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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의 소멸 - 비인간적인 세계에서 산다는 것
박민영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4년 2월
평점 :
'낭만'의 소멸이라는 제목 탓에 사람들이 읽기도 전에 자기 생각대로 책에 대해 해석을 하고 읽지 않는 것 같다. 물론 작가는 현대사회에서의 '낭만'의 소멸에 대해 조명하지만, 그것은 시작일 뿐이다. 사실은 낭만이 소멸될 수 밖에 없는 현대 '사회'에 집중하고 있다. 우리는 숲 속에서 생활을 하고 있으니, 사실상 숲의 전체를 조망하긴 힘들다. 그런 의미에서 작가는 우리보다 한 걸음 더 뒤로 물러나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의 현실을 그려냈다고 할 수 있겠다.
개인적으로 머리 복잡한 것이 싫기도 하고, 아직 깜냥이 덜 되었다고 생각해서 정치, 사회적인 책 읽기를 능동적으로 하지 않았었다. 우리 사회의 정치나 경제 문화에 한 마디 할 수 있는 비판적 사고 능력도 부족했다. 그런 수준에 머물고 있는 나에게 이 책은 비교적 읽을 만하면서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져준 것 같다. 반성을 하게 된 부분도 있어서, 그 부분은 고쳐갈 수 있는 계획을 잡기도 했다.
이 책에도 물론 작가의 개인적인 가치관이나 사상이 녹아있을 것이다. 비판이 있을 수 있고 책을 읽은 사람마다 평가가 나뉘기도 하겠지만, 그래도 이렇게 한 권씩 꾸준히 읽어나가며 나의 사고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해야겠다. 머리가 나쁜 나로서는 자본주의 사회를 비판하는 강신주의 책이나 이런 책들을 읽을 때마다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한다는 거지? 대책이 있기는 한 문제야?'라는 당혹감이 들기도 하지만, 그것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모두 안고 가야 할 숙제인 것 같고, 나라도 무지하게 휩쓸려가지 않도록 깨어있는 의식을 유지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오늘날 여행이 최고의 낭만 중 하나로 꼽힌다는 사실은 우리의 일상이 그리 낭만적이지 못하다는 반증이다. 일상에서 벗어나 미지의 공간을 여행해야만 낭만을 느낄 수 있다면, 우리는 불행할 수밖에 없다.`
`첨단 통신 매체들은 흔히 생각하듯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기만 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 끼어든다. 끼어드는 통신 매체가 많아질수록 사람과 사람 사이는 가까워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멀어진다. 통신 매체들은 contact의 수단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 intercept의 수단이기도 한 것이다. SNS를 통해 연락하면서 사람들은 `나는 혼자가 아니`라고 자위하지만, 밀려오는 외로움과 고독감을 피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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