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치의 마지막 연인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199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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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워지고 싶다.
지끔까지 TV나 영화에서 본 어떤 장면? 티베트의 중보다,
이스탄불의 아이들? 길거리에 누워 자는 카트만두의 소들보다
더 멀리가고 싶다. 자신의 깊은 곳으로 내려가, 내려가 닫고 닫아,
해방되고 싶다. 더럽고 질철질척한 호수 바닥의 터널이 마침내
아름다운 만으로 이어지는것처럼.-25쪽

그때 나는 비로소 어른으로 홀로서기를 하였고, 내혼과 사랑에 빠졌다.
단 한순간이라도 자기 자신과 농밀한 사랑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면,
삶에 대한 증오는 사라진다. 고마워요, 하치, 그렇게 소중한 것을
가르쳐준 일, 평생 잊지 않을게요. 설사 사이가 나빠져서 말조차 걸지
않게 되더라도, 서로를 미워하게 되더라도, 그 일에 대한 감사는
지우지 않을께요.
열다섯 살 나는 굳게 결심하였다.-26쪽

"모든 것이 변하는 시기가 있는거야"
돌아와 그 일을 말하자, 하치가 말했다.
"모든 일에는, 변하는 때와 장소가 있어. 좋든 나쁘든."
정말 그런가 봐, 하고 나는 생각했다.-101쪽

햇볕이 내 눈물을 말리고, 치유하고 안아주었다.
산나무들은 여름이야, 여름이 왔어, 라고 나에게 말을 걸어주었다.
두 번 다시 오지 않는 여름이야, 잘 봐, 라고.
히말라야의 저 혹독하고 아름다운 자연도 하치를 안아줄 테지.
그 생각이 나를 위로하였다.-1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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