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에 차력당이 있더군요.
그래서 제 아들들인 차력형제들을 말할 때마다 괜히 제가 미안해지는 거예요.
차력형제가 된 이유를 말씀드려야지..드려야지..하다가 시간이 오늘까지 ^^

작년 7월(8월이었나? 으...치매...)이었어요.
제가 아주 좋아하는 분들이 조용하게 따로 모이시는 곳에 제가 식구로 들어간지 얼마 안되어서였지요.
대학로에서 번개가 있다고 꼭 나오라고 하시는 겁니다.
일본에 계시는 고운 님이 마침 한국에 나오신다고 해서 모이는 거라구요.
애가 둘이나 되고 따로 맡길 만한 곳도 없고 있다고 하더라도 워낙 녀석들이 껌딱지인지라 떨어질 생각도 않고..
그래서 못가겠다고 주저하는 제게 모두 다 애엄마들이니 서로서로 봐주면 되지..그러시길래 용기를 내어 제 생전 첨으로 번개에 나갔습니다.
만남의 장소는 대학로의 이원승씨가 하시는 피자집 디 마떼오였지요.

아주 깔끔한 분위기의 피자집입니다. 피자맛도 괜찮구 서비스도 좋구요.
분위기가 점점 무르익으면서 하하호호 아줌마들의 정겨운 수다발이 늘어지고 있는데
그곳의 물잔이 꼭 포도주잔처럼 목이 길고 받침이 있는 그런 유리잔이었거든요.
저쪽에 따로 아이들끼리 모여있는 곳에서 와장창~~ 깨지고 박살나는 소리가 들리는데....
역시나...제 큰 아들 호야의 짓이었던 겁니다. 다행히 유리가 그토록 박살나고 깨졌는데도 애들은 다치지 않아서 다들 "됐다, 됐어. 안 다쳤으면 됐지" 그러시며 또다시 철면피의 안면을 깔고 하하호호~~

그런데 두번째 사건이 또 벌어졌습죠.
그때가 28개월 좀 안되었던 제 작은 아들 수아가 제 무릎 위에 앚아있는 상태로 그 유리잔을 한손으로 잡고서 그냥~~ 테이블에 매다꽂은 겁니다.
당연히 받침대랑 긴 목이랑 깨졌지요. 다행히 컵 부분은 손으로 감싸쥔 상태여서 깨지지 않아 물은 흘러내리지 않았구요.
사람들, 이번엔 혼비백산했습니다. 유리잔을 손으로 들고 있는 상태로 깨뜨린 거니까요.
제 바로 옆에 있던 P님이 저보다 더 빠르게 아이를 번쩍 들어안고 화장실로 데리고 가시더니만 손에 유리 박히지 않았나 살펴보셨지요.
전혀~~~ 전~~~~~~혀 다치지 않은 겁니다.
세상에..그렇게 컵을 박살내고 손이 멀쩡한 경우가 어디 있냐시며 다들 혀를 내두르셨습니다.
그러면서 그날로 수아의 별명은 차력사가 되었고 지금도 그 님들은 '차력사'라고 부르시며 차력사 잘 있냐? 많이 컸다 라고 말씀하십니다.

제가 그날 어찌나 혼을 빼고 넋이 나갔는지..
그래서 다시는 이 두녀석들 데리고 어디 안 간다고 다짐에 다짐을 하며 살았거덩요?
그러다가 오랜만에 나간 인사동에서....기억하시죠?
또 엘리베이터에 손 낀 그 사건.
어이구...제가 정말 미칩니다요.....흑흑흑


댓글(13)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starrysky 2004-07-15 18: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밀키님, 발은 좀 어떠세요? 침 맞고 오신 거예요? 어제 안 보이셔서 마니마니 걱정했어요..
우리 꼴똑진 차력형제들과 힘겨루기 하실람 발도 튼튼 몸도 튼튼하셔야 할 텐데..
근데 저 날 정말 큰일날 뻔했네요. 역시 수아는 내추럴 본 차력사인가 봅니다. ^-^

panda78 2004-07-15 18: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 밀키님 발목 이제 좀 괜찮으신지..
왜 차력형제일까 힘이 센가 쇼도 하나 궁금했는데, ^0^ 그런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었구만요.
수아야. 정말 대단하구나. 놀랍다. ^ㅁ^


반딧불,, 2004-07-15 18: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그래도요..호야랑 수아가 있어서 무지무지 행복하시죠??

매번 궁금했는데요..도대체 누굴 닮았을까요??


이제 좀 괜찮아지셨는지...그리고,,대신 문자 보냈든데요ㅜ,ㅡ

밀키웨이 2004-07-15 18: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담 스타리~~ 고맙습니다요 ^^
발은 다행히 괜찮아요, 근데요 무릎이 더 아파요...ㅠㅠ
그날 발을 접질리면서 그냥 주저앉은 것이 아니라 무릎을 한번 박고 손바닥도 까지고 거기서 멈춘게 아니라 데굴데굴 두바퀴 가량 아래도 구르기까정....ㅠㅠ
길이 비탈길이었거든요.
비도 오는 날이었는데...왠 망신이란 말입니까?

수아가요, 저 날, 어찌나 강력한 인상을 남기고 왔는지 다들 지금도 차력사, 차력사...그러신답니다.
생긴 건 정말 얌전하게 생겼거덩요, 절 닮아서 말여라.
(어차피 사진 올릴 거 아니니 막 뻥을 쳐도 뭐....히히히)

ceylontea 2004-07-15 18: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다치지 않아 얼마나 다행인가요... 정말 애들 다치는 것은 못봐요...앙.. 생각하기도 싫어..

밀키웨이 2004-07-15 18: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히히히 반디각시.
글 쓰는 동안 오셨구랴.

외모로 보면요 호야는 지 아빠랑 똑같이 생겼구요, 수아는 절 닮았어요.
근데...하는 짓들은...절 전혀 안 닮았습니다.
빡빡 우기고 있는데.....과연 믿으실라나? ^^;;;

밀키웨이 2004-07-15 1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실론티님, 다치지 않아 다행이지요.
덕분에 차력형제가 되었지만 말여라....ㅠㅠ
근데 정말로 차라리 내가 아프고 말지..애들 다치는 건 정말 못 봐요, 그쵸?

이런 마음, 느그들이 알라나 모르겄다..아그들아.
하긴...저도 아그 땐 몰랐으니깐요.
나는 아퍼 죽겠다는데 왜 오마니는 저리 성질을 낸다냐...그러고 궁시렁댔었지요
그때가 그리워지는구만요 ^^

책읽는나무 2004-07-15 1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아이들 다치지 않은것만도 다행이에요..^^
호야(본명이 호야에요??)...수아(수아가 남자아이였나요??..전 이름만 보고 여자아이인줄 알았어요..).......얌전히 있으면 남자아이들 아니지 않습니까??..^^
아무리 얌전하고 차분한 남자아이라도 가끔은 저런 카리스마넘치는 행동을 보이더군요..^^

그래도 전 호야랑 수아가 귀엽네요....^^

저도 요즘은 민이가 잘못하면 성질부터 내게 되더군요!!.......고쳐야되는데....ㅡ.ㅡ;;



바람꽃 2004-07-15 2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 사건이 있었군요.안그래도 저도 궁금했었는데.. 딱맞는 별명이네요.ㅎㅎ
정말 안다쳐서 다행이에요.

어구..밀키님 심하게 넘어지셨네요. 차력 형제가 아니라 차력 모자로 해야되는 아닌가요.? 헤헤 ==3=3=3

sooninara 2004-07-15 2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차력이군요...차력!!!!!!!

starrysky 2004-07-15 2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나무님, 호야 본명은 지호예요(맞나?). 그리고 수아 본명은........... 음.. 모르겠어요. ㅠ_ㅠ (수아가 본명인가?)
바람꽃님, 차력 엄마라면 저 정도 굴러서 절대 부상당하면 안 되죠. ^^;;
수니나라님, 차력!!!!
- 밀키님의 대변인이 되어보려고 용쓰다가 실패한 스타리

loveryb 2004-07-16 08: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멋진 아그들이군요.
ㅎㅎ 키운다고 욕보십니다^^
제 주변에 친구가. 아들인데 뱃속의 둘째 역시 아들 이라고 하니..

주변 사람들이 불쌍한 표정으로 다들 한마디씩 한다고 합니다 ㅎㅎㅎ
장담은 못하겠지만.. (애들 키울때 정말 확신을 못하겟더군요^^)
우리집은 딸내미가 더 별난통에 10개월 인 아들놈은 기냥 구엽만 받습니다..

헌데 다들 돌 지나봐야 안다고 엄포를 하는군요..

차력형제들... 계속 사고는 치되 절대 다치지는 말거라~~~

밀키웨이 2004-07-17 0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러브님, 진짜로 아들내미들은 돌 지나봐야 합니다.
아무리 얌전한 아들내미라도 딸보다는 힘들다고 하시더만요.
히히히 미리 이렇게 겁을 팍팍 드려야쥐...

스타리님, 아니, 제 큰놈 이름은 우찌 아셨대요? ㅎㅎㅎ 참으로 비상하시옵니다 ^^
글고 차력오매라면 당근....^^;;;

수니나라님, 저날 일이요, 정말 글로 써놓으니 별거 아닌 거 같지만 그날 그 레스토랑 뒤집어지고 난리도 아니었답니다...ㅠㅠ

바람꽃님, 그래요, 저 차력형제 모친다워요. 목소리도 걸걸하고 행동거지도 터프하고...ㅠㅠ

책나무님, 귀엽다굽쇼? 흐미~~~~
나무님네 민이가 무쟈게 얌전한 축에 끼는구만요, 그러니 저게 귀엽다고 느껴지시지...
저같은 아들 키우는 엄마들은 대충 공감하더만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