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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그림은 특별해 ㅣ 벨 이마주 79
피터 카탈라노토 글.그림, 유영록 옮김 / 중앙출판사(중앙미디어) / 2006년 12월
평점 :
절판
에밀리의 그림을 가차없이 평가해 버린 책 속 교장선생님의 어머니를 보면
우리 어른들이 아이들의 마음 표현에 얼마나 많은 상처를 주고 그 한계를 임의로 가치지기 하는지 알 수 있다.
에밀리는 생각한대로 표현할 줄 아는, 훌륭한 재능을 가진 아이다.
아침에 분주한 엄마를 식탁 옆 4명으로 표현하는 건, 보이는 것을 그대로 표현할 줄 아는 관찰력이고
자기와 단짝 친구를 자신과 똑같은 쌍둥이로 표현하는 것도
너무나 착한 선생님의 모습에 날개를 달아주는 것도,
귀가 긴 강아지를 그리는 것도 에밀리에겐 보이는 것과 생각하는 것 그대로를 표현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단지 토끼인줄 알고 칭찬했다가 자기가 너무나 싫어하는 강아지이기에
잘 그린 그림을 뽑는 심사에서 에밀리의 그림을 탈락시킨 어른.
그림은 자신의 생각과 느낌, 기분과 감정, 보이는 것 그대로를 자신의 방식으로 표현하는,
답이 없는 자기 분출의 하나이다.
아이들이 생각한대로, 느낀대로, 자신의 방식과 자신의 터치로 그림을 그려 놓으면
어른들은 그것을 어른들의 잣대로 평가하기 바쁘다.
에밀리 역시 실망하고 상처받은 나머지 다시는 그림을 그리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자신의 그림을 운동장 한켠에 묻어버린다...
그리고 시작된 열병같은 마음앓이....
딱히 이유없이 열이 오르고 머리가 아픈 에밀리는 어쩌면 자신을 판단하고 거부하는 세상을 처음 대면한
어려움과 충격을 겪고 있는 것일 수도 있겠다 싶었다.
하지만 에밀리의 그림이 최고라고 말하며 공룡을 그려달라고 곁에 와준 친구는
에밀리의 표현 그대로를 인정해 주고 기대하고 칭찬한다.
에밀리는 결국 친구에게 그림을 그려주며 자신 스스로 자신의 표현과 그림을 다시 찾아가게 된다.
다른 사람의 평가에 의해 상을 받고 안받고에 휘둘리지 않고
내가 좋아서, 내가 보는 대로 그렇게 표현하는 것이 결국 최고의 것이구나...깨달은 아이처럼.
정답이 없이 표현되는 그림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그림 그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감상하는 사람의 마음인 것 같다.
아이의 눈으로 그 마음을 느낄 수 있는 사람은
쉽게 어떤 규정된 틀 안에 아이들의 그림을 가둬둘 순 없다.
모든 아이들의 그림은 본인에겐, 그리고 그것을 좋아하는 이들에겐 정말 특별하니까...
특별히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아이들은
어쩔 수 없이 자신의 그림에 대한 평가에 민감할 수 밖에 없다.
혹시 누가 이상하다고 말할까봐, 잘 못그렸다고 말할까봐, 좋아하지 않을까봐
노심초사하며 자신의 그림을 내어보였을 때,
그것이 정답 없는 자기 표현의 발로라면
이 세상 최고의 찬사로 그림에 화답해 주기를 바란다.
"네 그림은 최고로 특별해!!!" 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