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달린다.  

곧장 달린다.

부러질지언정 마냥 달린다. 

나까지 달리자고 소매끝을 당긴다.  

달려야 하는 게 맞지만, 맞는 게 불편한 나는 망설인다.  

맞는 게 옳은 것도, 망설이는 게 그른 것도 아님을, 

맞는 게 그른 것도, 망설이는 게 맞는 것도 아님을,   

불가해한 오답일수록 삶에선 정답에 가까웠으므로  

(그것을 불혹 지난 한 시절에 알았다)  

나는 편리한 망설임을 택한다.

망설임이 누는 묵은 똥이야말로 내 존재증명 

내가 눈, 똥덩이를 연민으로 되돌아 보는 것 

그가 본, 가래침을 외면하며 앞으로만 달리는 것   

그 둘 다 불가해하기만 한 생의 정답인 것을   

그가 상처 많은 영광을 골방에서 맛볼 때  

나는 군중 속에서 (기어이) 백전백패할 것이다. (김훈의 자전거 여행 서문 패러디)  

 

......   사람 가까이 하면서 나는 깨친다 

모든 사람은 다 다르고 

개별자 저마다가 옳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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