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번에 나온 보통의 Kiss and Tell 은 인터넷 이미지로만 보고 받아본다면 그야말로 '와- ' 감탄을 금치 못할정도로 어여쁜 책이다. 예쁜 하늘에 뭉실뭉실 구름에 검정색으로 오돌도돌 제목이 샐몬색으로 알랭드 보통의 이름이 나와 있다.  보기 드물게 정사각형에 가까운 네모난 모냥에  하늘사진 표지에 어울리는 새파란 책줄이 삐져나와 있다. 표지를 넘기면 또 서늘한 하늘색의 속지. 그리고 보통의 발랄스러운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런데 ,뭐가 불만이냐면!

오늘 도리스 되리의 ' 나 예뻐?' 를 다 읽고 집에 오는 길에 이 책을 꺼내들었다. 앉아서 책 잡고 보기 ... 불편하다. 지하철역에서 집까지 걸어오면서 보기... 불편하다. 한 손으로 잡아도, 두 손으로 잡아도 불편(Feon)-한 이 시츄에이션이라니.

게다가 몇장 안넘겨서 나의 눈을 사로잡는

' ...세상에 이사벨이 등장했다는 사실은 라비냐라는 여자와 크리스토퍼라는 남자가 한때 성교를 나눈 명백한 증거였다.' 

' 남자는 열아홉 살이 지나면 이미 성교 능력이 감퇴하기 시작한다며 크리스토퍼를 향해 비아냥거리기 시작했다.'

성ː교  [ 性交, 성교하다 ] 성ː교(性交)[명사][하다형 자동사] 남녀가 육체적으로 관계함. 교구(交). 교접(交接). 교합(交合). 구합(合). 방사(房事). 색사(色事). 행방(行房).

 

아, 왜이렇게 이상하지? 성교를 나누다. 성교능력. 계속 나오겠지? 성교? '

'사랑을 나눈' 이라는 보편적인 말이 있고, 그러나 나는 그런 구태의연한 표현보다는 차라리 ' 섹스를 한 ' 이라는 표현이 더 좋지만, '성교를 나눈' 은 정말 못봐주겠다.


댓글(8)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날개 2005-06-14 2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랑을 나눈... 이라고 하면 감정이 깃들여진 느낌이고,
섹스를 한... 이라고 하면 에로틱한 느낌이 들고,
성교를 나눈... 이라고 하면 동물의 기능적인 면을 부각시켰다는 느낌이예요..

보르헤스 2005-06-14 2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랭 드 보통의 글은 참 맛깔스럽습니다. 저두 주문했는데.. 알라딘의 오류로 아직까지 받아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무려 5일을 기다렸는데.. 분노모드 이글이글...
어쨌든... 이 책을 구입함으로써 알랭 드 보통의 국내 전작은 모두 구입하는게 되는군요 ^^

하이드 2005-06-14 2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이요. 국내에 번역된 것들이 그의 초기작이 대부분이라는 것이 좀 약오르긴 하죠. 나는 스물대여섯때! 하면서 말이지요.

히나 2005-06-14 2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남자라면 지까짓게 잘나봤자 대머리 아냐.. 라는 데 위안을 삼겠음 ;;;

하이드 2005-06-15 0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풉. 대머리가 남성호르몬이 넘친다네~~

히나 2005-06-15 0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도 그런 걸 믿다니~ ㅍㅍ

2005-06-23 2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비냐라는 여자와 크리스토퍼라는 남자가 한때 사랑을 나눈 명백한 증거였다.
라비냐라는 여자와 크리스토퍼라는 남자가 한때 섹스를 나눈 명백한 증거였다.
라비냐라는 여자와 크리스토퍼라는 남자가 한때 성교를 나눈 명백한 증거였다.

느낌이 확연히 다르지 않습니까?
올드한 표현이 아니라 편집자가 나름 고민해서 단어 선택을 한 듯해요.
확실히 '사랑을 나누다'라는 표현은 부적절하고(이사벨이 너무 아름다운 결실로 부각돼버리죠)
어쩌면 성교를 나누다가 가장 적절한 표현인 것 같지만(냉정하고 기계적인 느낌 부각) 개인적으로 섹스를 나누다가 좋아요. 조금 더 유머스러우니까요. 알렝 드 보통의 장점 하나가 은근한 유머 아닙니까!

하이드 2005-06-24 08: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개인적으로
라비냐라는 여자아 크리스토퍼라는 남자가 한때 섹스를 했다는 명백한 증거였다.

정도가 되었음 좋지 않을까 싶은데, 일단, '성교를 나누다' 라는 표현이 너무 안 와 다아서요. 근데, 말은 되는건가요? '성교를 나누다' 라는 말이요? 어쩐지 처음에 굉장히 어색하게 들려버려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