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다, 다 괜찮다 - 공지영이 당신에게 보내는 위로와 응원
공지영.지승호 지음 / 알마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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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1학년 때부터는 성당 다녔으니까 종교 활동을 하면서 교도소, 병원, 빈민가에 가서 봉사 활동을 매주했어요. <수도원 기행>에 썼지만, 그런 일은 좋은 일이잖아요. 그런데 그게 남자로 옮겨가게 되니까 정인이처럼 사단이 벌어진 거예요. 이런 것을 믿은 거죠. '내가 착하고, 정직하고, 올바르게 하고 있으면 저 사람이 언젠가는 변하겠지' 하는, 많은 여성이 꾸는 헛된 꿈을 꾸게 된 거죠. 나중에는 내 열정과 집중력이 더해져서, 웬만하면 포기해야 되는데, '내가 끝까지 착하게 굴어서 선으로 저 사람을 이길 수 있어' 하는 식으로 내기 또는 오기의 형태가 된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들었어요. 그런 것을 제가 정신과 치료 중에 알게 된 거죠. 이건 사랑도 아무것도 아니고, 오기고, 잘못된 것을 했구나 하는 생각을 했죠. ..... p.182

 
   

 

   
 

 ..... 의사가 그런 말을 했어요. 당신이 남편들을 엄청 스포일드시키고 있다고. "왜 그딴 짓을 하냐"고 했는데, 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맨 처음에는 그것 때문에 무지 반성했어요. 그래서 <착한 여자>를 쓰게 된 건데, 이것은 선택 자체가 잘못된 거라는 생각이 들어라고요. 우리 아주머니 같은 경우에는 제가 잘 해드리는 편이에요. 몰라,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진 몰라도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후하게 웬만하면 더 주거나 하는데, 나한테 더 만만하게 하지 않거든요. 더 고마워하고, 저한테 더 잘하려고 노력해요. 사람이 서로 그래야 되는 거 아닌가요? 나도 고마우니까 더 잘해드리려고 존중하고, 어떻게든지 좀 더 드리려고 노력하고, 이렇게 살아야 되는 것 아닌가요? 나는 다 그렇게 되는 줄 알았어요, 서로. 그런데 그게 아니더라고요. 그건 남자와 여자의 차이인가?  p.183

 
   

 

   
 

'내가 이 사람들이랑 서로 얼마나 나쁜지 경쟁하기 싫다. 못 한다. 내 인생 이렇게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내린 결론이, 모든 사람들이 단점과 장점의 양면을 가지고 있는데 나한테는 순진함 같은 것이 있으니, 무턱대고 잘 믿는 이런 점들을 훼손하는 사람과 같이 있지말자. 그런 점들을 존중하고 키워주는 사람과 같이 있자. 만약 그런 사람이 없다면 차라리 혼자 있자. 그러면 내가 얼마든지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 봉사하고 착한 기질을 유지할 수 있겠다고 생각한 거죠. 어쨌든 그것도 제 달란트 중의 하나니까요. 그렇게 결심하고 마음이 편안해졌어요. p.185

 
   

 

   
  '그들은 절대로 진실을 보지 않는구나. 그렇게 마음먹고 공격하는 사람들한테 더 이상 변명하지 않겠다'고 결심을 한 거죠. 그들은 어떻게 해도 그럴 것이기 때문에. 심지어 사람의 본성이 '나, 그런 거 아니거든'하고 약하게 나가면 더 밟아요. 그때부터 나 자신을 굉장히 많이 훈련시켰어요. ..... 예전에는 '지금은 나를 비난하지만 내 진심을 알 때까지 내 곁에 둘 거야'하면서 붙들어뒀는데, 내가 그 손을 놓는 순간 다 떨어져나가더라고요. 많이 떨어져나갔어요. 그러고 나서 보니까 세상에 좋은 사람들이 다른 데서 엄청 우글우글거리고 있더라고요. 괜히 그런 사람들 신경쓰느라고 좋은 사람들 다 놓치고 말이야.(웃음) p.3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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