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라니, 선영아
김연수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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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명히 읽었던 것 같은데, 역시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뭐... 이렇게 다시 읽은 책이 한두 권도 아니고, 앞으로도 더 많아질테니 더이상 괘념치 않으련다. ;-)
   '사랑이라니, 선영아' 왠지 예쁜 말인 것 같았고 제목에 이끌려서 책을 집어드는 게 대부분인데... 다 읽고 다시 '사랑이라니, 선영아'를 읽어보니 느낌이 다르다. 신기했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가 사랑이라는 관계에서 혼자서 빠져나올 때마다 뭔가를 빼놓고 나온다는 점이었다. 그리하여 사랑이 되풀이될수록 그 관계 속으로 밀어 넣을 만한 게 많지 않다는 걸 알게 된다. 그때쯤이면 누구나 자신이 누구인지 더 이상 헷갈리지 않게 되는데, 그건 이제 불타는 사랑이란 자신보다 더 어린 사람들의 몫이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나이가 됐다는 뜻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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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 파산 - 2014년 제2회 한국경제 청년신춘문예 당선작
김의경 지음 / 민음사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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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부터 '내 얘기잖아' 싶은 마음에 집어든 책.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고발하는 소설은 아니고, 파산 청춘의 이야기지만 무겁지 않게 쓰여진 소설이다. 제 2회 한국경제 청년신춘문예 당선작이라고 한다.
  자신의 의지나 잘못이 아닌 운명적 상황으로 인해 빚더미에 오른 주인공. 도망 다니며 숨어 살고, 여러 알바를 전전하며 사랑까지도 포기해야 했지만,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저항적'으로 자신의 길을 가는 인물로 그려졌다.
  소설은 잘 읽었지만 나는 '청춘 파산'이라는 이 말이 왜 이렇게 아픈지 모르겠다. 대학 교육까지 받아놓고 전단지 알바를 해야 하는 상황이 바로 내 상황이라 그런 걸까. 나도 곧 빚더미에 올라 앉겠구나 싶어서 그런 걸까. 열아홉에 하는 일(알바)을 서른 넘어까지 하고 있다는 말도 나오는데... 정말 남 얘기가 아니다. 아아-

 

 

 

`못난 얼굴은 아닌데도 소심한 편이었던 나는 `용모 단정`이라는 조건이 붙은 곳엔 가지 않았다. 자기들은 단정한 용모로 내게 시급을 줄 건가? "성실하고 시간 약속 잘 지키는 분만 오세요." 이런 전단이야말로 열아홉 살의 내 마음을 사로 잡는 구인 광고였다. 하지만 나는 그들이 내건 최소한의 요구 조건도 충족시키지 못하는 불량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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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역 - 제5회 중앙장편문학상 수상작
김혜진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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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읽는 내내 감탄하며 읽었다. 제 5회 중앙 장편 문학상 수상작. 읽다가 작가의 이력을 들춰본 적도 오랜만인 것 같다. 2012년 당선작 <치킨런> 이후 두 번째 작품인 듯 한데 정말 놀랍기만 하다. 처음 책을 읽기 전, 책 겉표지를 감싼 띠지에 인쇄된 '1억원 고료'를 보며 나도 글이나 써볼까 하는 장난스런 맘이 들었었는데, 글을 조금 읽자마자 1억 받을만 하네, 라고 생각이 뒤바뀌기도 했다. ㅋ
   분명 단어와 단어를 연결시킨 문장을 읽고 있는데 그 모습이 그려지고 분위기가 느껴지는 감동이란. 솔직히 소설 읽기를 시간 아깝다고 생각했을 정도의 사람이라 그동안은 책을 읽으면서도 매순간 얼마쯤 읽었나 확인하기에만 급급했다. 그런데 이 작가의 글을 한 문장도 놓치지 않기 위해 사력을 다하며 읽었다. 그럴 수 밖에 없었던 것 같다.
  이 책은 네이버의 도서 정보에 줄거리 대신 호평의 글들이 올라와있다. (당선작에만 줄거리 대신 심사평들을 올리는 건지는 잘 알 수 없지만) 아름다운 수식 어구가 가득한 칭찬들이 이 책을 과하지 않게 잘 설명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 그리고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느낌의 글이다. 짙은 회색 같은, 어둡고 절망스런 분위기. 그리고 그 안에서 우리를 통째로 뒤흔드는 아주 작고 연약한 빛, 사랑. 그리고 그것을 조심스레 품고자 하는 이야기.

 

 

 

`자존심이나 자존감. 그런 것들이 정말 있다면 그건 스스로 버릴 수 있는 게 아니다. 어쩔 수 없이 떨어뜨리고 마는 거다. 다시는 찾지 못하게 되는 거다. 이제 내가 할 수 있는 건 멀리서 오는 최악을 기다리는 일뿐이다.`

`다른 누군가를 꿈꿀 수 없는 가난한 처지가 서로를 유일하게 만들었다고 해서 그게 사랑이 아니라고 누가 말할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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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경사 바틀비 일러스트와 함께 읽는 세계명작
허먼 멜빌 지음, 공진호 옮김, 하비에르 사발라 그림 / 문학동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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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하는 편을 택하겠습니다.˝
(I would prefer not to.)


이 남자, 바틀러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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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묻다
그레고리 스톡 지음, 신현림 옮김 / 이미지박스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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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질문에 취약한 편이다. 특별하게 두드러지는 의견을 갖는 편이 아니라 그럴 수도 있고, 내가 원하는 것이나 주장하는 바를 뚜렷하게 드러내지 못하는 편이라서 그럴 수도 있다. 그래서 책을 좋아하면서도 그에 관한 토론이나 토의 모임, 질문을 던지는 형식의 모임은 꺼리기도 한다.
  이 책은 사랑에 관해서 독자에게 묻는 질문들로만 이루어져 있다. 내가 이런 책을 봤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한데, 사랑에 관해서는 내가 어디까지 답을 할 수 있을까 궁금하기도 했던 것 같다. 다행히 질문에 답하지 못한 부분은 별로 없었지만, 예전과 비교해서 달라진 부분이 확실히 많아진 것 같았다. 그리고 "사랑과 성, 성과 사랑은 단단히 이어져 있으면서도 꽤 떨어져 있습니다."라고 하는 저자의 말처럼 내가 그동안은 부끄러워 하기도 하며 정신적 사랑 저 깊숙한 아래 부분에 놓았던 '성적 욕망'에 대해 조금 더 생각해 볼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 인용한 부분은 내가 답을 여러 번 바꾸기도 했었고, 여전히 잘 모르겠다고 답했던 질문 중 하나이다.)

 

 

 

 

 

 

"사랑을 누려라." - 신현림이 읽은 「사랑, 묻다」 중

"Do you get a deeper pleasure from loving or from being lo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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