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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버랜드가 아니어도 네덜란드
정미진 지음 / 엣눈북스(atnoonbooks) / 2019년 11월
평점 :
📌241-242쪽
은신처에 숨어 쓴 안네의 일기가 세월이 흘러 한국에 있는 한 아이의 마음에 네덜란드라는 씨앗을 심어 준것처럼. 알아주는 이 없이 고독하게 살다 간 고흐의 그림이 씨앗이 되어 수많은 예술가를 키워 낸 것처럼. 내 설익은 글이 돌고 돌아 어느 누군가의 마음에 안착해, 네덜란드라는 싹을 틔우는 씨앗이 될지도 모를 일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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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4쪽
글을 퇴고하면서 너무 특별한 에피소드가 없는 게 아닐까. 그래서 글이 밋밋하고 싱거운 게 아닐까 걱정이 들었다. 하지만 별일 없이 고요히 흘러가는 일상. 그거야말로 네덜란드의 삶을 가장 잘 설명하는게 아닐까 싶다.
📌247쪽
결국 우리는 모두 조금씩 이상하고, 유별나고, 이해받지 못하고, 어느 장소 어느 무리에선 ‘소수자‘인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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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나는 막 소란스러운 사람은 아니라고 스스로 생각하지만, 편안한 사람들과 있으면 방언 터지듯 막 소란스러운 사람이 된다.
30대 초반까지만 해도 친구들이랑 무리지어 가는 여행이 좋았지만, 점점 조용한 여행에 끌렸다.
그렇지만 돌이켜보면 막 여행을 많이, 자주 다니는 사람이 아닌듯 하고 천성이 게을러 부지런히 많이 보는걸 좋아하지 않거나 점점 그렇게 된것 같다.
그러던 중 작년 가을 아이와 둘이 떠난 제주여행은 그 정점을 찍은 듯 했다.
그 후로 여행 가는것에 다시 활력이 생겼다.
대신 조용하고 조용하고 밋밋한 여행이기를 희망해본다.
여행책이 아닌듯 여행책 같은 이 책은 네덜란드로 가고싶게 만들었다.
작가님이 가끔 할머니댁을 비유하며 써놓은 한적한 동네를 읽으면 아, 우리나라 사람들과 많이 닮았구나 생각했다.
찰스디킨스의 축제도 보고싶고, 미피의도시, 안이 훤히 보이는 집과 정원이 있는 길,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그림이 있고, 헤이그특사 이준 열사 기념관이 있는 평화궁의 헤이그, 반고흐 작품이 있는 크뢸러 뭘러 미술관
도 가고싶다.
그저 따분한 시간들을 보내보고 싶다.
그럴려면 나도 1년 살아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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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회사, 집, 회사만 하는 요즘 이 책은 외출의 갈증을 더 느끼게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