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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괜찮으세요? - 32명의 3학년 아이들과, 한 마리의 토끼, 한 명의 노총각 선생님이 벌이는 우당탕 리얼 교실 스토리
필립 던 지음 / 사이 / 2011년 8월
평점 :
아 정말 귀엽고 재미있는 책이다. 선생님, 우리들의 선생님. 노총각 선생님 필립 던이 전해주는 그 반 아이들의 천사들의 합창. 읽으면서
내내 미소를 지으며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세상의 두려움, 어려움도 잠시 잊을만큼 순수한 아이들의 세계에 깜박 졸았던 것처럼 푹 빠져서 단숨에
읽어내려갔다.
요즘 학교폭력이 정말 심각한 문제이다. 교사들은 아이들이 싸우며 크는 거라고 스스로 안위하며 쉬쉬 덮어버리는 일들이 있다고 한다. 이제는
학급당 학생수가 그렇게 많지도 않은데 '제 2의 부모'라는 선생님들은- 물론 좋은 선생님들도 많지만- 왜 각성을 하지 않는 것일까. 그저 그렇게
한달만 채우고 월급을 받아가는 현실적인 교사들도 상당수라고 한다. 얼마전 EBS에서 <선생님이 달라졌어요> 라는 다큐멘터리 방송을
보고 그곳에서 자신의 잘못을 깨우치고 아이들과 벽을 쌓았던 선생님들의 회환의 눈물을 보며 나 역시 눈물지었다. 선생님들은 초심을 잃지 말고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
우리 나라의 2학년에 해당하는 아이들을 돌보다시피 하는 선생님. 아이들의 손가락에 일어난 손거스러미를 떼어주고 어떤 아이가 껌을 씹지 않고
가만히 물고만 있어도 귀신같이 알아내고 생일 축하 노래를 지금까지 657번 불렀다는 선생님. 벨벳 토끼 인형과 보물섬은 하도 읽어서 책장이
나달나달하고 한 아이가 생일파티 이야기를하고 다른 아이가 파자마파티 이야기를 하고 또 한 아이는 어젯밤에 위세척을 했다는 얘기를 한꺼번에 해도
다 알아듣는 경지에 이르렀다는 선생님. 아이들을 맡아서 여러가지를 다 하다보니 맥가이버처럼 만능인간이 되어버린 선생님. 목수도 되었다가 의사도
되었다가 하는 멋진 선생님이다.
일부의 영재교실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특유의 유머감각으로 우회적으로 꼬집기도 한다. 아이들에게 좋은 자료와 책을 전해주기 위해서 어느 가라지
세일에서는 다른 여자 선생님과 엄청난 눈치게임을 하며 경쟁을 치열하게 했지만 결국은 그 여자가 허무하게도 다 쓸어가 버린 일화등을 읽으며
킬킬거리지 않을 수 없다. 정말 재미있는 책이다. 마음이 울적한 사람들이 이 책을 읽으면 참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