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동생과 함께 당신을 만나러 갔다. 당신께서는 많이 마르고, 머리카락은 거의 없는 빠진 상태였다. 하지만, 동생을 걱정하고 힘써 일어나 함께 밥을 먹었다. 이렇게 가족 모두가 함께 밥을 먹은 것이 얼마만 인가! 당신이 힘써 목 넘김 하시는 한 그릇 밥을 보면서 눈물이 났지만, 결코 동정하지는 않았다.
모두가 스스로 선택한 삶이었다고 믿는다. 결코 스스로의 선택이 아닌 불가항력적 힘이 존재했겠지만, 그래도 신 이외 그 누구도 강요하지 않은 삶이었으리라 믿는다. 당신의 삶은 당신의 것이었다. 그 이상 생각하지 않으려 한다. 이렇게 우리 가족의 마지막 식사는 끝났다. 곧바로 자리에 누운 당신께선 다시 일어나시질 못했다. 마지막 숨을 고르시면서 고통이 끝나는 시간을 기다리셨다. 루야는 누워 계신 당신을 뒤로 하고 울면서 차에 올랐다. 당신은 마지막으로 자신이 가장 아끼시던 바둑판과 바둑 돌을 손자 루야에게 주었다. 내가 들은 마지막 당신의 목소리가 한없이 고마웠다. 핏줄을 향한 당신, 그 마음의 목소리가 너무도 감사했다.
| 김대중 자서전 1
김대중 지음 / 삼인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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