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넷 서점이 처음 생겼을 때, 이런건 정말 좋다. 했던건, 할인률도, 집에서 받아보는 편리함도,클릭 한번으로 원하는 책을 불러올 수 있는 빠름도 아니였다. 정말 좋았던 것은 바로 독자리뷰였다. 내가 사고 싶은 책을 찾았을 때, 거기 달려 있는 독자리뷰들을 보고, 함께 있는 책선전과 책을 파는 출판사의 진심어린(?) 선전문구와 비교해보며, 백명의 독자에게는 백가지의 취향이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판매자가 아닌 소비자의 솔직한 리뷰들을 볼 수 있었다.
뭐. 그후로 몇년...
리뷰는 지금은 별로 다시 얘기하고 싶지 않은 여러가지 선전의 기능을 하고 있고,
선전과 순수한 리뷰의 사이를 왔다갔다 하는 리뷰도 있다. 물론 순리뷰도 있다. 여전히 필요에 의해 리뷰를 읽지만, 단순히 리뷰를 읽는 것만으로도 즐거움을 주는 글들이 있는데,
얼마전에 읽다 거의 포기한 800페이지가 넘는 스티븐 핀커의 <빈 서판> 리뷰를 보고 아, 이런 내용이구나. 겉핥기식 지식을 가지고 읽는 것을 깨끗이 포기. 혹은
주례사 리뷰들과 의심가는 리뷰들과 쌩뚱맞은 리뷰들 사이에 눈부시게 빛나는 혹평들을 읽을 때, 리뷰를 읽는 즐거움을 새삼 느끼게 된다.
이렇게 요점을 콕콕 찝어서 와닿은 혹평에는 통쾌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물론, 내가 좋아하는 책이나 작가에 대고쓴 '눈부신' 혹평에는 속이 무척이나 쓰리다만.
그래서, 나를 간만에 흥분케한 리뷰가 뭐냐면
http://blog.aladin.co.kr/alkez/2208628
http://blog.aladin.co.kr/budapest/2193327
이런 훌륭한 혹평들을 읽으면, 책 밑에 있는 훌륭한 찬사 리뷰를 쓴 서재에 들어가보곤 한다.
그 서재에 있는 훌륭한 리뷰가 달랑 이 책 한권이라고 하더라도 너무 놀라지는 마시라.
눈여겨 보면 눈부신 혹평 위에 달라붙는 호평들은 혹평에서 비판했던 걸 '그게 아니라' 하는 꼭, 혹평을 읽고 쓰는 듯한 글들이 있다는거. 그런 리뷰들에 나는 의심의 눈길을 보내곤 한다. 찌릿-
믿어라, 혹평을 쓰는 것은 돈 안 받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무시무시한 호평을 쓰는 것은?
난 주로 서재에 들어가보고 판단한다.
* 좀 다른 얘기지만, 예전에는 볼 수 없었던, 이주의 마이리뷰에 올라온 혹평 리뷰들을 보면
난 정말 알라딘을 좋아하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