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의 남자 1 - 조선판 로미오와 줄리엣
이용연 지음, 김정민 기획, 조정주.김욱 원작 / 페이퍼스토리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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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의 남자는 최종병기 활을 보고 사극에 관심이 많아져서 보기 시작한 드라마였다. 문채원이 연기하는 수양대군의 딸인 '세령'때문에 보기 시작한 것이었지만 이내 드라마에도 빠져들었다. 하지만 시간 관계상 드문드문 볼 수 밖에 없었고 첫 시작부분을 거의 보지 못했기 때문에 궁금하던 차에 공주의 남자- 소설판이 등장했다. 시나리오식으로 편집이 되면 독자들도 불편하기 때문에 드라마의 내용을 거의 다 넣은 채로 소설화한 것이다. 덕분에 처음 부분의 궁금증도 해소되었고 드라마의 장면들이 떠올라서 정말 재미있게 읽어나갈 수 있었다. 이제 소설의 2권을 애타게 기다릴 정도이다.

계유정란(1453년) 이라는 비극적인 한국사를 배경으로 문종의 딸인 '경혜공주'와 그녀의 남동생이자 열세살의 어린 나이로 등극한 '단종'과 단종의 아버지인 병약했던 '문종'을 아니 그 전부터 왕가를 보좌하고 보호했던 백두산의 호랑이라고 불리울 정도로 용맹한 무인이자 문인인 '김종서'와 아버지의 뜻을 이어 단종과 그의 누이를 보호하려는 그의 아들인 승규와 승유 형제의 이야기와 수양대군을 부추기고 보좌했던 한명회와 수양대군과 계유정란을 겪으며 실제로 행방불명 되었다는 그의 딸인 '세령'의 이야기가 그야말로 역사속에 진실로 있었던 이야기처럼 얽히고 설켜간다.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연상시킬 정도로 비극적인 가문의 갈등 속에서 이 두 청춘남녀의 사랑과 이별은 어떻게 흘러갈 것인가. 어떻게 안타까울 것인가..

소설은 두 사람의 운명적인 사랑(공주 대신 세령이 공주의 행세를 하게 된 작은 장난에서부터 시작된)과 헤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과 계유정란을 적절하게 혼합하며 잘 그려내고 있다. 애초에 한 작가의 말에서 시작되어 기획을 하는 PD 와 작가들이 힘을 합쳐서 '공주의 남자'를 만들어 낸 것이라서 그런지 더욱 흥미롭고 뭐랄까 용두사미로 흐를 것 같지 않다. 짜임새가 있고 전개와 복선과 결말이 아주 적당할 것 같다. 1권에서 죽음을 맞이한 김종서(역사속에서 알려진대로 철퇴를 맞는다.)와 그의 장남 승규의 죽음이 너무나 불쌍하고 장엄하다. 가까스로 목숨을 부지한 승유와 이 모든 비극을 만든 수양대군과 그의 딸인 세령의 이야기가 너무나 궁금해진다.

사실 그 뒤로는 드라마를 볼 시간이 없어서 2권의 내용을 기다리며 승유는 어떻게 도망을 다닐 것인지 세령과는 어떤 만남을 이어갈지 세령을 사랑하는 죽마고우인 신면(신숙주의 아들로 나온다)과는 어떻게 될지 경혜공주와 그녀의 부마이자 승유의 친구인 정종의 이야기는 또 어떻게 될지 속히 읽고 싶은 마음뿐이다. 재미로는 별 다섯개를 주고 싶지만 아무래도 문학적인 면에서는 점수를 주기가 어려워서 별점 넷을 주고 싶다. 2권은 언제 나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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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의 거짓말 - 비올 때 우산을 빼앗아가는 은행의 냉혹한 금융논리
김영기.김영필 지음 / 홍익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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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의 거짓말을 흥미있게 읽었다. 전직창구직원으로서 직접 경험했기에 알 수 있는 것들과 다소 과대적인 내용들도 있었던 것으로 생각이 되어지지만 전반적으로는 기자들이 쓴 글이기에 정확한 것 같았다. 단골이 되기 위해서 주거래고객에게 많은 혜택을 주는 것처럼 광고하지만 실제적으로 VIP룸이라든지 PB고객에게 더 정성을 쏟는 것은 사실이다. VIP라고 일컬어지는 고객들이 내점하면 VIP룸에서 한껏 미소로 응대하고 각종 서비스와 선물도 두둑하게 챙겨준다. 10~20년 장기적으로 거래를 하더라도 은행잔고가 별로 없는 입출금손님이거나 소액적금 고객들에게는 그 혜택이 돌아가지 않는 것은 사실이다. 가계대출이나 신용대출도 일반고객에게서 고금리의 대출금리를 받으면서 아파트단체대출이나 대기업에 대한 대출은 저금리로 끌어온다는 것은 결국 일반서민고객에게서 받은 충성을 VIP나 더 덩치가 큰 고객에게 내어주는 식이라 참 불공평하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일 것이다. 하지만 실제 은행에서는 소액고객에게도 높은창구에서는 최선을 다한다. 모든 손님에게 일어서서 응대를 하려고 노력하며 모두에게 친절하게 하라는 CS를 매일 실시했었다. 그런 은행 직원 모두의 노력들도 있건만 이 책에서는 그런 내용들은 들어있지 않다. 객관적으로 보이고 다소 공격적인 글투가 엿보인다.  

 


 하지만 신용카드의 불편한 진실같은 면이 돋보인다. 이제 퇴직한지 오래되어 나도 몰랐던 신용카드의 함정들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 그 중에서는 선할인 카드의 진실이나 리볼빙 서비스의 진실들이 들어있다. 나도 모르게 한통의 친절한 전화로 무장한 리볼빙 서비스는 시작되었지만 혹시라도 연체가 되는 날에는 리볼빙이 자동으로 실시되어 그것도 연체이자처럼 작동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리볼빙 서비스를 해지해야 겠다. 나도 예금에 가입해 보지만 요즘은 은행의 상품들이 뭐가 그리 복잡한지 단서가 많은지 예전에는 그렇지 않았었다. 정직하게 고시된 금리를 주었었는데 지금은 꼼꼼히 가입시 따져봐야 한다. 해지할때 고객이 이러이러한 사항을 지키지 않아서 이 금리를 드리지 못합니다라는 말을 듣지 않도록 말이다. 확실히 은행은 이제부터라도 모든 고객에게 도덕적인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복잡한 상품대신 바로 알 수 있는 상품과 선입선출법이라는 것도 확실히 고지를 해주어야 할 것이다. 한달은 넘게 예치가 되어야 입출금 상품도 3프로가 넘는 금리를 준다는 것인데 선입선출법으로 하면 그 금리를 받기는 커녕 0.1프로의 금리만 받게 되는 것이다. 월급을 받는 가정들이 그 월급을 다 쓰는데는 평균 17일이 걸린다고 하니 입출금 통장의 비밀인 셈이다. 이 모든 것을 고객들도 모두 따져서 가입해야 할 형편이니 화가 날만도 하다. 나도 몰랐던 은행의 불편한 진실을 여럿 알게 되었으니 앞으로는 객장에서 신규를 할때에 더욱 확인에 확인을 거듭해야 겠다. 고객들도 똑똑해져야 한다.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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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 아리가또, 땡큐 - 포복절도, 유쾌상쾌 일본에서 만난 나의 행운의 친구들!
유석규 지음 / 큰나무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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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을 졸업하고 바로 은행에 취업이 되어서 물론 재미도 있었고 동료애도 있었지만 월의 중순부터 월말까지 이어지는 점심식사도 거의 제대로 못하게 되는 일과 마감후의 일들 그리고 상사의 부당한 대우등에 시달리며 그 와중에 결혼과 출산까지 이어지게 되면서 그냥 십오년이란 세월이 훌쩍 지나가 버렸다. 퇴직도 하고 아이들도 어느 정도 커서 사는 것이 조금 수월해지자 그동안 운동을 하지 않고 살았던 결과들이 하나하나 나타나 내 몸을 괴롭히고 있다. 이런 상태에서 유일한 위안들은 아이들을 웃게 하는 나의 노력과 그러한 나의 모습과 웃는 아이들의 모습, 맛있게 된 요리를(어쩌다?) 잘먹고 힘내려는 남편의 모습을 볼 때와 월급받을 때, 하하하 가족들이 화목하게 웃을때, 예배드리러 갈 때 그리고 아이들이 학교나 유치원에 간 사이의 혼자만의 시간과 휴식 독서 컴퓨터 뭐 그런 시간들이다. 또 하나 책을 통해서 하는 간접경험이다. 이 책은 그런 점에서 충실한 책이었다.

일본으로 유학을 가서 일본어를 어느 정도 하게 되자 자신이 다녔던 일본의 학교에서 번역일을 맡아 하게 되고 선생님 비슷한 급으로 대우받기도 하고 그 모든 과정을 통해서 알게 된 여러나라의 친구들의 이야기. 가 바로 이 책의 내용이다. 그런데 영화로 만들어도 될 정도로 다양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숨어 있다. 두시간동안 쉬지 않고 뚝딱 읽어버린 책이다. 우석규란 사람 자체가 겪은 이야기들이기 때문에 실화이기 때문에 글솜씨가 있든 없든 재치가 넘치고 흥미진진했었다. 살면서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과 다양한 성격의 사람들을 다 겪어보고 부대끼며 살 수 있을까? 그런 점에서 저자의 경험들이 너무나 소중하다는 사실을 저절로 깨닫게 되고 부럽다는 말밖에는 할 수 없다. 대신 평탄한 삶을 희생하며 포기했을 가능성이 높다. 자기의 자리에서 꼼작도 않고 살아온 사람에게는 그저 영화나 드라마의 일들처럼 느껴질 뿐이다.

케냐의 마라토너인 마야카, 스리랑카의 고타베야, 억울한 도둑의 누명을 썼지만 결국 해당 학교 선생님의 도움으로 누명을 벗고 오히려 마트에 취업이 된 스리랑카의 아가씨 사만티카, 그 때 마트에서 누명을 벗는데 도움을 주고 물심양면으로 유학생들을 도왔던 토요시마 선생님, 보고싶은 친구 대만인 리짱, 차갑고 잔소리 많은 선생님이었지만 누구보다 외롭고 여린 오오키 선생님의 자살미수사건, 이란인 어깨들의 두목이었지만 저자에게는 부드러웠던 이란인 지미, 일본인에게 맞고 살았던 외국인 에미상, A군에게 동성의 스토커를 당했던 경험, 요르단의 왕자와 먼 친척인 돈이면 다 되는 줄 아는 자빌의 이야기 등 모든 이야기들이 하나라도 경험하기 힘든 내용들이라 신기했고 때로는 킥킥 웃으며 재미있게 읽었다. 이만하면 간접경험은 충분히 잘 한 셈이다. 덕분에 즐거운 독서의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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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그 녀석
한차현 지음 / 열림원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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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생 한차현의 나이는 우리나라 나이로 42세이며 다른 사람은 비교하기가 어려우므로 연예인의 예를 들자면 이병헌이나 김혜수 그리고 내 남편의 나이와 같은 나이이다. 어쨌거나 90년대 학번들은 90~ 94학번까지는 통하는 것이 있을게다. 서태지의 난알아요가 엄청난 히트를 기록했고 김건모가 나왔으며 실로 가요계의 전성기를 맞이했었다. 그 뒤로는 쭈욱 음반도 안 팔리는 불경기를 맞이했지만. 한차현의 소설에서 알려주는대로 학생운동권의 존재는 미미해져갔고 임종석씨가 10년형을 받고 도망다닐때가 바로 90년대초이다. 이 소설은 불편한 진실일수도 있다. 그 시대에 대학생이 아닌 사람들은 그럼 뭔가. 그냥 작가가 한번쯤은 자신의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고 해두고 싶다. 요즘 인기있는 소설을 쓰는 이재익씨가 '압구정 소년들'을 쓴 것처럼 그렇게 같은 시기의 추억을 공유하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소소하게 뭔가를 느껴볼 수 있고 추억에 잠길 수 있는... 


 
92학번이어야 하지만 93학번인 나는 그 시절을 오롯이 다시 느껴볼 수 있어서 재미있게 읽었다. 이십대 중에서 90년대의 화려했던 시절을 알아보고 싶은 사람들이나 우리 같은 30대 후반의 이제 중년으로 접어들어갈 청년들에게 같은 감성을 선물할 책이다. 저자인 한차현씨가 그대로 책에 주인공으로 등장하며 그의 첫사랑과 끝사랑의 이야기까지 젊은 시절 사랑과 앞으로 무엇을 해야할까 쓸데없이 술을 먹으며 다음날 강의를 숱하게 빼먹으며 어머니의 속을 끓이고 게으름의 정점을 달했던 그 시절의 대학생들에 대한 향수(?)를 다시금 느껴보았다. 90년대 중반을 지나 후반으로 갈수록 대학시절부터 치열하다는데 우리 시대는 좀 더 낭만을 추구했던 것 같다. 한차현이 연상을 사랑하고 군대를 가고 자신을 바라보는 은원을 만나고 은원과 다투기도 하고 은원의 자리를 위협하는 정민이란 당돌한 후배를 만나기도 하고 그 가운데에 90학번이 겪었던 시대의 흐름을 사회문화정치적으로 토막적으로라도 끌어내고 있어서 그 시대를 정리해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술술 읽히고 재미있었고 결말이 좋으면 다 좋다라고 생각하는지라 결말의 작은 반전도 재미있었다. 하지만 다른 세대의 사람들은 공감하기 어려울 수도 있겠다. 그것이 이 소설의 한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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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 외로울 때는 시를 읽으렴 2 : 사랑 편 -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하지만 늘 외롭다고 말하는 당신에게 주고 싶은 시 90편 딸아, 외로울 때는 시를 읽으렴 2
신현림 엮음 / 걷는나무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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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가 되가는 딸을 보고 있으니 나의 어린 시절 모습이 떠오릅니다. 속으로 반항도 많았던 시절, 성경귀절 하나, 시 한구절에도 가슴을 치며 그 절절함을 느꼈건만 지금은 어떤 글을 읽어도 그저 무덤덤할 때가 많아졌다는 사실이 서글픕니다. 이제 사춘기를 본격적으로 맞이할 딸을 위해서 이 시집모음집을 먼저 읽어봅니다. 우리나라의 유명한 신현림 시인이 모음한 시들인데 한국시와 외국시가 섞여 있어서 예전에 라이나 마리아 릴케와 유치환의 시를 함께 읽었던 시절이 새록새록 생각이 나면서 혼자만의 성숙한 시 감상을 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여러사람들에게 알려진 애송시도 물론 많지만 신현림 시인이 찾아낸 희귀하면서도 아름다운 시 구절에 잠시 넋을 빼앗깁니다. 예전같으면 스크랩을 하거나 모았을 것이지만 이렇게 시집 한권에 묶여서 나오니 너무 좋습니다. 이 책은 사랑을 막 시작한 이십대의 딸이나 부부가 된 딸에게 너무나 좋을 시집입니다. 물론 십대에게도 좋겠지만요. 오래된 노부부가 손을 잡고 가는 장면이 가장 아름답다는 그레타 가르보의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약간의 권태기인 부부관계에 친구같으면 어때, 남매같으면 어때 하는 생각이 들게 해서 속이 시원해졌습니다. 손을 잡아주고 나를 이해해 줄 수 있는 것은 지금의 남편뿐이라는 것을 어떨땐 원수가 따로없다 싸우더라도 말입니다. 그런 내용의 여러 시들이 나의 실생활의 모습과 접목이 되면서 때로는 너무나 공감이 되고 때로는 호탕하게 웃으며 읽을 수 있었습니다. 시가 이렇게 재미있는 시간을 제공할 줄 몰랐습니다.

거의 90편의 시와 거의 다른 시인들이 나와 주어서 그리 두껍지 않음에도 알차고 꽉찬 느낌이 듭니다. 그리고 부부나 연애감정만 노래한 것이 이란 부모에 대한 정과 사랑 일상생활 속에서 느껴지는 감정들을 노래한 시들도 많습니다. 무엇보다 처음 읽음에도 마치 알고 있었던 글귀처럼 착 귀에 다가오는 시들이 많습니다.'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스크랩을 꼭 해두고 싶었던 이 시도 있어서 너무나 반가웠구요 '입맞춤 천 번 만 번 해도 싫증나지 않으리' 라는 바이런의 낭만적인 시도 이래서 낭만파 시인이라고 하는구나 그 시대와 그들의 열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대에게 물 한잔          - 박철

우리가 기쁜 일이 한두 가지이겠냐마는
그중의 제일은
맑은 물 한잔 마시는 일
맑은 물 한잔 따라 주는 일
그리고
당신의 얼굴을 바라보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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