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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33 - 세상을 울린 칠레 광부 33인의 위대한 희망
조나단 프랭클린 지음, 이원경 옮김, 유영만 해설 / 월드김영사 / 2011년 2월
평점 :
품절
The 33. 33인. 작년이었던 2010년에 일어난 칠레에서의 두번째 악몽이자 재난이었던 광부 33인의 이야기를 거의 모두 알 것이다.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고 그들이 17일째까지도 모두 살아있다는 메모를 받은 소식은 우리를 흥분시켰었다. 그리고 69일째 되는 날 드디어 작은 캡슐을 타고 올라온 그 날, 세계인은 뉴스를 보고 환호를 지르는 사람도 있었고 우리나라처럼 그런 일에 조용한 나라라 할지라도 가족끼리 진심으로 정말 잘 됐다고 기뻐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기네스북에도 오르게 된 세계 최초로 지하 700미터의 공간에서 69일이나 생존할 수 있었는지 정말 기적같은 일들을 사람들은 낱낱이 알고 싶어했다. 나 역시도 말이다. 그 당시 자원봉사자 신분으로 가까이에서 모든 것을 지켜본 저널리스트인 조나단 프랭클린의 이 저서는 그 궁금증을 어느 정도는 해소시킨다. 물론 그 곳에서 150페이지 분량의 모든 기록을 남긴 빅토르 세고비아의 글이 출간된다면 더 자세한 이야기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약간의 마약까지도 즐겼던 일주일은 열심히 일하고 일주일은 흥청망청 쓰기도 했던(물론 모범적인 가장들도 다수 있었을 것이다.) 그들 광부들에게 닥친 시련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상상하기도 싫은 그런 일이었으리라. 하지만 강인한 그들은 견뎌냈고 리더를 뽑았으며 모든 일을 다수결로 결정했고 음식을 아껴 먹었으며 당시 장정 33인이 달랑 이틀 먹을 수 있었던 비축분을 17일 동안 쪼개고 쪼개 먹으며 버텼는데 리더가 정한 규칙을 잘 따른 모든 이들의 승리였다. 물에 대한 사실도 책에 자세히 적혀 있다. 모든 어려움을 뒤로 하고 그래도 비교적 건강하게 버틴 것은 정말 신의 기적이었다고 밖에 할 수 없었을 것 같다. 그들 중에 신앙심이 깊은 호세 엔리케스 덕분에 매일 오후 1시에 모여 기도와 예배를 드렸고 세풀베다 덕분에 웃었으며 차분한 베테랑 십장인 우르수스의 조용한 리더십도 많은 사람들을 흥분하지 않게 했으리라. 시로서 공포를 달랬던 빅토르 사모라는 놀랄 만한 시에 대한 재능을 드러냈다고 한다.
또한 모든 장비와 인력과 힘과 시간과의 싸움에서 이겨 나간 칠레 정부와 소방구조대원들, 시추를 하고 운전을 했던 사람들, 광부들과 연락이 된 후에 모든 음식과 약과 심리적인 지원까지 아낌없이 되었던 사실이 놀라웠고 감동을 주었다. 그들을 찾아내고 끝내 끌어올리기까지의 그들의 노력도 이 책의 한 축을 이룬다. 그 과정은 책에 낱낱이 기록되어 있다. 서평은 아주 간단히 줄였을 뿐이고 역시 책을 제대로 읽어야 이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정말로 인간은 긴급한 상황에서는 놀라운 정신력과 힘을 발휘한다. 광부 33인이 아닌 마치 신이 함께 있어 34인이라고 불렀던 그들 자신들의 강인함과 위기대처력과 조직화된 모든 일들이 그들을 살렸다고 생각한다. 정말 인간이어서 아름다운 일들이었다. 그들의 현재는 어떤지 그것도 궁금하기 그지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