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혼 - Fighter
영화
평점 :
상영종료


평일 밤에 아이들과 극장 나들이 

순전히 H 덕분이다.
작년부터 주말 밤마다 라디오로 별밤을 열심히 듣고 문자도 보내고 그러더니 영화표 4매를 선물로 받았다.
친구들과 본다고 고이고이 모셔 놓았다가, 어제 생일을 맞아 가족들에게 큰 인심을 썼다.
그리하여 급하게 결정된 가족 영화 관람.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기 때문에 고른 영화. 
기억이 맞다면 아이들과 함께 본 최초의 한국 영화가 되지 않을까 싶다.  

 

제목은 왜 투혼? 

감동적인 야구 영화를 기대하고 갔는데 야구 스토리는 좀 약했고
나중엔 일일 드라마에 나올 법한 가족 드라마로 끝을 냈다.
물론 주인공 중의 한 사람이, 그것도 아이들의 엄마가 죽는 이야기는 우리 아이들에겐 충격적이었던지
큰 아이는 눈물을 뚝뚝 흘리며 몰입해 봤단다. 

한때 전설의 투수였지만 지금은 슬럼프를 겪으며 각종 구설수에 올라 매일 아내 속을 끓게 하는 남자가
아내의 죽음을 앞두고 변화하는 모습과 마지막 투혼을 불살라 마운드에 서서 선수로서 명예를 되찾고
가족 안에서도 아빠로서의 위치를 찾아가는...가족 영화의 전형적인 스토리다. 

초반엔 재미있는 장면들이 많았는데 사투리 대사 리스닝에 약한 나는 상당부분 내용을 듣지 못했다.ㅋㅋ
지난번에 <써니>를 봤을 때도 사투리 나오는 부분은 거의 듣지 못했는데, 이건 병 수준이다.
어쨌거나 김주혁과 김선아의 부산 사투리는 그나마 약한 편이었어서 다행이었다. 
안그랬음 둘의 대화 내용을 거의 못 듣는 불상사가 생겼을지도.

 

배우는 역시 연기를 잘 하고 봐야... 

<여인의 향기>의 여운이 가시질 않았는지...
마치 7개월 하루 째 살던 연재가 본부장님과 헤어지고는 잘 나가는 투수랑 결혼해서 갑자기 애가 둘이 되었는데
담낭암인 줄 알았던 병이 췌장암이었고 그래서 13년 15일째 죽게 된 이야기 같았다.^^ 
연재는 너무나 말라서 안쓰러웠는데 <투혼> 속의 유란은 예뻤다. 김선아는 그 정도가 딱 예쁘다. 
예뻐 보인 이유는 또 있는 것 같다. 본부장님과는 아무래도 누나와 동생 같더니만
김주혁 옆에선 뭘 해도 어여쁜 누이 동생 같다고나 할까. 

15세도 아니고 12세도 아니고, 무려 전체 관람가 영화에 결말이 예상되는 평범한 스토리지만
역시 주인공 배우들의 연기가 볼 만하니 다 보고 나서도 뒷맛이 나쁘지 않다.
김주혁이나 김선아는 와! 하는 감탄사를 불러 일으키지는 않지만
자연스러운 드라마적 연기로 사람을 편안하게 몰입하도록 만드는 것 같다.  

난 싹싹하지도 않고 애교도 많지 않은 서울 여자이지만
저렇게 뚝뚝하지만 애교 섞인 마음이 묻어나는 부산 사투리가 좋더라.
특히 김선아가 남편에게 '오빠야~'하는 걸 들으니 그냥 서울말로 '오빠~'하는 것보다 훨씬 
애교스럽고 사랑스럽게 들린다.
 

나오면서...

남편은 김주혁의 투수 연기를 누가 대역했는지를 궁금해 했고,
H양은 김선아가 원래 피부가 저렇게 하얗냐며...ㅋㅋㅋ (역시 외모에 관심 폭발) 
J군은 화장실이 너무 급했지만 엄마가 아파하는 장면이어서 참았다며..
난 글쎄. 왜 영화제목을 <투혼>이라 지었는지 궁금했고,
도대체 왜 남자들은 마누라가 죽거나 아파야 정신을 차리는지..그것도 궁금했다. 

그리고 올 해가 가기 전에 야구 경기장엘 한 번 가야겠다는 생각도^^


댓글(4)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이리시스 2011-10-07 18: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마가 죽는데 가족영화라니! 가족끼리 보기 좋을 것 같다 생각했는데 진짜 가셨군요. 사투리는 제가 가르쳐줄게요. 저 사투리 아니라고 예전에 서울사람한테 막 우겼는데(난 그냥 표준억양이 아닐 뿐이라며) 나더러 "그게 바로 사투리"라고 해서 상처받았잖아요. 뭘 그렇게 꼭 애교 넣어서 "오빠야~"라고 안하거든요. 오빠가 있어야 하든지 말든지.ㅋㅋㅋ

김선아 예뻤어요? 아아, 김주혁이랑은 정말 뭐랄까, 좀 안살아나는 것 같아요. 김주혁은 정말 배우 같지 않아요.ㅠㅠ(안티아님)

책을사랑하는현맘 2011-10-07 19:19   좋아요 0 | URL
김선아 예뻤어요. 말씀하신대로 아마 김주혁 옆이라 더 예뻐 보이지 않았을까..ㅋㅋㅋㅋ
이동욱은 예쁘장하게 생긴데다 젊으니까 가끔 김선아가 누나처럼 보이기도 했는데요..
김주혁은. 뭐랄까. 흠...ㅋㅋㅋ 편안한데 매력적이진 않죠?
(저도 안티아님)

한참 옛날에 부산 여행을 갔다가 길을 물어봤는데 정말이지 하나도 못 알아들었어요.
다시 말해 달라고 하기엔 너무 미안해서 그냥 알아 들은 척 했는데 결국 세 번이나 다른 사람에게 물어야 했어요.ㅎㅎㅎ

잘잘라 2011-10-07 2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저도 울산 처음 왔을때 못알아들어서 '네?' '뭐라구요?'를 달고 살았어요. 같이 일하는 사람이 거의 남자분! 들이다보니 그냥 말해도 저한테는 왠지 화내는것처럼 들려서 항상 긴장했구요. (근데 나중에 보니 여기는 남다분들보다 여자분들이 더 쎈것같아요. 목소리도 쎄고 행동도 쎄고.. 오빠야~ 하는 말소리는 별로 못들어봤어요. 음.. 젊은 연인들 많은 데를 피해다녀서 그런지.. ㅎㅎ

책을사랑하는현맘 2011-10-07 22:43   좋아요 0 | URL
오빠야~이런건 자기 애인들한테나 하겠죠. 들리지 않게..ㅎㅎㅎ
근데 김선아가 오빠야~하는데 애교 섞인 투가 아니었는데도 그 억양 때문에 아주 예뻐 보였어요.

울산에 오래 살면 사투리도 배워지지 않아요?
전 강원도에 산지 4년 밖에 안되었는데도 옆지기가 가끔 저한테 강원도 억양이 나온대요..엄훠나~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