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이름을 짓지 못해서 일단 또민이라고 부른다.

예정일 보름 전과 8개월에 첫 진찰을 한 형, 누나와는 다르게

세상에서 가장 둔한 엄마를 온갖 냄새를 다 맡을 수 있게 하고

먹은 음식은 시늉만으로 만족하지 못하고 실제로 토하게 해서

혹시 아이에게 문제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걱정으로 4개월에 조산원에 진찰다녀오게 만든 또민,

빼빼로 데이 새벽 3시 14분에 마산 열린평화조산원 구순태원장님이

너덜이까지 출장을 와주신 덕분에 집에서 편안하게 태어났다.

세번째라고 탕약을 제대로 챙겨먹지 않은 엄마는 힘이 없었고 덕분에 너댓 시간 고생을 했지만

또민이는 태어나자마자 몇 분 지나지 않아서 눈을 뜨고 팔다리를 활발하게 움직였다.

키는 좀 컸지만 3.8킬로그램이었지만 말랐고, 얼굴도 뜻밖에 작았고

쥐띠에다 열 달 내내 딸 맥이 펄떡펄떡 뛰었던 탓인지 예쁘장했다.

100분간 기저귀로 대충 감싸놓고 기다렸다가 모두 함께 잠이 들었다.

엄마가 진통하고 또민이가 태어나는 순간까지 엄마 왼팔을 베고 칭얼대던 형아와 함께...

사나흘은 밤에도 칭얼거렸지만 그 뒤론 아침과 저녁에 깨어서 놀고 밤에는 잘 잔다.

삼칠일 기념으로 사촌 미선누나가 찍어 준 사진들...

이 산골에 갇혀서 열심히 우리를 돌봐주시는 큰엄마 덕분에 볼과 턱, 목에 살이 많이 올랐다.

깔린 요는 작은 이모가 시영누나를 위해 만들었던 것이고 배내옷은 아라누나표?

 

꽁꽁 감싼 모습을 보고 미니누나는 노란번데기 같다고 했던 노란 이불

 

자주 취하는 포즈.

 

아웅, 메롱!!!

 

 

창 밖에는 첩첩인 산과 나무, 하늘

그리고 아빠가 나를 위해 새로 공사한 심야전기 온돌방 때문에 새로 세워진 전신주.





조산사 선생님 말씀이 키와 손, 발, 팔, 다리가 다 조금씩 길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화룡점정.

배냇짓이겠지만 잘 웃는다. 그러고 보니 4개월에 찍은 초음파 사진에서도 웃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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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집 2008-12-03 2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 셋째 낳으신 거예요?
세상에 임신할 줄도 몰랐는데 아기를 낳으셨네요.
아기 낳는 줄 알았으면 완도미역 보낼 드릴걸...
아기가 정말 통통하고 예뻐요. 웃는 모습도 어쩜 저리 예쁜가요?
님, 산후 조리는 잘 하고 계신 거죠?
또민이라고 한 걸 보니 아들인가 봐요?

miony 2008-12-04 12:39   좋아요 0 | URL
누나의 기대를 저버리고 그렇답니다.
완도미역은 마음으로 감사히 먹겠습니다.^^

조선인 2008-12-04 0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축하드려요. 또민이라고 하면 딸일까요?

miony 2008-12-04 12:39   좋아요 0 | URL
맥이 확실한 딸이어서 내내 딸이라고 생각했는데 정작 태어난 것은 아들이네요.^^

미설 2008-12-04 0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들 페퍼를 어디로 읽으시는거예욧, ㅋㅋ 아들내미네요. 셋중에 인물이 좀 출중한듯^^ 3.8킬로라고 하니 고생하셨네요. 솔직히 첫애였으면 자연분만도 어려웠을듯... 무사히 순산하시고 잘 크고 있다니 다행입니다. 형보다는 누나를 더 닮은것 같아요.

miony 2008-12-04 12:44   좋아요 0 | URL
솔직히 첫째였으면 산골 집에서 낳을 엄두를 내지 못했을 것 같아요. 부모가 모두 무사태평한 성격에 둘째나 셋째 출산이라면 가정분만을 강추합니다. 아기는 아직 누구를 닮았는지 모르겠는데 적어도 성격은 좀 까탈스럽고 여성스러울 것 같아요.태어날 때 <돌쇠>라고 이마에 써붙이고 있던 형과는 아무래도 많이 다른 듯.^^

2008-12-05 03:2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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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05 09:2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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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06 01:2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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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06 12:0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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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06 13:2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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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07 18:3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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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12-08 2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어머~ 아들을 낳으셨군요. 고생하셨어요~~ 축하합니다!!
어쩜 아기가 저리 또랑또랑해요. 또민이~~는 또랑또랑할 '또'인듯...ㅋㅋ
심리학자들 말씀이 아우를 본 형아 맘은 첩을 본 조강지처의 마음이라고 하더군요.
형아랑 누나도 많이 안아주고 사랑 표현을 많이 해 주세요.
저도 그때는 그걸 몰라서 많이 표현하지 못했어요. 지금도 그게 미안하더라고요.
몸조리는 잘하고 계신거죠? 셋째니까 충분히 조리하셔요~~~ 일은 천천히 하고요.

miony 2008-12-13 17:22   좋아요 0 | URL
그렇지 않아도 아기 보러 오면서 막내 옷 대신 첫째랑 둘째 선물을 사 가지고 온 아기아빠 후배들이 더 고마웠어요.^^

가시장미 2008-12-15 2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히 너무 예뻐요 ^^ 마지막 사진이 제일 행복해 보이네요~~!! ㅋㅋ 출산을 앞 두고 있어서인지 아기들 사진 보면 너무 신기하고 예뻐보여요. 아기들은 다 천사같아요. 얼마전에 산후 조리원에 예약을 하러 갔을 때도 다른 아기들 보고 그런 생각을 했어요. 날개만 없다뿐이지 하나같이 다 천사 같더라구요. 으흐 여기도 천사 한 명이 더 있군요. ^^*

정말 고생 많으셨겠어요~!! 몸조리 잘 하시고 따뜻하게 하시구요. 재민이가 건강하게 자라는 모습도 이야기도 또 들려주세요. 저도 2월에 출산예정인데, 곧 그 날이 닥칠 것 같아서 두근반 세근반 한답니다. -_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