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덮고 잠을 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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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도착한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영혼의 자서전>을 마지막으로 이번달 책구입 끝!
다섯권을 목표로 삼았건만, 서른권을 샀으니(상,하는 한권으로 치고, 중고샵에서 구한 <도구라 마구라>상권은 하권을 못 구했음으로 안 침) 한 반년은 책을 안 사도 좋을... 리가 없잖아?! 

15권을 읽었고, 33권을 방출했다.
책은 더 읽을 수 있고, 방출도 더 할 수 있으니, 산 책이 가장 많은 한심한 꼴은 면했다고 해야 하나.

벌써부터 2월에 살 책들을 꼽아 본다.
일단 <로마제국 쇠망사>를 살꺼고, 주경철의 <대항해 시대>는 더 미뤄질 것 같고,
열린책들에서 2월 10일까지 쿠폰행사를 하는지라, 여기서 지를 리스트를 한참 열내며 작성중이다.

중고샵에서 원하는 책을 발견했을때, 재빨리 결제해도 실패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신간일 경우는 더욱더.
그럴때마다 왠지 할인행사에서 동시에 물건을 잡았는데, 힘 센놈이(여기선 손 빠른놈이) 먼저 채가서 나는 닭쫓던 개마냥
허탈해져 버리는 그런 기분을 맛 보았더랬다.

가뜩이나 좋은일도 없는데, 그런 부정적인 기운을 종종 느껴서야 안되겠다.고 생각했다.
그러고보면, 책은 책일뿐인데, 중고샵은 중고샵일 뿐인데, 중고샵에서 못 사서 안 타까운 책이 있을리 없다.
안타까울 정도로 원하는 책이면, 새 책 사면 그만이지 않은가. 새 책 사면 그만이지 않은가. 새 책 사면 그만이지 않은가.

무튼, 오랜동안 고민하던 <도구라 마구라>를 상.이라도 (이거 중고샵에서 세번째 보는건데, 볼때마다 미친듯이 클릭질했는데, 다 실패했다. 어제는 아마 상권만 있어서 그나마 좀 오래 남아 있었던듯) 구해서 만족스럽다. 구매하기엔 무지 고민되었는데, 상권 읽어보고 좋으면, 하권 사면 되고, 별로면 중고샵에 냅다 처분하면 된다.

책 정리의 기준을 높였다. 이라이트 책 정리. (이라이트 아니라도 비슷하게 빨리 빛바래는 질 나쁜 종이의 책 다 정리. .. 원서는? 응?)  
이라이트니 뭐니 하는 종이. 내가 책을 유리문 달린 책장에 꽁꽁 싸두는 것도 아니고, 정말 2-3년밖에 안 지난 책인데, 책바램이 장난아니다. 절대 오래 가지고 갈 책이 못 된다. 이라이트의 장점이 가벼운 대신에 부피가 큰 건데, 이것도 맘에 안든다. 부피를 많이 차지하는 책이라니! 게다가 색바램도 일반 동이에 비해 훨씬 빠르다. 가격은 비슷하다고 들은 것 같은데, 왜 오래가지 않고, 부피 차지하는 책을 만드는걸까? 뭐, 여러 종류의 독자가 있겠지만.. 오래 가서, 대대로 읽고, 부피도 적게 차지한다면, 좀 무거우면 어때? 책을 맨나달 이고 지고 다닐 것도 아니고 말이지. 단행본 한권이 무거워 봤자 아닌가. 문득 꼬리를 무는 생각에 급안티이라이트파가 되어 버린다.

다시 카잔차키스. <지중해 기행>을 읽고, 오래간만에 묵직한 기분을 느꼈다. 나는 지금 세속에서 벗어나 있다면 벗어나 있지만, 그래도 가장자리에서 깔작대고 있었다면, 순식간에 풍선을 잡고 하늘로 슝- 오르는 기분. (묵직한데 하늘로 오르는거야? 응?) 무튼, 한달에 두권 정도씩을 보려고 계획했으므로 두번째로 산 전집이 바로 <영혼의 자서전>이다. 책 도착하고 들떠서 비닐로 싸고, 애정을 담아 책표지를 쓸어보며, 휘리릭 책장을 넘겨 본 것이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욕망은 모든 것을 번성하게 만들지만 소유는 모든 것을 시들게 만든다'고 했던 프루스트의 말을 끌어오지 않더라도, 책을 장바구니에 담고, 결제를 하고, 책이 도착하기까지의 흥분그래프는 급상승의 모양을 띄고, 그 이후로는 급하강해서 관심 '無'-> 몇달, 혹은 몇 년있다가 발견크리를 타는 것이 대부분이었는데, 아주 오래간만에 책이 도착해서 좋았다. 기뻤다. 자꾸 책이 있는 곳으로 눈짓을 한다. .. (라고 말하고, 한동안 리뷰 안 올라오면, 지금 이 말 기억할 사람 있을거임? 그러지 마삼-)

사기까지 고민고민하다가 사고, 바로 무관심의 책장속에 고이 안착한 니콜 크라우스의 <남자, 방으로 들어간다> 제목이 참 입에 안 붙는다. Man walks into a room
출판사에서 <엄청나게 시끄럽고..> 리뷰 잘 썼다고, 받았던 <사랑의 역사> 도대체 몇년 전이냐며. 도 아직 안 읽었는데, 꺼내 놓았다. 어서 책 읽자.

내일은 이력서를 하나 보내볼 생각이다. 영 내키지 않는 마음이 담겨 있는 것 같아서, 이렇게 마음 없는 사람을 뽑으면 이상한거 아냐. 라고 생각되긴 하지만서도.. 예전에는 '열정'이 최고의 미덕이었다.고 생각했는데, 말이다. 최선이 아니면, 차선, 차선도 아닌것 같으면, 삼선이던 사선이던 해볼 생각이다.

가까운 미래에 최선이던 차선이던 삼선이던 고삐를 차고, 족쇄를 다는 그 날까지, 나는 책을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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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09-01-21 0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중해기행 리뷰를 기대해 봅니다.
족쇄에 묶이실 날이 멀지 않으셨군요.
까르페디엠!!

하이드 2009-01-21 10:00   좋아요 0 | URL
벌써 올렸는데 ^^: 마이- 부족해서, 아마 다시 읽고 쓸듯 합니다.

2009-01-21 09: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1-21 10: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1-21 11: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이드 2009-01-21 15:00   좋아요 0 | URL
저는 헌책도 많이 사요. 요즘 중고샵에서 건지는 재미에 (새책같은 책을 반값에 사니깐요) 중고샵도 많이 이용하고 있어요. 예전에는 책바램 신경 안 썼는데, 신간들이 너무 빨리 책바램 와서 헌책 되는건 신경 쓰이게 되더라구요. 그런 책은 그닥 많지는 않습니다만, 제가 추리쪽 책을 많이 사다 보니 황금가지 책이 이라이트 쓴다고 홍보 하는데, 그 쪽 책들이 엄청 빨리 바래더라구요. 몇년.도 아니고, 일년이나 지났을래나 싶은 것도 막 노리끼리하게 바라더라구요. 그런 책들은 빨리 정리하는게 상책.. 이라고 맘을 바꿨지요.

저도 주로 모서리 접으면서 다시 볼 글귀들 표시했는데, 요즘은 파는 책도 많아져서, 일단은 깨끗하게 보고, 완전히 내 책이다 싶으면, 그 때는 메모도 하고, 줄도 치고 그러지 않을까 싶어요.

하루(春) 2009-01-21 1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을 '덮고' 잘 시간... 문득 우리말의 풍부한 어휘가 새삼 자랑스럽네요.

하이드 2009-01-21 14: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ㄱ ㄱ ㅑ~ 나름대로 '재치있는 걸~' 하면서 올렸는데, 아무도 얘기 안 해줘서 서운했어요- ㅎㅎ

stella.K 2009-01-21 15: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 멋집니다. 살짝 가져갑니다.흐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