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리아 모란 <하루하루 행복해지는 젊음의 비결 youger by day>
<냉장고에도 없고, 쇼핑몰에도 없는 것>의 작가 빅토리아 모란의 신간이다.
이번 신간을 보고 두가지를 알았다. 빅토리아 모란은 미녀다. 이 책을 쓸 때 그녀의 나이는 50세다! 원제는 위에 썼듯이 Younger by day 날마다 젊어져.인데. 출판사에서 앞에 365를 붙였다.
이 책을 받고 하루에 한개씩 보다가 (1월1일에서 12월 31일까지 하루에 한개씩의 이야기가 페이지마다 나와 있다.) 오늘자를 보니 '가습기를 틀자'고 되어 있다.
나이가 들면 피부가 속에서부터 점점 더 건조해진다. 중앙난방식으로 난방을 하는 집, 마른 장작처럼 습도가 낮은 사무실 등 실내에 있는 사막에서 겨울을 보내다보면 피부의 노화속도가 빨라진다. 로 시작된다. 인체에 가장 좋은 습도수준은 35- 65퍼센트라고 한다.
나는 가습기보다 습도계를 먼저 사야겠다. 2월 20일자 다이어리에 '습도계를 사자' 고 적어본다. 새로 이사온 집은 습도가 무척 높아 골치 아팠어서, 차라리 너무 건조한게 낫겠다며 생각했더랬다. 이번 제주 여행길에 불이 빵빵하게 들어오는 숙박을 하다보니, 너무 건조해서 목이 칼칼해지고 불편함을 느꼈다. 나이가 들면서 습도에 민감해지는걸까? 무튼, 우리집구석의 습도가 인체에 가장 좋은 습도수준에서 얼마나 벗어났는지 보고, 극단의 조치를 취하겠다. 불끈.
오프라 윈프리의 행복전도사라는(이건 마케팅문구인지 뭔지 모르겠지만) 빅토리아 모란이 50세라는 것을 이야기하고, '하루하루 젊어지기' 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시사점이 크다. 나같이 늙기,죽기를 늘 입에 달고 사는 늙어빠진 30대초반은 늙어가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은 건강한 일이다.라고 내심 생각하고 있는데, 그에 대한 마음의 준비만 '과하게' 하고, 몸준비는 거의없었다.부족했다 싶다.
365일 하루에 한개씩 보는 것의 미덕이 있다. 사실 나는 꽤 의존하는 편이다. 아마 이 글을 읽는 사람들 중에도 많이들 그럴껄? 일례는 다이어리다. 매일의 날짜, 매주, 매월, 그렇게 1년의 날짜들을 보고, 각각의 날들이 적힌 날짜에 의존하고, 안심하고, 희망하고. 문득 그것이 다이어리의 진정한 미덕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니깐, 오늘 드디어 이전에 이야기했던 10년다이어리가 도착한다! (희망사항. 택배사 출발까지 확인했다. 힘내요! 대한통운 택배 아저씨!)


그러고보면 출판사에서 제목을 잘 지었다. <냉장고...>에서 이미 번역제목 센스를 알아봤지만. ' 하루 하루 더 젊어지기' 이 책의 진짜 주제는 하루 하루 '행복해지기' 이기 때문이다. 사실, 신간을 1월에 본 기억은 있는데, 이런 제목. 이런 책. 그냥 지나쳤었다. 빅토리아 모란의 책이란 걸 알고, 관심이 쏠렸고, 그제야 제목을 보고, 그제야 괜츈한 제목이군. 생각하고 있는중.
표지가 디게 적절하다. ^^ 글씨부분 뺀 화려한 테두리가 원래 홀로그램처리 되어 있는데 막 반짝반짝 화려하니, 백설공주의 '거울아 거울아 세상에서 누가 제일 예쁘니' 거울 같았다는.
종종 와닿는 이야기 올라오면 페이퍼에 올려보도록 하겠다. 그러니깐 오늘은 '가습기를 틀자' 나는 약간 수정해서 '습도계를 사자' ^^

최용식 <환율전쟁>
제목과 표지가 심상치 않았는데, 허접하지 않은 저자라 다행이다. 이 주제에 저자까지 허접했다면, 난 아마 서평단 도서, 이번판은 포기. 두 손 들었을지도;; 지금 가장 지루한 2장 '환율, 어떻게 움직이고, 무엇을 결정하나' 를 읽고 있긴 하지만, 뒤에 나올 '환율전쟁의 역사' 부터는 재미있을 것 같다. 저자도 지루하지만 꼭 읽어야 할. 파트라고 밝힌 2장이라서, 이런저런 개념들을 정리하며 야금야금 읽고 있다.
'환율'의 측면에서 본 경제성장 이야기.





산도라 마라이 <결혼의 변화>
처음 읽는 산도라 마라이의 책이다. (아마도;;)
와- 좋구나. 이거 재밌겠군. 이거 내 취향이겠군. 하는 생각이 딱 첫장부터 들었다.
우리 피스타치오 아이스크림 먹지 않을래? 겨울에는 아이스크림을 안 먹는 사람들이 있는데, 사실 그런 사람들 이해가 안 가더라. 나는 다른 때보다도 겨울에 아이스크림 먹으러 이 제과점에 자주 오거든. 뭐든지 가능한 것은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해. 굳이 어떤 의미가 있어야 하거나 유용해야만 선택하고 행동할 필요는 없는게 아닐까?
누군가에게 이야기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는데, 이혼한 전남편을 멀리서 보는 것에서 시작된다. 어젯밤에 우울이 극을 달렸는데, 한바탕 당한 것도, 한바탕 해댄 것도 모두 스트레스. <환율전쟁>은 미안하지만, 어젯밤 기분에 어울리지 않았고, 그래서 집은 책이 이 책이었는데, 위안 받는 기분이었다. 나는 말이 많은 사람의 빅팬은 아니지만, (내가 말이 디따 많다.) 가끔 지치고 힘들고 닳았을 때 누가 이야기하는 걸 듣고 있는 것만으로도 낫는 경우가 있다. 이 책이 아마도 그 경우. 늦게 자고, 일찍 일어나서 피곤하지만, 기분만은 개운하다. 책과 잠의 힘.







사실, 위의 책이 너무 좋아서, 몇 장 읽다가 덮어 두었다.
그리고 자기 직전까지, 오늘 아침 눈뜨자 마자 읽은 책이 <카프카의 편지 1900- 1924 행복한 불행한 이에게>다.
그러고보니 둘 다 솔출판사 책.
난 대부분의 경우 옮긴이의 글을 좋아하지 않는다. 정말 대부분의 경우. 그러니깐, 해설은 웰컴이지만, 옮긴이의 글은 별로. 지금까지 많은 번역본을 읽고, 그 중에 옮긴이의 글이 있는 경우도 있고, 없는 경우도 있지만, 옮긴이의 글이 좋았던 적은 딱 한 권. <브로크백 마운틴>에 나와 있는 조동섭의 옮긴이의 글이었다. 그리고 이 책이 두 번째.
3장에 걸친 구구절절한 글에, 평소같으면 뭐가 이렇게 구구절절해, 에잇, 하겠지만, 너무 구구절절해서 맘에 와닿지 않을 수가 없었다. ^^; 몇 구절을 옮겨보면
'카프카 문학에 과문한데다, 학회 활동마저 소흘히 하던 필자에게 이러한 행운이 오기는 실로 이 '잡다한' 편지 그 자체의 문제점 때문이라는 것을 번역이 진행되고서야 통렬히 깨달았다.'
'이 엄청난 카프카 전집의 번역 작업 중 '편지'를 맡게 된 우리 팀에게 가장 곤혹스러웠던 일은 1999년 <프란츠 카프카 편지 I> 비판본이 출판된 것이었다. 그 일은 번역자에게 커다란 고무가 될 것이었으나, 완전히 새롭게 바뀐 편집으로 한창 진행중이던 펜을 단숨에 부러뜨리고 말았다.'
'긴 한숨에서 깨어나 머리를 맞댄 - 기실은 연인들도 아니면서 길고 긴 통화들로 - 궁리도 별 도움이 되지 않았고, 다만 한 가지 분명한 답은 비판본이 탄생한 이상 누구도 그것을 눈감을 수 없다는 엄연한 사실뿐이었다.'
'일은 진척은 커녕 제자리걸음, 아니 버뮤다 삼각지의 소용돌이에 걸린 듯했다. 주어진 시간과 역량에 비추어 너무 방대한 이 공동작업은 그나마 덜컹거리는 바퀴 하나만이 남아 수행하게 되었다. 시간이, 아니 세월이 갔다.'
'그러는 사이 번역 원고는 80만 글자를 넘어갔다. 이 방대한 기록에서 우리는 무엇을 얻고자 함인가.'
'무엇보다 이러한 대중적 몰취미의 서적을 탄생시켜준 솔출판사의 정신에 진심으로 경의를 표한다.'
6년에 걸쳐 나온 책이다. '옮긴이의 글'에는 물론 위와 같은 탄식 뿐만 아니라, 각각의 번역본을 어떻게 차용했는지, 이 전집과 카프카의 편지들이 의미하는 바 등에 대해서도 충실히 적고 있다.
막상 편지글은 몇장 못 읽고, 잠에 빠졌지만. 1000페이지 넘는 양장본 누워서 읽기 난감. 그 몇 장으로도 나의 기대치는 충분히 올라갔다.
이 달의 목표가 편지글/일기글 읽기 였는데, 더디기 그지없다. 그런 나를 일깨우듯 새로 나온
존 파울즈의 일기글 모음 <나의 마지막 장편소설> 까지를 보관함에 넣어두고,일주일정도 남은 2010년 2월
읽어 볼 책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