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히...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은 읽고들 읽으시겠지요?
결국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새벽녘에 지유가오카책 주문하면서 함께 주문해버렸다.
방금 도착한 따끈따끈한 당일배송의 박스를 열고 끔찍한 ㅋㅋㅋ 표지를 확인하고,
첫페이지를 펼쳤는데
한번 뇌를 먹어본 좀비가 더 많은 뇌를 원하게 된다는 건 누구나 인정하는 진리다. 특히 산송장 무리들이 네더필드 파크를 습격하여 하인 열여덟 명을 학살하고 잡아먹은 최근 사건을 보면 분명한 사실이다.
"여보, 네더필드 파크에 누가 새로 이사 온다는 소식 들었어요?"
어느 날 베넷 부인이 베넷 씨에게 물었다.
베넷 씨는 못 들었노라고 대답하고는, 매일 아침마다 하듯 단검을 갈고 머스킷 총에 기름칠 하는 일을 계속했다. 최근 몇 주 동안 놀랄만큼 급증한 '차마 입에 담지 못할 것들' 의 공격에 대비한 것이었다.
"그렇대요"
부인이 말했다.

재산깨나 있는 독신 남자에게 아내가 꼭 필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진리다. 이런 남자가 이웃이 되면 그 사람의 감정이나 생각을 거의 모른다고 해도. 이 진리가 동네 사람들의 마음속에 너무나 확고하게 자리 잡고 있어서, 그를 자기네 딸들 가운데 하나가 차지해야 할 재산으로 여기게 마련이다.
"여보, 네더필드 파크에 세 들 사람이 정해졌다는 소식 들으셨어요?" 어느 날 베넷 씨의 부인이 남편에게 물었다.
베넷 씨는 못 들었다고 대답했다.
"정해졌답니다." 하고 베넷 부인이 말을 받았다.
어느게 누구껀지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겠지.
이러고 싶지 않지만 .... 정말 이러고 싶지 않지만....
내 취향이닷!
제인 오스틴에 업어가려는거냐.고 고깝게 봤던 것도 사실이지만, 첫페이지부터 이렇게 빵 터지면, 난 제인 오스틴 할머니에 업어가더라도 오케이.
첫페이지만 남기고가기 아쉬워서 책날개의 인물 소개도 옮겨 본다.
엘리자베스 : 총과 칼, 쿵푸 실력을 겸비한 마을의 수호자이나 거만한 남자는 가만히 두지 못하는 단호한 여인
" 카드놀이도 독서도. 불룩한 배에 구멍 내는 쾌감에는 비할바 못 되죠."
다아시 : 천 명이 넘는 좀비들을 해치웠을 정도로 크고 당당한 체격에 잘생겼지만 어딜 가나 비위를 거스르는 귀족청년
"춤은 덜 세련된 사회에서도 성행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좀비도 춤을 출 수 있을 겁니다."
빙리 : 무술은 서툴어도 모든 여인이 선망하는 매너 좋고 부드러운 최고의 신랑감
"절도 있게 싸우는 아가씨들을 보면 참 매력적이라는 생각이 들지요."
나는 이 소설에서 베넷씨를 가장 좋아햇다.
베넷씨. 다아시경은 그를 그리 좋지 않게 평가했지만, 나는 여기 등장인물 중에서 다아시경만큼이나 베넷씨가 좋다. 그의 비꼬인 유머감각은 최고다. 내 맘에 쏙드는 말도 어찌나 많이 하는지. 이 책을 읽는 동안 첫째가는 즐거움중 하나였다. 게다가 게으르다. 내가 이 소설 속에서 한 파트를 맡아야 한다면 난 '베넷씨'가 딱이다!
리뷰中 http://blog.aladin.co.kr/misshide/857606
리뷰의 제목은 무려 '가장 보편적인 연애 소설'
'가장 보편적인 연애 소설'이 좀비의 탈을 썼을 때 어떻게 변할지 궁금해서 좀이 쑤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