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고양이는 엘리스를 보자, 능청스레 웃을 뿐입니다. 엘리스는 성질이 괜찮아 고양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발톱이 길고 이빨이 많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다루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체셔 고양이야."
  엘리스는 두려워하면서 말을 걸어 보았습니다. 그러나 고양이는 입을 크게 벌리고, 그저 능청맞게 웃어대기만 했습니다.
  "기분이 좋은가봐, 됐어!"
  방긋 웃으며 엘리스는 말을 계속했습니다.
  "저, 잠깐 말 좀 묻겠다는 데요, 여기서 어느 쪽으로 가야 좋을까요?"
  "그건 네 마음에 달렸지."
  "아무데고 괜찮겠습니다만."
  "그럼 아무데나 가려무나."   
"하지만, 어디엔가 가서 닿았으면……"
  "자꾸만 걸어가면 틀림없이 어디엔가 가서 닿겠지."
'옳은 말씀."
하고, 엘리스는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다른 것을 물었습니다.

  "이 근방에는 어떤 사람들이 살고 있나요?"
  "저 쪽에는……"
하면서 고양이는 오른팔을 흔들며,
  "모자장수가 살고 있지."
이번에는 왼팔을 돌리며,
  "저 쪽에는 3월토끼가 살고 있어. 어느 쪽이고 좋을 대로 가보렴. 두 쪽 다 미치광이지만."

  잉글랜드에서는 무슨 이유인지 3월토끼와 모자 장수는 모두 미치광이의 표본으로 되어 있습니다.
  "난, 미치광이가 있는 곳 따위엔 가고 싶지 않아요."
  "가고 싶지 않았지만 별수 없을 걸. 여기 살고 있는 것은 모두가 미치광일까 말야. 너도 미치광이, 나도 미치광이야."
  "어째서 내가 미치광인 줄 아셔요?"
  "미치광이임에 틀림없이 그렇지 않다면 우선 여길 오지 않았을 테니까."
  "그럼, 당신이 미치광이란 어떻게 아셔요."
  "개는 미치광이가 아니야. 그건 인정하지?"
  "예."

  "그럼 말하겠다. 개는 성을 내면 으르렁댄다. 기쁠 땐 소리를 친다. 그런데 나는 성이 나면 꼬리를 치고, 기쁘면 으르렁댄다. 그러니까 나는 미치광이지."
  "그건 으르렁댄다고 하지 않고 목을 울린다고 하는 거여요."
  "마음대로 말하란 말이다. 그런 소리를 하는 너는 오늘 여왕님과 크로우케이 놀이를 할 참인가?"
  "가고 싶지만, 아직 초대를 받지 못했어요."
  "그런가. 그렇다면 나중에 회장에서 다시 만나지."

  그러고선 고양이는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엘리스는 이제 신기한 일이 생기게 되는데 대해선 많이 익숙해 있기 때문에, 조금도 놀라지 않았습니다. 고양이가 모습을 나타내었습니다.
  "깜빡 잊어버리고 물어 보지 못했는데, 어린애는 어떻게 된 거야?"
  "돼지가 돼버렸어요."
  "그럴 줄 알았지."
  그 말이 끝나자 다시 고양이는 사리 지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엘리스는 3월토끼가 있는 쪽을 향해 걷기 시작했습니다.
  "모자장수라면 본 적이 있었지만, 3월토끼 쪽이 더 재미있을 것 같아. 지금은 5월, 토끼가 날뛴다는 3월보다는 덜 날뛰겠지."
하고, 혼잣말을 하면서 엘리스가 힐끈 위를 바라보고 나뭇가지 고양이가 앉아 있었습니다.
.
  "돼지였던가, 아니면 후추였던가?"
  고양이의 얼굴은 진실해 보였습니다.
  "돼지입니다. 그건 그렇고, 제발 그렇게 갑자기 나타나고 갑자기 사라지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눈이 빙빙 돌 지경 아니어요."
  "알았어, 알았어."
  고양이는 이렇게 말하고는 궁둥이 쪽부터 사라지기 시작하여 마지막에는 그 능글맞은 웃음만이 남았습니다.

  "아이 참, 이상도 해라. 웃지 않는 고양이는 얼마든지 봤지만, 고양이는 사라져 없어지고 능글맞은 웃음만 남다니, 난생 처음 보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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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셔고양이 ..생각만해도 너무 웃겨 ㅋㅋㅋㅋ

어제도 누워있는 동안 잠들기 전에 체셔 고양이 생각하며 혼자서 피식피식 웃었다.

체셔고양이 하나 키우고 싶네 아님, 내가 체셔고양이가 되던지.

  체셔 고양이 Cheshire Cat

이상한 나라에서 가장 이상한 캐릭터인
체셔 고양이는 시간과 공간의 초월자로 나타난다.

체셔 고양이는 중력의 영향을 받지 않으며 모든 수수께끼의 근원이다.

치즈로 유명한 체셔 지방에서 간판에 웃는 고양이를
그리거나 치즈로 웃는 고양이를 만드는 풍습에서
나온 '체셔 고양이 같은 웃음'이라는 속담이 기원.

                              FROM: http://my.netian.com/~evangelos/box/alice/alice.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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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여우 2006-05-09 2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긴머리에 폭이 너울거리는 원피스를 입고 뒷짐을 지고 있는 소녀
꼭 아망딘님 같아요.(아부아님!!)
아망딘님! 오늘도 날씨가 겁나게 더웠어요. 밖에서 일을 하다가 보면
서재일을 새까맣게 잊는다지요. 그동안 다녀가신것도 모르고...
여하튼, 5월인데 너무 밝은 날씨 때문에 기죽지 마세요
아무렴, 5월의 꽃들이 님만큼 다정하고 어여쁠까요..꿈아망딘님! 아자!
-엉덩이가 먼저 사라지고 호호 웃음만 남은 파란여우-

아망딘 2006-05-14 1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긴머리만..ㅎㅎ 요즘 여름되기전에 확잘라 버리고 싶지만..
서재에 여우님이 이런 예쁜격려를 남겨주셔서 (과장아님!!) 힘이 되요^^
전일주일 동안 열심히 뛰었는데 ..제자리 뛰기 였나봐요
뭐 트레이닝 이라 생각하고 있답니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