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마다 싫어하는 냄새가 있을 것이다. 쓰레기차 냄새, 오래된 음식찌꺼기 냄새, 누군가 오래 머물다 간 공중화장실 냄새, 아기들이 우유먹고 다시 내뱉은 냄새, 담배로 찌든 차안의 밀폐된 냄새...
내가 제일 싫어하는 냄새는 대충 빤 행주로 유리 깔린 식탁을 닦았을 때 나는 냄새다. 특히 부직포라고 해야하나? 노랗고 분홍색이고 연두색나는 행주... 그 행주는 아무리 잘 빨아서 말려도 그 냄새가 나는 모양이더만...나는 그 냄새를 맡으면 어찌나 비위가 상하는지... 아무리 근사한 까페라 할지라도 테이블에서 그 냄새가 나면 제까닥 일어나서 나오곤 했다.
그런데 이상도 하지.... 나는 그 냄새가 정말정말 싫은데 나랑 같이 마주앉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냄새를 느끼지 못하는 모양이다. 늘 나만 병적으로 그 냄새를 알아차리고는 호들갑을 떤다.
오랜만에 놀러간 친구네 집 식탁.. 커피 한잔을 마시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데 정말 그 냄새 때문에 미치는 줄 알았다...ㅠㅠ 예전 같으면 휴지에다 물 묻혀서 쓱쓱 다시 닦음으로써 냄새를 제거했겠지만 내가 그렇게 하는 게 상대에게는 무지하게 민망한 일이므로 참으려고 얼마나 애썼는지...
행주여~~ 행주여~~~ 너의 냄새는 도저히 사랑할 수 없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