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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비록 - 역사를 경계하여 미래를 대비하라
류성룡 지음, 오세진 외 역해 / 홍익출판미디어그룹 / 2020년 11월
평점 :
한국사람임에도 학교를 졸업한지 오래되어 가다보니 공부에 대한 상식들이 희미해진다. 임진왜란이 일어난 해도 가물가물해질 정도니 말이다. 임진왜란은 1592년 당시 일본의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명령으로 일본이 우리나라를 침입한 전란이다. 이 시기의 이순신장군이나 권율장군의 이야기가 잘 알려져 있지만 류성룡이라는 신하의 이야기가 없었다면 우리는 이토록 자세한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의 이야기를 잘 몰랐을 것 같다. 류성룡의 징비록을 이제야 읽어본다.
홍익출판사의 징비록을 권하고 싶은것은 징비록 더 깊이 읽기라는 코너가 있어서 당시의 우리나라의 역사를 더 깊이있게 알 수 있다는 점이다. 그리하여 조선 초기의 세종때부터 성종까지 신하였던 신숙주가 젊은날 일본을 돌아보고 쓴 해동제국기 같은 책으로 일본이 당시 류큐(지금의 오키나와)국의 중세사를 오히려 우리나라 책으로 공부하고 있다는 사실과 류성룡도 징비록에서 언급하였고 쓰시마섬(대마도)에 대한 이야기도 알 수 있었다는 사실을 이 깊이 읽기를 통해서 알 수 있었다. 역시 역사라는 것은 이렇게 문서로 남아있어서 150년후의 류성룡도 2020년의 우리도 읽고 각자가 느끼고 공부할 수 있다는 것은 행운이다.
일본을 통일하고 왕의 자리에 오른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소 요시토시를 통해 끈질기게 조선의 통신사 파견을 요청한다 늘 일본만 사절단을 보냈다면서 말이다. 당시 조선은 명나라 만력제에 충성을 다지고 공물을 주며 예를 다하는 중이었고 일본은 중국과 조선에 굽신거려야 하는 존재였는데 도요토미 천하에서는 조선을 우습게 보는 일들이 만연해지고 있었다. 통신사를 다녀온 황윤길과 김성일은 황윤길은 일본을 조심해야 한다고 직언했고 김성일은 오히려 일본에서 일본의 태도를 꾸짖고 왔음에도 나라에 근심을 주기 싫어서인지 그런 징후는 없었다고 혼란을 일으키지 않으려는 발언을 한다. 하지만 그로부터 일년도 되지 않아 임진왜란이 일어났고 전쟁의 중심에 서는 도체찰사에 임명된 류성룡이 날짜별로 아주 자세하게 수집한 임진왜란의 시시때때를 기록함으로서 우리는 이때의 급박하게 돌아가던 정세와 전투의 향방 그리고 임금의 피난까지 모든것을 자세히 알 수 있었다.
진관제도를 주장한 류성룡의 혜안이나 여러가지 혜안에 감탄하면서 말이다. 어렵지 않게 번역한 징비록은 청소년부터 성인까지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읽었으면 좋겠다. 교과서로 피상적으로 배웠던 임진왜란을 아주 가깝게 여기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그때 배운 그 역사가 바로 이 말이었구나 나름대로 무릎을 치면서 말이다. 이 책 징비록의 말미에는 부록으로 연표가 있는데 류성룡 개인의 역사와 임진왜란의 역사가 교차로 나열되어 있어서 더욱 이 책을 읽고 난 뒤 정리할 수 있어서 좋았다. 이름도 모르게 지나칠 수 있었던 수많은 임진왜란중에 전쟁에 임했던 사람들의 이름이 뒤에 많이 나열되어 있어서 숙연해졌다. 우리가 우리의 역사를 몰라서는 안될 일이다. 코로나로 힘든 나날이지만 독서라도 해보면서 이겨내면 어떨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