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는 우리가 사랑에 빠지는 것처럼 내린다
마르탱 파주 지음, 발레리 해밀 그림, 이상해 옮김 / 열림원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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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르탱 파주의 책을 읽는 중이다. 철학과 낭만을 사랑하고, 감각적인 언어와 상상력으로 우리를 만족시키는 작가라고 한다. 이 책도 그런 책이다. 가끔은 황당하리만큼 재밌는 상상도 있고, 철학적 사유 혹은 감상적이거나 에로틱한 상상을 통해 비의 의미 확장을 해낸다. -우리가 비를 좋아하지 않던 사람이었더라도- 이 책을 읽으면서 비를 사랑하게 될 것이다.

 

 

"비는 세상이 잠시 정지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패스워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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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하루
마르탱 파주 지음, 이승재 옮김, 정택영 그림 / 문이당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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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지에서도 보이듯 자살 이야기다. 작가가 이 맘 때쯤엔 이런 심리 상태로 살았다 한다. 그런데 어떻게 이런 주제로 기발한 상상력을 일으킬 수 있을지, 마지막은 과연 어떻게 끝날지 궁금했다. 직접 읽어보니 기발하다기 보다는 약간 기괴한 면이 없지 않았다. 쓰디쓴 절망 속에서 '광기'에 가까운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한다. 처음엔 뭐지 싶다가도 흥미로운 것도 있었는데, 윽 소리가 절로 나오는 세세한 상상력이 펼쳐질 땐 이해 안되는 부분도 있었다. 그래도 회색빛 표지에서 나를 대신해서 뛰어내리는 주인공을 보기만 해도 맘이 안정되는 듯 했다.

 

 

`미치는 것이 오히려 마음 편할 것이다.
그만큼 세상이 더 의미있어 보일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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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무늬
오정희 지음 / 황금부엉이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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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정희 님의 '새'라는 작품을 읽고 싶어서 도서관을 뒤적거리다 만나게 되었다. 내겐 공지영, 신경숙, 조경란 등의 작가가 익숙하고, 오정희 님은 처음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시대가 조금 달라 문학 작품 꽤나 읽어오신 인생 선배들은 이 분이 더 친숙하다거나 대단하다 느끼실 듯 하다. 내가 아는 작가들에게 많은 길을 열어주고 영향을 끼치신 분. 그렇게 따지니 마치 처음 인사드린 큰엄마처럼 느껴진 것이 이상하지도 않은 것 같다.
  글에 대한, 문학에 대한 고뇌를 삶에의 고뇌와 늘 함께 가져오신 분. 이렇게 글을 열심히 앓는 사람이 바로 소설가라는 사람이구나 느껴졌다. 구수한 냄새도 나고 정갈하면서도 부드러웠다. 문체와 느낌이 아주 고요하면서 투명했다. 사실 나이 차에 따른 관심사가 다르고 공감대가 다르기 마련인데, 어쩜 이렇게 나이를 뛰어넘어 읽힐 수 있는 글을 쓸 수 있을까 싶었다. 좋은 글이란 이런 것이구나 싶었고, 짧은 문체 속에 쉽게 흔들리지 않을 강한 힘이 깊이있게 다가왔다. 요즘 넘치는 힐링 등 운운하는 가벼운 글이나 말보다 자신의 삶을 투영해서 한마디라도 따스하게 덮어주는 이런 글이 참 삶의 글이지 않나 싶었다.
  작가로 살고 싶단 꿈을 꾼 적은 없지만, 글을 쓰는 것이 아예 남의 일은 아니기에 더욱 다가왔고 진솔히 읽힌 글이었다. 작가의 고뇌와 이런 저런 삶의 방황과 무게가 덤덤한 어투로 드러난 점이 특히 좋았다. 어머니와 스승의 이야기를 건넬 때는 나도 울컥했다.

 

 

`앎이란 결국 나와 관계 맺는 극히 작은 부분일 게다.`

`사람 사이란 결국 마음에 새기는 것이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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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의 연애사
한창훈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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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처럼 나를 달뜨게 한 소설책도 드물었다. 이병률 님이 내가 반한 사람이었지만, 그 느낌과는 뭔가 다르다. 이 작가 그리고 이 책, 너무 좋다. 글을 읽는 내내 이 작가의 생생하며 절절한 표현들이 나를 기쁘게 하고 슬프게 했으며, 그 말의 옷을 입고 흘러들어온 연애사들은 뭐라 형용할 수 없는 기분을 느끼게도 했다. 나는 원래 이런가보다. 작가도 원래 이런가보다. 원래 예쁘고 반짝이는 것보다 조금 모나고 부서지고 깨지고 아픈 것들에 마음이 가는 사람인가보다. 세상을 바라보는 그의 시선이, 그리고 그 시선에 투영된 좀 바보같은 사람들의 사랑 이야기가 가슴에 아주 오래 남아있을 듯 하다. 모든 문장들이 아직도 가슴 속에서 따스하다. 오래 품고 있고 싶다.

 

 

`숱한 이동과 이별의 마침표를 찍어줄 인연 하나가 바다 위 널빤지처럼 저만치에서 떠내려오고 있는지도 모를 일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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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침대 위에 부는 바람 - 야하고 이상한 여행기
김얀 지음, 이병률 사진 / 달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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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쇄소에서 갓 뽑아내자마자 내 품에 안긴 책. 야했다. 많이 야했다기 보다, 전국 서점에 뿌려지는 책에 -마치 평범한 여행기인 것 마냥- 이런 내용이 나올 수 있는 것인가, 하며 멍해진 것이다. 이 여자는 이런 시대의 흐름을 예감하며 글을 썼을까, 궁금했다. 여행지를 떠올리면 그 곳의 풍경이나 추억보다 그 곳에서 만났던 남자가 생각난다는 이런 '야하고 이상한' 테마가 아니었다면 많이 평범했을 뻔 했다. 글을 쓰고 싶어 고민이 많았다는 작가. 나는 글을 읽으며 이 글이 과연 작가의 진짜 얘기일까 혹은 진짜 글일까 고뇌했다. 어쨌든 이병률 님의 사진까지 함께 감상할 수 있었던 독특한 여행기였다.

 

 

`그런데 나는 왜 이렇게 아는 사람 하나 없는 낯선 도시를 지날 때면, 불안함보다 더 큰 안도감을 느낄까? 이런 느낌 때문에 나는 낯선 곳으로의 여행을 멈출 수가 없나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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