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그녀에게 - 서른, 일하는 여자의 그림공감
곽아람 지음 / 아트북스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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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술 관련 서적들이 가득한 곳에서 이끌리듯 집어든 책. 다 읽고 보니 예전에 모임 공지가 나서 사보고 싶었던 책이었다. 그 때는 책의 내용을 모르고 덜컥 사기가 망설였는데, 지금도 이렇게 사람을 끌어당기는 책인 줄 알았다면 조금 더 일찍 봐도 좋았을 뻔 했다. 이 책에 대한 감상평은 길어질 필요가 없는 것 같다. 읽는 동안, 그리고 읽기 전과 읽은 후에 마음이 따스하고 좋았다면 그걸로 충분한 감상이 되지 않을까. 책 표지만큼이나 달콤하고 사랑스러웠던 책이다.

 

 

 

사랑하면 할수록 더 잘 이해하게 된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 사랑의 행위를 통해 내가 얻을 수 있는 것은 그 사람은 알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 그러나 그 사람의 불투명함은 어떤 비밀의 장막이 아닌 외관과 실체의 유희가 파기되는 어떤 명백함이라는, 그런 지혜를 체득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하여 나는 미지의 누군가를 그리고 그렇게 남아있을 그 누군가를 열광적으로 사랑하게 된다. 신비주의자적인 움직임: 나는 알 수 없는 것의 앎에 도달한다.

- 롤랑 바르트, 「사랑의 단상」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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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언제나 내 편이었어 - 하루키와 마르케스, 카잔차키스에서 산도르 마라이까지 나를 안아준 청춘의 친구들
김애리 지음 / 퍼플카우콘텐츠그룹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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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과 관련된 책을 읽는 이유는 간접 독서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사람이 궁금해한 세계와 책, 또 그 책을 읽음으로써 느낀점 등을 걸러서 흡수할 수 있다는 점이 좋다. 내가 읽는 책의 저자라는 필터를 통해서 그 사람의 가치관도 엿볼 수 있고 말이다. 이 책에선 전문 작가들의 글 같은 맛깔 나는 문장이나 연륜을 느낄 수 있는 무게감 보다는 내 또래의 친구가 느꼈을 듯한 감상을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초보 독자가 아니라 천 권 이상의 책을 읽은 애독자의 결실이다보니 편한 느낌으로 다양안 책을 접하기에 좋았던 것 같다.

 

 

 

`타인을 껴안아 일으킬 수 있는 강인함을 원한다면 먼저 홀로 씩씩하고 꿋꿋이 설 수 있어야 한다.`

사랑은 뜻하지 않게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 의지의 발현이다. 기꺼이 받아들여 품을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에게만 찾아오는 것이다. - 조안 앤더슨, 「오십에 길을 나선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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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들은 어디로 갔나
서영은 지음 / 해냄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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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런 사랑이라니....... 아리고 먹먹한 이야기. 이야기에서 밀려오는 무게를 감당할 자신이 없다면 읽지 않는 것이 좋겠다. 이 글이 소설이어도 놀라며 감동을 받았겠지만,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 그것도 세간을 떠들석하게 했던 작가의 이야기라 해서 더욱 놀랐다.
   나는 왜 이런 글이 이렇게 좋을까. 나는 아픈 사람에게 마음이 가고 아픈 사랑에 마음을 빼앗긴다. 사랑의 시작도 늘 그러했고, 이 이야기에도 무척 공감이 가서 읽는 내내 마음이 무겁게 아파왔다. 그 먹먹한 고통에 한동안 사랑이란 도대체 무엇일까 말이 없어지는 순간을 갖게 되기도 했다.
   타인 속에서 내가 죽어야 하는 사랑. 고슴도치처럼 상대의 가시를 내 안에 품어야 하는 사랑. 그 힘겨움을 견뎌낸 사랑을 하고, 또 자신의 삶을 발화시켜 이야기로 풀어 낸 그녀의 강함이 존경스럽다.

 

 

 

 

"사랑은 목숨 같은 거야. 목숨을 지키려면 의지를 가져야 해."

`그녀가 맺은 모든 인연의 시작은 `불쌍하다`로부터 시작되었다. 인연을 통해 불쌍하다는 것을 알아가는 것이 그녀가 사람을 사랑하는 방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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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아홉 생일, 1년 후 죽기로 결심했다 (스페셜 에디션 한정판)
하야마 아마리 지음, 장은주 옮김 / 예담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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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스물 아홉, 내 얘기를 듣는 듯 했다. (물론 초반까지만.)
   이 책은 출간되고 1년 뒤까지 입소문으로 꾸준히 퍼져 당당히 베스트 셀러 목록에 오른 책이다. 제 1회 일본감동대상 대상 수상작이라는데... 감동까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이 책에서 전하고자 하는 작은 메세지를 얻은 것 같긴 하다.
   철이 너무 빨리 들었던 건지 아니면 철이 너무 없었던 건지, 나도 서른까지만 살고 죽을 거라는 나름의 다짐(?)을 갖고 있었다. 물론 서른이 목전인 지금까지 그 생각인 건 아니지만, 서른이 아니어도 내 나름의 목표 수행이 완료되기만 하면 삶을 마무리하겠단 생각을 항상 하고 있다. 하지만 키에르 케고르가 했던 말처럼, 삶이 있는 한 희망이 있다고, -설사 항상 죽음을 염두하고 사는 사람이더라도- 생의 흐름이 어찌 바뀌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 아닌가. 그래서 나도 그 가능성까지는 배제하고 있는 건 아니다. 바뀔 수 있는 게 있다면 바뀌기도 하겠지.
   작가가 말 그대로 1년 후 죽을 각오를 하고 살았기에 뭔가가 달라졌던 것처럼, 죽을 각오를 하며 살면 뭔가 달라지기도 할까 싶으면서도 이야기가 너무 동 떨어진 느낌이 있어 쉽게 와닿지는 않았다. 어쨌든 내 이야기 같은 이야기를 읽으면서, 나의 미래를 잠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짙은 회색막이 가려져 있어 볼 수는 없었지만, 그 안에 내가 숨쉬는 공간이 있을지 없을지가 조금 더 궁금해졌다.

 

 

 

`나는 스물아홉이다.
나는 뚱뚱하고 못생겼다.
나는 혼자다.
나는 취미도 특기도 없다.
나는 매일 벌벌 떨면서 간신히 입에 풀칠할 만큼만 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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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작은 차이
알리스 슈바르처 지음, 김재희 옮김 / 이프(if) / 200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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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작년 5월 책사랑 정모를 통해 알게된 책. 한동안 읽다가 흐름이 끊긴 채 이어가지 못하다가 이제서야 겨우 읽었다. 한동안 나도 페미니스트 기질이 있는 것 아닌가 싶어 고민을 했었는데, 역시 고개를 마구 끄덕이며 책 내용에 공감하고 함께 분노하게 되었다. 화가 너무 나는 바람에 더 읽기 싫어져서 덮어두었던 책; ㅋ
   책에도 나와 있다. '그토록 기가 막혀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전혀 만난 적 없는 다른 여자의 속내이야기에 자신의 사연이 그대로 담겨 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그리고 동시에 남자들은 자신의 문제가 전혀 아니라고만 한다. 흠..
   지금 이 책은 더 이상 구하기가 어려운 걸로 안다. 맘 같아서는 더욱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남녀가 관계를 이루는 데에 있어서 잘못된 점을 조금이나마 깨달을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 아쉬움이 크다.

 

 

 

`내키지 않는 일은 구체적인 행동지침을 정해서 결연히 그만두어야 해요.`

"인간은 여자로 태어나는 게 아니라 그렇게 길들여진다."
- 시몬 드 보부아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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