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추운날에도 요즘 불어난 살들을 긴장하기 위해 엄마랑 옆집할머니랑 같이
운동하러 나섰다.

두분은 천천히 걸으시고 난 빨리 걸어서 갔다 왔다가 반복한다.

앞서서 가고 있는데 어떤 할아버지가 가방을 메고 검은 봉지를 하나 들고 앞으로
걸어가시는데 분명 생각은 앞으로 가야지 하시면서 몸은 뒤나 옆으로 뒤뚱뒤뚱
움직이고 있었다.

술을 많이 드신거 같았다. 그래서 얼른 옆으로 피해 걸어갔다.
다시 되돌아갈때도 빨리  지나서 갔다.

이제 한바퀴 턴을 하고 열심히 걷고 있는데 앞에 한 검은츄리닝을 입은
아줌마가 걸어가고 계셨다.

난 습관대로 앞서 지나갈려고 했는데 갑자기 뒤를 돌아보시더니 이거 먹으면서
하라고 멀 주셨다. 보니까 대추였다. 순간 당황했지만 그냥 아 고맙습니다.
하고 걸어갔다.
대추가 단건 정말 달았다. 썩은것도 있었고

원래 엄마랑 할머니 걸음 맞추기 위해 갔다가 다시 되돌아오는데
앞서가다가 다시 되돌아 가면서 대추준 아줌마에게 다시 잘먹었습니다.
하고 인사하자 더 먹으라고 또 주는것이였다.

원래 요즘 누가 남한테 주는거 싫어하는데 요즘에 이런분이 계시구나라고 생각했다.
하여튼 감사하다며 주머니에 넣고 엄마랑 할머니 께로 가서 전해드렸다.
어른들은 좋아하시니까.

내가 그냥 주더라해서 이야기를 하자두분은 막 웃기 시작했다.

그이유가
두분도 술취한 할아버지를 보셨다고 한다.
가다가 그냥 앉아계시기도 하고 그랬단다. 근데 분명 갈때는 검은 봉지가 있었는데
다시 되돌아와서 보니 이번엔 검정봉지가 없이 가셨다고 했다.

아까 생각해보니 그 아줌마 검정봉지에서 꺼내서 줬다.
그러면 길가다가 할아버지가 검정봉지를 놓쳤는데 그걸 다른아줌마가
가져갔다는 이야기가 됐다.

그아줌마도 어 대추네 하면서 하나씨 먹으면서 가셨고 가다가 그냥 나를 발견하고
그냥 먹어라~ 해서 주시고 총총 걸음으로 가신거다.

어쩜.. 그할아버지 술 많이 드신거 같더니 결국 잃어버리셨네.
갑자기 대추를 주는것도 이상했고

어제 돌아오면서 셋이서 막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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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인 2007-10-12 15: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대추가 한참 맛있을 때죠.
할아버지가 대추를 잊어버리시고 속상했을 수도 있었겠땅.
아님 술에 취하셔서 모르고 계셨을 수도 있겠고. ㅎㅎ

실비 2007-10-15 00:29   좋아요 0 | URL
대추 맛이 좋던데요~
그 할아버지께서 힘든게 딴거 일수도 있는데
나중에 깨시면 속상하실거 같은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