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 읽고 있는 책들 중에 여행서가 세권이다. 어쩌다보니, 다 여성작가의 여행서라 한꺼번에 모아서 책중잡담을 해볼까 한다.
혹 내가 미친년 널띄듯 열광과 혹평사이를 왔다갔다 한다고 해도 그러려니 하시길.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이 책 할말이 많다. 아마존/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에 30주던가 올라가 있던. 너무나 낯익은 표지. 번역되어 나온것도 모르고 있다가 약간 미심쩍은 기분으로 사긴 샀는데, 제목이 '먹고' ... 다이어트책이심? '기도하고' 무슨 간증하고 그런 종교서임?? '사랑하라' ...
알고보니, 이 책은 여행서 이탈리아(쾌락), 인디아(영적 평화), 인도네시아(밸런스)를 얻기 위한 저자의 여행서다. '종교' 얘기 나오면 역사 속의 이야기를 제외하곤 두드러기부터 올라오는 나이기에 상당히 미심쩍은 기분으로 읽기 시작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몇장 안 읽었는데도 킬킬거리다 미소짓다 안타까워하다 화이팅!하다 오만감정이 다 스쳐지나간다.
김경의 <셰익스피어 베케이션> 국내에 여행서/독서기..를 쓰는 비전문작가중 맘에 '무지' 안 드는 작가를 대라면 열손가락이 모자랄지 모르겠는데, 그래도 이 정도면.. 싶은 저자가 있다면 김경이다. 간지나는 글을 쓰는 작가인데, 간지나는 여행을 하고, 그걸 책으로 냈다. 잘 몰랐는데, <셰익스피어 베케이션>의 의미는 빅토리아 여왕시절 책 읽으라고 몇년에 한번씩 몇달이던가 일년이던가 여행가려므나 하고 주는 그 휴가를 바로 '셰익스피어 베케이션'이라고 한다고 한다. 오- 멋지다.
정혜원의 <런던을 속삭여줄께> 와... 근래 3대 짜증나는 책이 '길거리에서 브랜드 ..어쩌구' , '최강희의 사소하고 소소하고 어쩌구', 그리고 이 책. 깝깝해서 가슴이 막 벌렁거린다. 세번째 책인걸로 알고 있고, 50%에 팔리는거 보니 베스트셀러인가본데, 본문에서 책, 가이드북 인용구 다 들어내면 조사만 후두둑 떨어질 기세 ;; 그나마 몇 페이지에 몇 줄 안되는 자기이야기는 이 사람이 지금 자기가 무슨 얘기 하는지 알고 하나 싶고, 가독성 떨어지고, (가동성 떨어지는거에는 비문외에 문장부호, 똥종이탓도 있겠다) 진짜 재미없는데, 오버까지 하니, 앞으로 남은 분량을 다 읽어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중이다. 닉 혼비는 재미없는 책은 덮으라고 했고, 다니엘 페낙 아저씨도 재미없는 소설을 읽지 않을 독자의 권리를 소리높여 외쳤는데, 난 그래도 이왕 깔꺼 끝까지 읽고 까자는 '혹평 or 악평의 기본자세'를 무너뜨리지 않기 위해,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면서 한껏 즐거워하다가 셰익스피어 베케이션에서 살짝 질투를 느끼고, 런던을 속삭여줄께에서 이빠이 짜증을 느끼는 과정을 반복하고 있다.
왜 한권씩 안 읽고 깨적대냐고 묻는다면, 그게 바로 나의 드러운 독서습관이다. 재미없으면 쉬었다 읽고, 재미있으면 천천히 읽고 싶고, 참았다 읽고 싶은 변태적 독서성향..이라고나 할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