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무더위는 더이상 버티기 힘든,,,,
범도 형님에게 미안한 8월...
인간은 천년만년 살 수 없다는 것을 몸이 말해주는 나이가 되었다.
새벽마다, 죽어라 달려보지만, 더디게 할 수는 있어도, 막지는 못하리란 생각이 확신으로 바뀌었다.
오늘 새벽도 달리기를 마치고, 아침 커피와 함께 신문을 펼쳤다.
시끌한 기사들 한 귀퉁이, 자그만 시 한편이 눈에 띄었다.
'산불이 지나간 잿빛 검둥 속에서 까맣게 타버린 어미꿩(까투리)의 웅크린 날개쭉지 사이로 새끼 꿩(꺼병이) 비집고 나와 눈마주치자 달아난다는 내용....달아나는 꺼벙이 뒤를 한참이나 물끄러미 쳐다본다. 시의 내용은 대략 이와 같았다. 순간 가슴에 무언가 찡했다.
경향신문 2023. 8. 14.(월)
한참이나 물끄러미 쳐다본다. 조성국(1963~ )
산불에 차면서
꿈적 않고 웅크린 까투리의 잿더미
요렁조렁 들추다 보니
꺼병이 서너 마리
거밋한 날갯죽지를 박차고 후다닥 내
달린다.
반 뼘도 안 되는
날개 겨드랑이 밑의 가슴과 등을 두르
는 데서
살아남은 걸 보며
적어도 품이라면
이 정도 쯤은 되어야지, 입안말하며
꽁지 빠지게 줄행랑치는 뒷덜미를
한참이나 물끄러미 쳐다본다.
생존하시지만, 건강이 안 좋은 어머니와 고생만 하다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에 왈칵 눈물이 흘렀다.
| 마당이 있는 집
김진영 지음 / 엘릭시르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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