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한 식당 77 - 자기야, 이 집 가서 밥 먹어!
김미경.조은주.홍미용 지음 / 은행나무 / 2005년 4월
평점 :
절판


 

 

  세상 사 돌아가는 것 못지않게 사람들은 먹는 것에도 관심이 많다. 오죽하면 ‘먹거리 X파일’ 같은 방송 프로그램이 인기가 있을까. 식자재를 살피고, 식당의 위생 상태를 점검하며, 때로는 조리 과정의 충격적인 실상을 고발하기도 하는 그 프로그램을 통해 먹거리야말로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를 되돌아보게 된다.

 

 

  그 프로그램 중 ‘착한 식당’을 소개하는 코너가 있다. 주변 제보를 바탕으로 철저한 검증을 거쳐 타당성이 있을 경우 해당 식당을 착한 식당으로 선정하는 것이다. 암행 취재에 재검증 과정 등, 보기에 따라 불편할 수도 있지만 나름 유익한 프로그램이다.

 

 

  가끔씩 친구들과 가는 짜장면집이 있다. 여름내 덥다는 핑계로 미루기만 했다가 오늘 드디어 그곳에 들렀다. 그 집에서 차려지는 건 짜장면과 단무지만이 아니다. 티끌 하나 없는 정갈한 분위기, 무뚝뚝한 주인장을 대신하는 잔잔한 음악, 안으로 다져 둔 주인의 정성까지 만나게 된다.

 

 

  손수 채취해서 덖은 수국차가 전식으로 나오고, 짜장면이 끝나갈 즈음이면 자연산 감자튀김과 즉석에서 갈아낸 커피가 후식으로 나온다. 짜장면 한 그릇 시켰을 뿐인데 황후의 밥상이 따로 없다. 혀에 착착 감기는 맛집이 아니니 바쁘지 않아 그렇게 할 수도 있겠지만 주인의 마음 씀이 천성으로 고운 것 말고는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

 

 

  텃밭에서 가꾼 호박잎과 고추까지 덤으로 싸주는 주인장을 뒤로 하며 착한 식당에 대해 생각한다. 그 짜장면집이야말로 내가 선정한 내 맘대로 착한 식당이다. 식재료와 조리과정에 거짓이 없고, 서비스와 위생 상태가 좋은데다 적정한 가격을 유지한다면 객관적으로 착한 식당의 합격점에 가까울 것이다. 하지만 그 모든 조건은 중요하지 않다.

 

 

  착한 식당의 제 일 조건은 음식에 있는 게 아니라 인간에게 있다. 주인이 담백하면 그 음식에 거짓이 낄 리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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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샘 2012-09-06 1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짜장면집 어디예요? ㅎㅎ

2012-09-06 17: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크아이즈 2012-09-06 17: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장님께 착한 식당 추천해드릴까요, 했더니 조미료를 아예 안 넣을 수는 없기 때문에 착한 식당 아니라며 무덤덤하게 거절하네요. 하지만 다른 중국집에서 먹는 달달하고 느끼한 짜장면에 질린 분께는 강추. 깔끔하고, 소박하고, 특별한 서비스 받고 싶은 분들께 연락처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