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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미술관 ㅣ 국민서관 그림동화 3
메리디스 후퍼 글, 알랜 컬리스 외 그림 / 국민서관 / 2000년 5월
평점 :
' 이 책이 완성되기 전에 하늘나라로 간 알랜 컬리스를 애도합니다. '
왜 생각 못했을까!
명화 속에 나오는 고양이 그림들을 모아 본 적이 있다. 고양이 그림은 생각만큼 많지 않은데, 이렇게 보니, 명화 속의 개들은 무지 많구나!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미술관'의 배경이 된 곳은 런던 국립미술관이다. 앤서니 브라운의 책인가에서도 보고, 돼지(말그대로 돼지) 부자가 나오는 미술관도 런던국립미술관이 아니였나싶고, 그마만큼 유명하고, 그림책 작가들의 사랑을 받고, 또 미술관에서도 협조가 있어서이지 싶다. 런던국립미술관. 하면 떠오르는 그림이 이렇게나 많은건, 분명 그 많은 그림책 덕분도 있으리라.
루브르 미술관에서도 소장작품들을 이용한 재미있는 그림책들을 만들어 '이야기 루브르 박물관' 이란 시리즈도 있다. 보관함에 들어있는 <롤랑의 노래> 같은.
왠지 대단히 부럽다.
각설하고,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미술관'으로 들어가보자.
첫페이지부터 눈길을 확 사로잡는 ... 개판!
클로즈업된 개의 코가 벌름거리는듯하다. 똘망똘망한 개의 눈들에 나도 같이 똘망똘망
일년에 단 한 번 있는 아주 비밀스럽고 특별한 '개들을 위한 밤' 이 이제 막 시작됩니다. 두둥-
하필, 그 날 미술관 파티가 있다.
지역미술관에서는 매주 하루 또는 정기적으로 미술관의 밤이 있어 연장 관람이 가능하고, 그 시간에는 공짜 관람이거나
스탠딩파티가 열리기도 한다.
'개들은 시무룩해졌어요. 사람들 때문에 그림 밖으로 외출을 할 수 없었으니까요. 개들은 꼬리를 추켜올리고 노려보았지만 사람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케이크와 샌드위치를 먹었습니다.'
드디어 파티가 끝나고
개들의 외출시간이 시작되었다.
군인들의 개, 아이들의 개, 왕실의 개, 거지들의 개, 반짝반짝 윤이 나는 개, 텁수룩한 개, 얌전한 개, 텁수룩한 개, 집에서 사는 개, 거리에서 사는 개, 무릎 위에 앉아 있는 개, 사냥개, 등등등 헥헥
'멍멍, 작고 털이 복실복실한 개가 마루 위로 뛰어내렸어요.'
반아이크의 ' 지오바니 부부의 초상' 속의 개가 그림 밖으로 폴짝, 아, 정말 반하지 않을 수 없다. 귀여워!
'귀가 축 늘어진 밝은 갈색 개는 거꾸로 내려왔어요'
쉬라의 '미역 감는 사람들' 이다. 대형작품인 이 그림을 보며, 점묘법만 앞으로 갔다 뒤로 갔다 하며 감상했지,
귀가 축 늘어진 밝은 갈색 개는 눈치채지 못했다. 히히
위베르의 '퐁퐈드르 부인' 속 검은 개는 나오자마자 몸을 시원하게 긁는다. 흐흐
레이디즈 앤 젠틀멘~~
'이제 '개들을 위한 밤'이 시작됩니다!
개들은 오늘 밤을 일 년 동안 기다렸습니다.'
여느때와 달리, 개들은 사람들이 남기고 간 음식과 '거품이 있는 음료'로 파티를 한다.
자정이 되자 배 부르고 졸린 개들은 자신의 그림을 찾아 하나둘씩 내년 '개들의 밤'을 기약하며 그림 안으로 기어 오른다.
다음날..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이상한 일이었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단 말인가요?
전문가들이 그림을 조사했습니다. 하지만, 아무도 이 무시무시한 일이 벌어진 이유를 밝힐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 미술관은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미술관' 이 됩니다.
개들이 바뀐 그림을 보기 위해 사람들이 몰려듭니다.
이 그림은 참 멋지다. 클로즈업과 실제 그림과 배경을 이용하여 차이를 준 그림들로 이루어지는데,
'개들의 파티'와 '몰려드는 사람들'은 양쪽 페이지를 활용하여 '많은' 느낌을 주기 위한 방법으로
전체를 채운다거나(개들의 파티) 그림책의 테두리를 사람으로 둘러버리는 네모난 구도를 사용하였다.
여기서 가운데에 쓰인 글은 그림과 동시에 진행된다.
시간은 흘러 흘러 다시 '개들을 위한 밤' 이 돌아왔다. 바뀐 그림 속에 있는 것이 내내 불편했던 개들.
클로즈업과 생략을 이용한 강조를 볼 수 있다.
'귀가 축 늘어진 밝은 갈색 개는 침실에 있는 것이 정말 싫었어요.'
'꼬리가 위로 올라간 까만 개는 강가가 지겨웠습니다.'
'코가 흰 갈색 사냥개는 의자 위에 서 있는 것이 너무 힘들었어요.'
'털이 북실북실한 개는 총이 너무 무서웠어요.'
다시 '개들을 위한 밤' 이 시작되었다.
신나게 놀고 난 개들은 이제 자신의 그림으로 찾아 들어갈 수 있을까?
한 페이지 페이지 정성이 가득하다.
아이들에게(그리고 나에게!) 친숙한 개가 주인공에 미술관이 배경인 그림책이다.
그렇다.
그림책이라는게, 읽고 또 읽어도 자꾸 웃게 만든다.
볼 때마다 새로운 디테일이 보여서 감탄하게 된다.
리뷰를 쓸 때마다 별이 다섯개밖에 없다는 것에 좌절한다.
그림책의 흠은 어떻게 잡아야 하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