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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1학년 때부터는 성당 다녔으니까 종교 활동을 하면서 교도소, 병원, 빈민가에 가서 봉사 활동을 매주했어요. <수도원 기행>에 썼지만, 그런 일은 좋은 일이잖아요. 그런데 그게 남자로 옮겨가게 되니까 정인이처럼 사단이 벌어진 거예요. 이런 것을 믿은 거죠. '내가 착하고, 정직하고, 올바르게 하고 있으면 저 사람이 언젠가는 변하겠지' 하는, 많은 여성이 꾸는 헛된 꿈을 꾸게 된 거죠. 나중에는 내 열정과 집중력이 더해져서, 웬만하면 포기해야 되는데, '내가 끝까지 착하게 굴어서 선으로 저 사람을 이길 수 있어' 하는 식으로 내기 또는 오기의 형태가 된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들었어요. 그런 것을 제가 정신과 치료 중에 알게 된 거죠. 이건 사랑도 아무것도 아니고, 오기고, 잘못된 것을 했구나 하는 생각을 했죠. ..... p.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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