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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역 - 제5회 중앙장편문학상 수상작
김혜진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4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읽는 내내 감탄하며 읽었다. 제 5회 중앙 장편 문학상 수상작. 읽다가 작가의 이력을 들춰본 적도 오랜만인 것 같다. 2012년 당선작 <치킨런> 이후 두 번째 작품인 듯 한데 정말 놀랍기만 하다. 처음 책을 읽기 전, 책 겉표지를 감싼 띠지에 인쇄된 '1억원 고료'를 보며 나도 글이나 써볼까 하는 장난스런 맘이 들었었는데, 글을 조금 읽자마자 1억 받을만 하네, 라고 생각이 뒤바뀌기도 했다. ㅋ
분명 단어와 단어를 연결시킨 문장을 읽고 있는데 그 모습이 그려지고 분위기가 느껴지는 감동이란. 솔직히 소설 읽기를 시간 아깝다고 생각했을 정도의 사람이라 그동안은 책을 읽으면서도 매순간 얼마쯤 읽었나 확인하기에만 급급했다. 그런데 이 작가의 글을 한 문장도 놓치지 않기 위해 사력을 다하며 읽었다. 그럴 수 밖에 없었던 것 같다.
이 책은 네이버의 도서 정보에 줄거리 대신 호평의 글들이 올라와있다. (당선작에만 줄거리 대신 심사평들을 올리는 건지는 잘 알 수 없지만) 아름다운 수식 어구가 가득한 칭찬들이 이 책을 과하지 않게 잘 설명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 그리고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느낌의 글이다. 짙은 회색 같은, 어둡고 절망스런 분위기. 그리고 그 안에서 우리를 통째로 뒤흔드는 아주 작고 연약한 빛, 사랑. 그리고 그것을 조심스레 품고자 하는 이야기.
`자존심이나 자존감. 그런 것들이 정말 있다면 그건 스스로 버릴 수 있는 게 아니다. 어쩔 수 없이 떨어뜨리고 마는 거다. 다시는 찾지 못하게 되는 거다. 이제 내가 할 수 있는 건 멀리서 오는 최악을 기다리는 일뿐이다.`
`다른 누군가를 꿈꿀 수 없는 가난한 처지가 서로를 유일하게 만들었다고 해서 그게 사랑이 아니라고 누가 말할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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