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BY님께

힘내요, 정말...
요즘은 경제가 어렵다 보니까 그게 제일 힘들고 어렵더이다.
저도 그렇다고 하지 않았던가요.

돈이 세상 살아가는데 최고냐..대수냐...그랬어요.
그런데 막상 그노무 돈이 없으니까 미치겠더군요.
살아가는게 정말로 힘이 쫙쫙 빠지고
공연히 눈물 나고...

저요, 지금도 넓은집 ..좋은 집..보면요
막 화나고 부럽고 속상해요.
왜 저들은 저렇게 사는데 나는 왜 이런가...싶어서요.

알아요, 나보다 못한 사람 부지기수라는 거요.
쪽방, 단칸방, 공동시설, 심지어는 지하철까지...
그런 사람도 있는데 이정도면 감사해야지..그렇게 생각할라고 애써요.
하지만 진짜로 화나고 서러운걸 어쩌겠어요?

하지만 그렇게 돈 때문에 무너져버리기엔 자존심이 허락하질 않아요.
작년에는요, 제가 무슨 생각까지 했는지 아세요?
지금은 모든 걸 내가 감수한다.
지금은 모든 걸 내가 참는다.

그래서요, 싸우고 싶은거..막 소리지르고 싶은거 다 꼭꼭 안으로 여몄어요.
경제적으로 압박이 와서 그것 때문에 부부사이 나빠지는 거 정말정말 자존심 상했거든요.

저 사람...사정이 나아지면...
저 사람...어깨가 펴지면...
저 사람....빚독촉에서 벗어나면...
그때 화내고 그때 성질부리고 그래..그때 이혼하더라도 지금은 아니다...싶어서 참고 또 참았답니다.

그게 제 살아가는 방법이야요. 지금도요.
그래서 지금은 옆탱이한테 화 안내요, 사소한 집안일도 안 시켜요.

미칠 것 같은 날도 있지만 나중에...나중에 기필코 터트릴 날 오겠지...그러면서 살아요.

저란 사람, 쫌 무섭죠? ^^;;;

믿는 구석이 있어서겠죠.
조강지처라는 말...달래 있는 거 아니잖아요 ^^

from. 밀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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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져 2004-06-20 0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상에서 가장 경계해야할 말 중에 하나가
" 왜 나만 " 이라고 해요.
늘 되풀이하며 입력시켜두 참 어려운 경고 문구에요.
그래두... 어차피 이겨낼 건데, 좀 더 재밌게 보내자구요...^^
밀키님이 지금 걷는 그 길이 진짜루 밀키웨이라는 거...아시죠?
화이링!!

두심이 2004-06-20 0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혹시 제 머릿속을 보신건 아닌지..ㅎ. 우리 화이팅 합시다!

밀키웨이 2004-06-20 0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레져님 정말 그래요.
제일 억울하게 느껴지고 제일 속상하게 느껴지는 말이 바로 이 "왜 나만!"인거 같아요.
어차피 이겨낼 길..좀더 재미있게! 고맙습니다 ^^

두심이님, 님이랑은 비슷한 종족이라고 첨부터 알아봤다니깐요 ^^

반딧불,, 2004-06-20 08: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구...무서라..
내 아는 이 중에 그런 언니가 있습니다.
가만..나이도 같네요.

잘 참지요. 딱 한 번...터지면 모든 것이 다 나옵니다..
그런 기억들을 가지고 살면 넘 힘들겠다란 생각을 합니다.
전 잘 못 참아요..비록 후회 하더라도 일단 싸웁니다..
현명하긴 글렀지요^^;;

예전에...그 언니가요.자궁암일기 수술했었지요.그러더군요.
참는 것이 병이 된다는 말은 정답이라구....

결론은...잘하셨습니다..이야기 해야 풀리지요.
옆지기하고는 아니라도 다른 이에게도 한 번도 못 풀어놓는다면 얼마나 그 삶이 힘이 들지....
자..다들 홧팅^^

비로그인 2004-06-20 0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 남편 지금 아침 요리중,,,
일요일 아침은 남편의 몫이 되가고 있는 듯,,

냉장고에서 오래된 꿀을 꺼내면서 투덜거리고 있습니다.
"술먹고 오는 날은 꿀이라도 좀 타주지...;;;; 궁시렁궁시렁,,,"

그래도 일요일에 한번은 꼭 남푠의 밥상을 받아먹어야겠습니다.
그 맛이 아주 꿀맛이거든요.ㅎㅎ

근데 밀키님 글보니 반성반성,,,,,
그리고 힘들다고 이혼하는 건 저도 반대,,
좋을 때 헤어지던가 지지고 볶고 살던가 해야죠..
경제가 힘들어지니 남편이 불쌍하고 그렇더군요..
한 집안의 가장이라는 역할하느라 얼마나 힘들겠습니까...

그런데,, 왜 날이면 날마다 남편을 볶아대는지 원,,
그 시간에 멸치나 볶을 일이지..ㅜ_ㅜ,,,,,


loveryb 2004-06-20 0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BY 등장이옵니다..
밀키님 오늘은 저절로 여사 소리가 나오게끔 하네요...
내 진정 조강지처에 힘입어...
열심히 살께요^^

이토록 여러가지로 신경써 줘서 고마워요...

아 정말 컴도 안하고 내쳐 있던 한 이틀은 정말 죽고잡더이다..

어제 털어놓고 푹자고 일어나니..
다시 일어날 용기가 새록새록 솟더이다..

삶이 힘들어 그리 부비대던 서방이 합체모드도 안하더니만..

움하하하 제가 어제는 자는 서방님 부여안고 도닥 거려줬쥬^^

아고 삭신이야...

밀키님.. 실은 이말이 하고 싶어서^^ 정말 정말 고마워요.....

panda78 2004-06-20 1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밀키님 덕분에 힘 얻는 사람들이 많네요. 물론 저도 그 중 하나구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