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스릴러로 유명한 빈스 플린의 글에는 고급스러움이 묻어 있었다.읽으면서 내내 감탄했던 것은 여러 인물들이 하나 하나 뚜렷한 색깔을 가지고 있었다.그것은 원피스 작가의 가장 큰 특징이자장점이었는데 빈스 플린도 그러했다.아무래도 읽으면서 잭 리처가 많이 생각난다. 강하고 머리좋은 로보캅 같은?잭 리처는 무대포처럼 우직쾅쾅 마이웨이를 달리는 로보트라면,미치 랩은 인간적이고 감성적이며 독자들과 호흡을 같이 하는 것 같다.독자가 거대한 미로에 갇혀서 헤매고 있을 때,짠 하고 나타나 가이드 해주는 느낌이랄까? 그러니 무조건 믿고 따라갈 수가 있는 셈이다.작가와 독자는 이런식으로 신뢰를 형성해야 한다.사람이 모여 사는 곳이면 어떤 식으로라도 선과 악이 분명 공존하게 되어 있다.어찌나 그 특색을 잘 나타내 주었는지, 테러범 입장에서 이해하며 읽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이 작가 무시무시하네;;;개인적으로 스케일을 크게 다룬 내용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아무리 신경써도 놓치는 부분들이 많기 때문이다.더군다나 익숙치 않은 외국 군사체계를 이해하느라사실 진도도 잘 안나간다.그런데도 이 시리즈를 모으기로 결심한 이유는, 이런 장르를 통해서라도 선진국을 이해하고자 함이다.아무리 픽션이라지만 이런 장르는 어느 정도사실에 근거해서 쓰기 때문에 참고가 많이 된다.여튼 미치 랩의 행보를 기대해 본다.
내용에 대해 호불호가 많았던 책이지만제목에 이끌려 사버림.많이들 허지웅을 욕하긴 하지만그의 사고수준은 높이 사기 때문이다.확실히 허지웅은 시각적인 부분에서 다르게 바라보는 점은 예리하다.이 책은 답없는 대한민국 삶에 무작정 욕을 하기 보다는 이 악물고 버티며 살자고 강조하는 글들이다.원하는 대학에, 직장에 못 가고 스스로 낙오자라 여기는 이들이 얼마나 많은가?실패한 인생이란 없다고 생각해야 한다고 얘기한다.이미 10년전과 확연히 달라져버린 이 세대에 살고 있는 젊은 청년들은 스스로 20대이길 포기하며 살아간다.뉴스에서도 3포세대, 5포세대, 더 나아가서7포세대까지 운운하지 않는가.성공하자, 승리하자, 힘내자 식의 응원은 됐고 ‘끝까지 버팁시다.‘ 이것이 작가의 방점이다.근데 참 이 사람은 한국사회와 대중들에 대해 잘 알면서 할 말 못할 말을 구분하지 못할 때가 있어서 참 답답함.우리가 몰라서 가만 있는게 아니잖아, 자네?당신만 유식하고 잘난 게 아니지.
제목과 겉표지에 속았다.전혀 무섭지도 않고 추리하는 재미도 없었다.이래서 히가시노 게이고에게실망하게 된다는 거였다.옛날 여자친구에게 갑자기 온 전화 내용이 뭔고 하니자신은 초등학교 입학하기 이전의 기억이 아예 없단다.그래서 그 기억을 찾기 위해어느 한 장소에 같이 가 달라고 조른다.목적지는 인적이 23년이나 끊긴 집인데도낡은 것이라곤 하나도 없는 신기한 곳.그 집에 살던 유스케라는 초등학생의일기장을 발견하고 스토리는 진행된다.추리 할 것도 없다.읽다보면 알아서 밝혀준다.에라이!
오쿠다 히데오는 국내에서 굉장히 유명하다.딱 한국인들이 좋아할 만한 글을 쓸 줄 안다.그리고 이 작가는 정말 글을 잘 쓴다.그의 작품들은 흔한 소재 같으면서도 가볍지 않고,그렇게 어려운 글도 아닌데 생각에 잠기게 한다.그러나 왜 항상 킬링타임용으로 찾게 되는건지 모르겠다.날라리같은 겐지와, 머리는 좋지만융통성 없는 미타의 조합은 꽤 괜찮았다.어쩌다 동맹을 맺게 된 이 동갑내기들은야쿠자의 10억엔을 훔치기로 한다.절반까지는 괜찮은데? 하다가치에가 등장한 시점부터 재미가 퍽퍽 줄어든다.장르가 아에 바뀌어버림과 동시에작가의 필력이 딸리면서 힘을 잃어간다.어쩐지 많은 작품 중에서 이 책은낮은 평점에 속하더라.아직 안 읽은 분들에게 한 말씀 드리자면?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100세 노인 저자의 두번째 작.표지디자인이 첫작과 매우 비슷하다.항상 느끼는 건데 열린책들은진짜 표지 디자인은 빵점이다.100세 노인 책처럼 이번 책도 엄청난 스케일을 다루고 있다.분뇨통을 나르는 남아공 흑인 소녀는다이아몬드 원석을 챙겨서 남아공을 떠나다가한 엔지니어의 하녀로 붙잡혀 살게 되었는데그 시절동안 핵 원자력에 관한 지식을 얻게 되고,마침내 그 곳에서 탈출하지만 핵개발 연구소에서실수로 만들어버린 7번째 핵을 떠안게 된다.이 작가는 많은 내용을 담는건 이해하겠는데주인공 중심보단 세계관 설명이 너무 많다.그래서 읽는 속도도 느려지고 부분 부분을 다시 읽어야만 이해되기도 한다.글에서 잘난체는 보이지 않는데 왠지 작가가 나 이만큼 박식해! 하고 능글 맞게 웃으며 책쓴게 보인다.전 작품에서도 그랬는데 여튼 이번에는 좀 개연성을 살려서 내가 다 다행이라고 느낀다.작가만의 병맛스러운 코드는 이제 확실히 알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