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점심을 먹으려고 컴터 앞에 식사할 꺼리를 놓고 다큐멘터리를 받아놓은
폴더에서 어떤 다큐를 보며 먹을까 잠시 생각 후,
괜히 투자, 소비자 불만, 경제 이런 부문을 보면 밥 편하게 못먹을 까봐
편하게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택했는데..
09년 5월 수요기획, '예지가 인도로 간 까닭'은.. 인가가 제목. 
인도도 좋고 간 까닭도 궁금하다 재미로 보자.. 하며 밥 한숟갈 밀어넣고
화면을 보는데,
본지 오분쯤 지났나.. 아직 별 내용이 펼쳐지지도 않았다. 예지라는 아이가
15? 16? 나이에 왜 인도로 유학와서 부모님도 아닌 홈스테이를 하면서
생활하는지, 어떤 동기인지 어떤 생활인지 제대로 보지도 않은 시작 후 오분.
밥은 몇 숟갈 빨리 빨리 밀어넣은 관계로 두세 숟갈 남은 시점..
왈칵. 눈물이 솓구친다. 나에게 묻는다. '왜? 왜우니? '
몰라. 눈물이 마구 나고 가슴이 먹먹해져서 눈물 나온김에 펑펑 운다.. 밥 몇숟갈 남겨두고..
아마도,
인도인것. (??) 아마도,
인도 길거리의 지저분하고 차도 다니고 염소도 다니고 소도 다니고 자전거를 끌고 가는 지저분한 아저씨.. 열악한 환경, 지나가는 동네 인도 사람들이 모두 미소를 띄고 손 흔들어 인사해 준다는 이상은의 멘트?, 미소 띄고 지나가는 교복입은 소녀들? 음료수 파는 아저씨? 아침 홈스테이 아주머니가 깨워주고 신선해 보이는 토마토를 썰어 볶아 도시락을 싸주며 적게 먹는 예지를 위해 빵을 몰래 하나 더 끼워넣는다는 풍경? 평화 운영회? 인가를 이끌어가는, 야채들이 자신의 친구라는 채식주의자 홈스테이 아저씨?
모르겠다. 내 속에는, 도시 생활, 경쟁해야 하고, 무시 받기 싫고, 예의 없는 타인 때문에 신경에 날이 서야 하고, 손해 보기 싫고, 매너가 없는게 뭔지도 모르고 막 말하는 사람들과, 어떤이의 사랑도 돈없이는 안된다는, 그들의 사랑은 돈때문이라는 대화를 나누는 주변 사람들.. 이 모든 것들이, 이 모든 것이 염증처럼 문득 올라오는 것 같다. 평상시에는 시니컬하게 인정하고
어쩌면 더 당연한척 하며 살아가지만, 인간의 욕망, 이기심, 어두운 부분들이 순간적으로
문득 문득 살면서 이렇게 울컥, 나를 슬프게 만든다.
저런 어쩌면 인간스러운 냄새를 풍기는 풍경과 표정들을 보며, 가난이 영혼을 진정 피폐하게
만드는 건지, 어쩌면 모두 가난한것은 여유를 가져오는 지도 모른다고, 상대적인 가난이
인간을 피폐하게 만드는 건 아닌지..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리고 슬프고 짠해서 눈물이
난다. 사람이라는 존재에 대해..
아무리 발전해도 채워지지 않는 욕망으로 계속해서 서로 욕심내서 시기하고 헐뜯고
그런 삶이 때론 버겁고 무섭고 싫다. 그러면서도 나는 그것을 벗어날 수 없는 인간이다.
누가 뭐라고 해도 어쩔 수 없다. 그래서 나도 이런 곳에나 혼자 중얼거리지 누구에게
누구를 뭐라고 할 수도 없다. 모두 이해한다.. 
사람으로 태어난다는 것 자체가 고행이니.. 살면서 끊임없이 잠시의 행복과 쾌락 그 뒤의 평온함이면 다행이지 그 뒤의 고통.  
이렇게 생각하고 끄적거리고 난 뒤에도 다시 쳇바퀴로 돌아가 서로 간의 대화와 행동 사이에서
의식을 하고 사는 하루 하루로 다시 돌아간다.  
 

밥은 남았고 눈물이 펑펑나서 식사 진행을 못하겠으니, 안되겠다 싶어
다른 다큐를 열었다. 제목은 '0.01초 승부의 세계'인가? 주식인가? 이런거 보면 다시
마음이 냉정을 찾으며 식사하겠군 (아까 맨처음 이런 거 보면 체할 꺼라고 말했던거 누구냐? ;;)
하며 연다. 근데 주식 아니네 승마 아니 경마의 세계이군. 다운받다가
경마의 세계인거 알고 조금만 봐야지 하며 반도 다운 안받고 멈춤 했던 거라
한 십오분되는 부분을 봤다. 말이 사람에 대한 애정이 많군. 말과 애무도 해야 하는 거군..
하며 다시 차분해진 마음으로 식사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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