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베르토 에코의 '미의 역사'를 시작했다.
질 좋은 화보와 '열린책들' 특유의 빽빽한 글씨( 싫어하는 사람도 많지만, 난 좋다)

고대 그리스의 이상적인 미에서부터 현대 미디어의 미美까지를 두루 훑는
움베르토 에코의 이야기. 한번에 술술 읽기에는 방대한 지식과 양에 깔릴 것만 같아서, 카테고리를 따로 만들어 정리하면서 읽어보고자 한다.

처음 제목을 보고 짐작했던 것과는 미묘하게 달리 이 책은 美의 역사이지 미술의 역사는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루고 있는 것은 얼핏봐도 미술작품이 대부분이다.

   
 

우리는 종종 미와 예술과의 관계가 모호하다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사람들이 자연의 미를 편애하기는 하지만 자연이 실제로는 위험하거나 혐오스러운 것일 때조차 예술은 그것을 아름답게 표현할 수 있다는 사실이 인정되기 때문이다. 어찌 되었든 이 책에서는 미술(또는 문학이나 음악)의 역사가 아니라 미의 역사를 다루고 있으므로, 우리는 앞으로 예술과 미의 관계를 제시하는 경우에만 예술 사상들을 언급하게 될 것이다.

 
   

시대에 따른 미의 역사를 보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다.그러기 위해 에코는 그 시대의 문학이나 철학작품의 도움을 받을 것이라고 한다. 예컨데, 12세기 로마네스코 양식의 건물에 조각된 괴물을 아름답다고 생각했는지 알 수 없지만, 성 베르나르의 글을 보고 (도덕적으로는 비난 받았지만) 그 매력에 끌렸다는 것을 추론할 수 있다. 그와 같은 결론에서 '우리는 괴물 조각물이 12세기의 신비주의 측면에서는 아름다웠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다양한 미의 개념 뒤에 공통되게 적용되는 규칙을 찾을 수도 있겠지만, 이 책에서는 그 차이를 밝혀보는 것이 그 목적이다.

   
  이 책은 아름다움이란 절대 완전하고 변경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 역사적인 시기와 장소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가질 수 있다는 원리에서 출발한다. 이것은 물리적인 아름다움 뿐만 아니라 하느님, 성인, 사상 등의 아름다움과 관련되어 있을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서문 뒤에 나오는 열장의 비교표만으로도 나는 이 책이 39,000원의 가치를 훨씬 넘는다고 생각한다. 본전은 5분만에 찾았다. 이제 책 읽을 시간이다.


댓글(6)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turnleft 2007-08-16 1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비싸서 차마 살 수가 없었어요 ㅠ_ㅠ

가넷 2007-08-16 1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빽빽한게 좋아요. 그런데 에코가 주도적(??)으로 쓴건가요? 리뷰에 듣기로는 공저자가 있다는 것 같던데...

하이드 2007-08-16 1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움베르토 에코의 편집 책임하에 움베르토 에코 (서문, 3,4,5,6,11,13,15,16,17장)와 지롤라미 데 미켈레(1,2,7,8,9,10,12,14장)가 나누어 집필했으며, 각 장의 인용문들은 두 사람이 함께 선정했다.' 라고 나와있습니다.

이와같은 작품의 경우에는 edited by Umberto Eco에 중점을 두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며, 움베르토 에코의 이름이 전면에 나와 있는 것이 상업적인 의미만을 가지고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네요.

미즈행복 2007-08-16 1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렵지는 않은가요?
제가 수준이 낮아서인지 저는 '장미의 이름'을 읽고 반해서 산 에코의 책이 다음부터는 영
재미가 없더라고요. 아니 너무 어렵더라고요. '푸코의 추'도 그랬고, 또 뭐더라? 제목도 생각 안나네? 여하간 에세이말고는 다 어렵더라고요. '장미의 이름' 만큼의 재미도 없고...
여하간 천재는 천재지요. 예전엔 그런 천재들이 무지 눈물나게 부러웠으나 나이를 먹고나니 그런 열정과 부러움도 사라지네요. 그저 생활인으로 바쁘게 살 뿐...

Shaylor 2007-08-16 14: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교보 갔다가 보려 했는데,
비닐 입혀져 있어서 내용은 못 봤어

레오 말로랑 같이 뒹굴거리며
책 읽는 너, 부러워 ㅠ_ㅠ


2007-08-17 00:23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