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머리 날까? 나는 요즘 가끔 손가락끝으로 그 허연 곳을 집고는
'머리는 난다 머리 날꺼다 난 나를 믿는다 그럼 나고말고.' 혼자 중얼거린다.
근데 사실 더 넓어지고 있는 것 같아 무섭다.
신경쓰지 않으면 난다고는 하지만, 난 이런 원형탈모 있는 사람치고는
혹은 여인치고는 정말 신경쓰지 않고 지냈다.
처음있는 일도 아니고 그렇게 신경쓰지 않으면 언젠가 나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저건. 발생한지 어느덧 일년째다. 그렇다면 이건
불안한 것이다.
그래. 머리 좀 빠진다고 죽겠냐 싶겠지만.
죽지는 않는다, 물론. 그렇지만 머리가 빠져 모양새가 보기 흉해지면
-나는 화장하거나 옷입을 때 빼고는 거울 보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별로 좋지도 않은데 확인할 필요 있을까 말이다 그냥 뭐 뭍은 것 없나
확인하고 그다지 자주 보고 싶지 않다. 그냥 막 차려입고 나섰을때
그때 만족스러운 그대로 그냥 아마 나는 아까 집 나섰을 때 그 모양으로
괜찮을 것이다 하고 착각하는 게 마음 편하다-
아마 사람 만나는 것을 피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렇게 그런 생활을 반복하다가 아마 밖에서 활발히 지내지 않으니 우울해 질 것이다. 그러면.
살고 싶어지지 않을 지도 모른다. 따라서, 머리가 빠지는 것은
심각한 일이다.
나는 아직 해보고 싶은 것도 많고 더 즐겁게 살아가고 싶은 사람이다.
머리. 빠지면 안된다. 스트레스 받지 말고. 나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