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앞산 뒷산 봄기운이 가득하여 정말 따뜻하였다.
제법 쌀쌀한 날에도 내복바람으로
마당으로, 할아버지 댁으로, 아랫마을 길로 쏘다니던 태민이는
땅바닥에 철푸덕 주저앉아 좋아하는 돌멩이 던지기를 오래오래 하다가
할아버지가 고로쇠 나무에 매달아놓은 페트병을 모두 떼내어
열심히 모으신 고로쇠 물을 몽땅 부어내버리고 병을 모아 집으로 가져왔다.
야단을 맞고 훌쩍거리며 들어와놓고 오후에 또 그랬다.ㅜ.ㅜ
점심 설겆이를 하고 있는데 수민이는 열어놓은 부엌문 문턱에 올라서서 밖을 향해 외쳤다.
" 겨울아, 안녕! 다음에 또 보자. 눈아, 안녕! 다음에 또 보자
겨울잠 자는 동물들아, 나와라! 봄이 왔다 !"
(더 어릴 때는 "산아, 잘 잤니?"하더니...ㅎㅎ)
따로 일러주지 않아도 온몸으로 봄을 느꼈나보다.
오늘은 몇 년 묵은 잡지의 제호(개똥이네 놀이터 - 봄아 오너라)을 보고 시심이 동했는지(^^)
스케치북 한 가득 크고 힘찬 글씨를 쓰고
구멍에서 나와 혀를 날름거리는 뱀과 팔짝 뛰어오르는 개구리, 조그만 연못에 올챙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미소짓는 나무와 열매가 잔뜩 달린 사과나무(ㅋㅋ)를 그렸다.
개똥이네 놀이터에 아이들 그림이랑 글을 실어준다는 것을 알고
자기 그림도 실리기를 바라면서 제 딴에는 정성껏 쓰고 그린 것이다.
봄친구들
쌍계초등학교 병설유치원 7살 김*민
봄아오너라
겨울은 안녕
겨울잠자던동물들아봄이왔다
벚꽃이피고 쑥이 자라나고 나무
열메가 멪이는 봄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