤던 기억이 있다. 


도메스틱 스릴러라는 장르에 대해 훌륭한 작품들이 나온 것과는 별개로 난 아직 좀 미심쩍은데, 여자들이 쓴 여자가 주인 추리 소설에 결혼, 육아, 가정폭력, 불륜 등의 소재가 세밀하게 나온다면, 남자 작가들의 소설에서는 전성기를 지난 주인공들의 쇠락을 다루고 있는게 아닌가, <엔드 오브 왓치>와 <다섯 번째 증인>을 같이 두고 보니 문득 그런 생각이 드네. 


역시 어제 들쳐 본 미스테리아에서는 미스터리가 남자판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강세인 여자 작가들 이야기가 꽤 많이 나오는데, 도메스틱 스릴러, 칙 누아르가 인기인 것이, 베이비붐 세대들이 '결혼'에 대해 가지는 환상을 깨게 되는 세대라서 그렇다는 분석을 봤다. 그런 세대에 살면서 이런 책들을 읽게 되는군. 재밌다. 


온다 리쿠의 <꿀벌과 천둥>, 히라노 게이치로의 <마티네의 끝에서> 둘이 붙여 놓으니, 내가 좋아하는 우리나라 일러스트레이터들의 표지가 매우 아름답구나. 


그러고보니 둘 다 음악 이야기이다. <꿀벌과 천둥>은 피아노 콩쿠르 배경으로 천재들의 성장 이야기, 생업으로서의 음악가들 이야기. <마티네의 끝에서>는 음.. 역시 천재 기타리스트와 천재 영화감독의 딸이자 기자인 여자를 만나 사랑하는 이야기.


둘 다 분량이 장난 아닌데, 정말 단숨에 읽게 되는 흡입력 있는 소설들이고, 읽고 나서 여운도 긴 이야기들이다. 


온다 리쿠의 책들은 꽤 많이 소개 되었는데, 엄청 재미있는 것과 그냥 그런 것, 별로인 것이 다 있고, 이 책은 엄청 재미있습니다. 히라노 게이치로의 책은 다 좋아하고, 신간 나올수록 계속 더 좋다. <마티네의 끝에서>가 아마 최신간이지? 


지금까지는 읽은 책들 중에서 재미있는 책들 추천이었는데, 이제는 내가 읽고 싶은 책들이다. (희망장은 읽었고) 


 














사실 이번 하루키는 읽기 좀 두렵다. <여자 없는 남자들>까지만 하더라도 꽤 열광했는데, 지금 다시 읽으면 온통 중년남자 시선의 그 책이 어떻게 읽힐지 모르겠고, 1Q84 재미있었지만, 남고딩판타지 같은 장면들은 우웩이었는데, <기사단장 죽이기>의 평도 그닥인걸 보면, 반평생 좋아했던 작가를 싫어하게 되면 어쩌지. 싶은것. 하지만, 싫어할 때 싫어하게 되더라도, 확실하게 싫어하고 싶다. 맺음을 하고 싶다라는 마음이 있어서 (그리고, 사실 너무 궁금하고 읽고 싶어;;) 읽기는 할 것이다. 

그리고 오랜만의 미야베 미유키 시대물 신간 <신이 없는 달> 시대물은 장편을 꾸준히 더 좋아했지만, 요즘은 단편도 하나하나 잘 씹어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희망장>은 소소한 일상 미스터리가 본격 탐정물로 가게 되는 과도기의 소설 같은 것.(여전히 소소하긴 하다) 

















그리고 이런 책들. 정말 재미있을 것 같은 책들은 다 읽어 버렸고, 재미있을까? 싶은 책들만 남아버렸어. 


아, 구픽의 소설들, 틀림없이 재미있을거고, 아직 안 읽었다. 















이 정도. 여름에는 추리소설이지요. 여름은 독서의 계절! 

뭐 더 없나? 아! 에드 맥베인 신간 나왔네요. 그리고, 피니스 아프리카에, 알라딘 이달의 출판사. 출판사 이름 보고 책 사도 손색이 없는 마니아가 만든 출판사에서 나오는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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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17-08-03 0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기사단장 죽이기 받아놓고서는 보름 넘게 펴보지도 못하고 책등만 어루만지다 마는 날이 이어지고 있어요. 왜 읽고 싶은데 읽기 싫지? 하고 있었는데 하이드님이 답을 알려주셨어요.....

하이드 2017-08-03 11:53   좋아요 0 | URL
네 ㅜㅜ 읽기는 하겠지만, 분명 재미있는 부분도 있겠지만 실망하는 부분도 있을 것 같네요.

비연 2017-08-03 0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드 맥베인 신간이 가뭄의 단비 같아요 ㅎㅎ

하이드 2017-08-03 11:53   좋아요 0 | URL
더 많은 추리소설 신간을 내달라! 내달라! 하는 심정이지요. ㅎㅎ

카스피 2017-08-04 1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우 고리키파크가 다시 나왔네요.전 예전 모음사인지 아무튼 80~90년에 나온 이 책을 헌책방에서 구매해서 재미있게 읽은 기억이 납니다^^

하이드 2017-08-04 13:57   좋아요 0 | URL
80년대 나온 책인데 바로 번역됐었나보네요. 묵직하고 재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