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딜런 평전 역사 인물 찾기 25
마이크 마퀴스 지음, 김백리 옮김 / 실천문학사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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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만이 아는 대답

 

올해 노벨 문학상은 중국 소설가 모옌(莫言)에게 돌아갔다.『홍까오량 가족』이 그의 대표작인데, 소설 앞부분은 영화 ‘붉은 수수밭’의 소재가 되었다. 동양권에서 수상자가 나오니 친근감과 동시에 질투가 인다. 수상자 못지않게 후보군에 자주 오르는 작가들에게 관심이 간다. 고은, 무라카미 하루키, 밥 딜런 등인데, 그 중 밥 딜런에게 귀와 눈이 쏠리는 건 어쩔 수 없다. 가수로 알려진 사람이 문학상 후보로 오르내리니 생뚱맞으면서도 신선하다.

 

밥 딜런은 노래하는 시인으로 불린다. 하지만 그는 그런 장식 어구를 달가워하지 않는다. 6,70년대를 선도했던 저항 가수답게 메시지가 있는 노래를 부를 뿐이었다. 사회참여 및 반전에 관한 노래를 주로 불렀으니 노랫말이 자연스레 무겁고 의미심장하게 흘렀다. 그렇게 지은 여러 노랫말이 노벨상을 타도 좋을 만큼 문학성이 있으니 해마다 후보에 오를 것이다. 밥 딜런의 가사에 관한 평론이 발표될 정도이니 괜한 제스처는 아닌 모양이다.

 

몇몇 가사를 검색해봤다. 솔직히 문학성이 있는지 나로서는 판단이 서질 않는다. 비약과 은유가 심한데다, 정돈되지 않고 장황한 느낌이다. 영어 원문을 봐도, 번역된 우리말 가사를 봐도 그렇다. 김소월의 진달래꽃을 외국인이 우리말 원문과 자국어로 번역된 것을 읽는다면 이런 느낌일까. 문화와 언어가 다른 상태에서 ‘시적인 가사’를 제대로 짚어내기란 어렵다.

 

한데 그의 대표곡 ‘바람만이 아는 대답’을 들으면 왜 그가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는지 어느 정도는 이해된다. 베트남 전쟁 참상 등을 겪은 세대답게 반전 메시지가 주는 노랫말이 시적이고 서늘하다. ‘얼마나 더 많이 머리 위를 날아야 포탄은 지상에서 사라질 수 있을까. 친구여, 그 대답은 바람만이 알고 있지. 얼마나 많은 귀를 가져야 타인들의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을까. 얼마나 더 많은 사람이 죽어야 너무 많이 죽었음을 깨닫게 될까. 친구여, 그 대답은 바람만이 알고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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