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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집 - 책들이 탄생한 매혹의 공간
프란체스카 프레몰리 드룰레 지음, 이세진 옮김, 에리카 레너드 사진 / 윌북 / 2009년 11월
품절
작가의 집, 이미지 반띠반커버를 벗긴 모습이다. 요런 반커버 스타일을 그닥 좋아하지 않는데(책 읽는데 불편), 겉이미지와 안의 이미지가 그런대로 어울려주니 나쁘지 않다.
본격, '작가의 집' 포토리뷰 -
이 책, 프롤로그부터 맘에 쏙 들었다.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프롤로그와 그녀의 집으로부터 책은 시작한다. '태평양의 방파제' 영화 판권을 판 돈으로 현찰로 ^^ 샀다고 한다. 입구로 들어가 정원을 보자마자 아 이집은 내집.
이 집을 사고 나서부터 글쓰기의 광기가 찾아왔다고 한다. 화산같은 충동이 솟구쳤고, 이 집이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작가의 집 프롤로그 다운 좋은 지름글이다.)
그녀에게 집은 고독의 장소, 글 쓰기의 장소, 행복과 사랑의 장소다.
'이 집은 글쓰기의 집이 되었고, 내 책들은 이곳에서 나왔다. 정원의 빛에서 나왔다고도 할 수 있다. 연못에 반사된 이 빛에서. 내가 방금 여기서 한 말을 쓰기까지 20년이 걸렸다.'
* 뒤라스의 집은 그녀의 책 <말의 색채>에서도 엿볼 수 있고,
프롤로그의 뒤라스를 지나 헤세를 읽고 나면,키웨스트의 헤밍웨이가 기다리고 있다.
그나마 많이 소개된 작가 중 하나가 헤밍웨이의 키웨스트 자택이 아닌가 싶다. 고양이를 좋아했던 헤밍웨이. 지금은 관광지가 되어버린 그 곳에는 아직도 많은 고양이들이 어슬렁어슬렁-
* 헤세의 집은 <헤세의 정원 이야기>
* 헤밍웨이의 이야기와 집은 <쿠바의 헤밍웨이>에서 더 볼 수 있다.
사진 왼쪽 멕시코 협탁 위의 고양이 장식은 고양이를 좋아하는 헤밍웨이에게 피카소가 만들어 선물한 것.
'세상의 끝, 가장 먼 해변, 대양의 종착점, 수많은 섬들과 조무래기 섬들이 열대의 바다로 스러지기 전에 마지막으로 보이는 대륙의 거품...'
그곳에서의 파파를 집과 글로나마 상상해본다.
가장 인상 깊었던 집을 가지고 있는 두 작가 중의 한 명, 비타 색빌웨스트. 낯선 이름이긴 한데, 버지니아 울프의 '올란도'의 모델이라고 하면, 알지도 모르겠다.
집 사진은 패스하고, ^^ 각 작가별 챕터의 말미에는 이와같이 작가 사진과 간단한 프로필이 한장 정도에 걸쳐 나와 있다. 비타에 대한 글은 짧고, 사진이 한 페이지지만, 헤밍웨이나 뒤라스, 헤세 등에 대한 글은 꽤 읽을만하게 길다. 헤밍웨이 글을 읽고 얼마전 읽었던 JCO의 '소녀 수집하는 노인'을 떠올릴정도.
최고로 맘에 들었던 집. 이탈리아 소설가 알베르토 모라비아의 집이다.
굉장히 스타일리쉬하다.
'난 과거에는 흥미가 없다. 고작 서글퍼지는 정도다. 추억은 내 관심 밖이다'
현재에 충실했던 작가는 옛 물건들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는 집들을 지겨워했다.
그가 정 붙인 단 하나의 집은 사바우디아 모래언덕의 집이었다.'
모라비아 챕터에 나온 사진은 정말이지 다 오려서 벽에 붙여 놓고, '꿈의 집' 이라고 일컬을만하다.
'테라스는 모래언덕보다 조금 더 높은 정도라서 바다를 마주보고 마치 멋진 무대의 한복판에 서 있는 것 같았다.'
변화무쌍한 사랑을 그린 '금요일의 집'은 작가가 좋아하던 풍경을 배경으로 그린 것.
* 이 작가 챕터만은 나중에 따로 페이퍼로 작성해 볼 생각이다.
마지막으로 노르웨이 노벨상 작가 크누트 함순의 집이다.
이 책의 장단점을 리뷰에 앞서, 포토리뷰 말미에 써보자면,
단점은 사진의 퀄러티가 그닥 높지 않다는 것.
장점은 어디에서도 보기 힘든 사진들, 작가의 집! 사진들이 풍부하다. 자료들이 정말 풍부! 게다가, 사진들은 위의 몇장에서 보듯이, 굉장히 스타일리쉬하다. 인테리어 잡지에서 막 뽑아낸냥 세련된 사진들이다. 이유인즉슨, 저자는 보그 이탈리아, 까사 보그의 편집장 출신으로 보그 파리에서 현재 일하고 있고, 사진 역시 엘르 인터네셔널, 하우스 뷰티등의 잡지에 사진을 실을뿐 아니라, 자신의 작품들로도 유명한 에리카 레너드. 그러니, 쨍한 사진들은 아니라도, 컬러에 환상적인 구도와 그림들을 보는 즐거움이 단점을 커버하고도 남는다.
좋은 컨셉일수록 의심이 가는데, 이 책은 내가 기대했던 '사진' 으로도 대만족이고. 그닥 기대치 않았던 '글' 마저 좋다!!! 거장들의 작품에 나타난 집에 대한 인용과 뒷이야기들. '집'이 주제인 글이지만, 작품과 생애마저 '성의있게', '성의있게'(부러 두번 쓴거임.) 다루고 있다.
절대 돈 안 아까운 나의 완소책으로 등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