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에서 당긴다고 아무 것이나 덥석덥석 먹을 수 없는 나이가 되고 말았다.
꼭 이게 나이가 들어서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최근 들어서 지나치게 자극적이거나...기름기가 많은 음식을 먹고 나면 화장실에 두세번씩 드나들게 된다.
어제 저녁, 친구가 건네준 고추삭힘이 쌉쌀하고 매콤한 것이 며칠 기운이 없이 골골하던 입맛을 돋우기에 그거 세개와 함께 밥 한그릇을 비워냈다.
아침에도 입에 당기길래 또 두개를 먹었더니만 바로 신호가 왔다.
세번째 들어간 화장실에 앉아있자니....
이제 절반 살아낸 70인데 벌써 이러나....싶으니 왠지 처량맞은 생각이 들었다.
내 나이 70에 저것들(차력형제들)은 몇살인고? 꼽아보다 보니 나도 참 나이를 먹었나보다 싶기도 하고.
70까지만 건강하고 깨끗하게 살다가 저노마들에게 짐 되지 않게 조용히 가고 싶다로 까지 생각에 생각이 계속 잔가지를 뻗는 바람에 아침부터 화장실에서 철학자 똥폼을 잡아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