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을 기다리고 있어
하타노 도모미 지음, 김영주 옮김 / 문학동네 / 2020년 4월
평점 :
절판



  오랜만에 아주 재밌게 읽은 책이다. 재밌게 읽었다고 말하기엔 너무 안타까운 얘기이지만, 현실과 맞닿아있는 그 아픈 상황이 아예 남 얘기 같지도 않아서 공감도 됐고 잘 모르던 세계까지도 엿본 느낌이었다.
   책을 한 장 넘기기도 전에 하고 싶은 생각과 말들이 자꾸 떠올라서 리뷰로 한꺼번에 정리하기가 힘들었다. 그동안 내 감상 위주의 글을 적어왔기 때문에 소설 속 스토리를 설명하기도 어려웠지만 설명 안 하기도 어렵고, 한 줄로 끝내기도 어려워서 고민을 많이 했는데... 그닥 잘 적힌 것 같진 않지만 일단 완성을 해서 블로그 리뷰에 올려두었다. 여기에는 짧게 감상만 남기려고 한다.
   하타노 도모미는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되는 작가라고 한다. 이 책에서 처음, 짧게 만나봤지만 분명 그의 다른 책을 읽게 되도 좋아할 것 같았다. 일드로 제작된 '감정 8호선'도 괜찮을 것 같은데, 얼른 다른 책이 소개되서 나오면 좋을 것 같다.  
 

인생은 자기 혼자 힘으로 어떻게든 헤쳐나가야 한다.

부모처럼 되고 싶지 않은데 같은 길을 걷고 만다. 사치 씨는 그런 자신을 혐오하면서도 루키아와 키라라를 위해 몸 파는 일을 계속할 수밖에 없다.
필사적으로 살 거라면 좀더 다른 방향을 지향해 필사적이어야겠지만, 그렇다고 그녀들이 다른 방향으로 가고자 했던 적이 없었겠는가.

언제든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했던 장소가 날이 갈수록 멀어져간다.
대학이나 회사 같은 외부와 관계가 단절된 상태로 이 거리에 온 사람은 출구로 향하는 길을 금세 잃는다. 설령 나갈 수 있더라도 언젠가 다시 돌아오게 된다.

아무리 힘든 일을 겪더라도 서로 의지할 사람이 있다는 건 좋은 일이다. 내게는 지탱해줄 사람도, 삶의 이유가 되어줄 사람도 없다.

인내를 거듭해봤자 빈곤에서 벗어날 순 없다.
자급자족하며 돈을 거의 쓰지 않고 친환경적인 생활을 하는 건 멋진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 정도는 아니더라도, 이동할 때 가급적 자전거를 이용하고 마트의 특별 세일을 꼼꼼히 챙기며 생활비를 아끼고 아껴 악착같이 가난을 극복하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그건 그건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다.
가난한 사람은 언제까지고 가난하다.
몸이 건강할 때는 괜찮더라도 아프기라도 하면 어찌할 도리가 없다.

현실적으로 쉽지는 않겠지만 희망을 갖는 건 좋은 일이겠지.
희망이 있으면 계속 살아갈 수 있다.

제대로 된 돈벌이를 못하면서 잘 알지도 못하는 남자에게 돈을 받고 있다니 너무 한심하다. 어른이 똑바로 살지 않으면 나기 같은 아이를 지켜줄 수 있는 세상이 되지 않는다. 이 거리에서 돈을 버는 여자들을 나보다 아래로 봐서도 안 되고, 추하게 여겨서도 안 되지만, 한편으론 수치심에 마음속 깊은 곳이 괴롭다.
역시 나의 여성성과 젊음을 파는 일을 그만두어야만 한다.
나 자신이나 즉석만남 카페에 있는 여자들을 중심으로 생각하면 무엇이 올바른 건지 알 수 없게 된다.

남자한테 돈을 받아 지내기 시작한 뒤로는 홈리스니까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줄곧 자기합리화를 하고 있다.
돈이 필요한 여자들이 자신의 성이나 젊음을 팔지 않아도 되도록 바뀌지 않으면 앞으로도 계속 나기 같은 아이가 생겨날 것이다.

그렇게 조금 더 조금 더, 하는 마음에는 끝이 없다.
얼마나 많은 돈을 가져야 풍족하다고 느끼며 만족스러운 생활을 할 수 있을까.

나는 홈리스가 된 지 반년 가까이 지났는데도 현재 내 처지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어떻게든 편한 길을 찾고 있었다.
계속 이대로 살면 안 된다는 걸 알지만 우선 지금은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는 게 좋겠다.
생각이란 걸 하면 여기서 죽고 싶어질 것 같다.

최선을 다해 취업 활동을 해도, 파견사원으로 일해도 결국 소용없는 일이었으니까, 스스로를 더럽다고 여기면서 몸을 팔 수밖에 없는 걸까. 필사적으로 2차를 나가다보면 언젠가는 더럽지 않다고 느끼게 될까. ... 그 돈만 모아 그만두면 될 것 같지만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단 몇 시간에 일점오를 받는 것에 익숙해지면 다른 일로 돈을 버는 게 어리석게 느껴지니까.

내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알면서 자꾸 다른 방법은 없을지 생각하게 된다.
어째서 이런 일을 당해야 하는 걸까.

남 탓으로 돌리는 건 그만하자. 내 잘못이다.
내 인생이니까 어떻게든 스스로 해나가야 한다.
알고는 있지만, 이제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

건너편으로 가는 건 간단하다. 신호등을 건너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눈앞의 길은 도저히 건널 수 없는 깊은 강처럼 보인다.
이쪽에 있는 세월이 길면 길수록 강물이 불어나서 다리는 휩쓸려가버린다.
이쪽과 건너편은 사는 세계가 다르다.

아무리 생각해봤자 진실은 알 수 없다.
이 거리에서 만난 사람들 모두한테서도 그렇게 느꼈다.
밥먹듯이 거짓말하고 얼버무리면서 다들 진실을 숨기고 있다.
진짜 이름조차 밝히지 못한 채 다시 타인으로 돌아간다.

인생은 나 혼자서 어떻게든 헤쳐나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어떻게든 해보겠다고 무리수를 두면 반드시 누군가에게 걱정을 끼치게 된다.

하고 싶은 다른 일 따위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
돈벌이만 생각하고 살아온 사이에 인간으로서 느껴야 할 중요한 감정이 결여되어버린 걸까. 생활하려면 돈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가볍게 여겨선 안 되겠지만 인생에는 훨씬 중요한 것이 있다. 그걸 망각하면 돈도 벌 수 없게 되리라는 생각이 든다.
삶을 지키기 위해 돈이 필요하지, 돈을 벌기 위해 살아가는 것이 아니다.

빈곤은 돈이 없는 것이 아니다.
의지할 사람이 없는 것이다.

내 성격의 한심한 면을 아빠 탓으로 돌리고 싶지는 않지만 완전히 따로 떼어내서 생각할 수도 없다. 자식은 어떻게든 부모의 영향을 받고 자란다.

가슴 언저리가 두근거리며 따뜻해진다.
누군가에게 호감을 얻고 누군가를 신경쓴다는 건 이렇게 마음이 따뜻해지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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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code 2020-06-22 19: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흠.. 복잡하고 심오하기 보단 명료하고 현실적이어서 그 깊이가 더 깊은 글 같아요. 누구나 고민하고 힘들어하는 문제들.. 돈과 삶. 가치와 밥벌이. 정답은 없지만 자신만이 내릴 수 있는 답은 있을것 같은데 그게 그렇게 쉽지가 않네요ㅜ 폭염이라더니 정말 후끈한 공기; 그런 하루가 저물어 갑니다. 실내외 온도차에 건강 조심히 편안한 밤돼세요 뽕님..

milibbong 2020-06-24 18:00   좋아요 0 | URL
어제, 그제 참 많이 더웠죠? 이제 장마 시작이네요~
덥고 습한 기운에 좀 꿉꿉하시겠지만 그래도 막연히 비 오는 풍경은
좀 좋은 것 같기도 하고 그러네요. ㅎㅎ 이 책 의외로 정말 괜찮았어요.
너무 현실감 있었죠... 말씀하신 것만큼 그래서 더 무겁고 깊은 느낌이었구요 ^^
우산 잘 챙기시고, 휴대용 휴지도 잘 챙겨다니시면서 비 피해 없이
잠시 시원한 기분 느끼시길 바랄게요 ㅎㅎ 오늘 하루도 잘 마무리 하시구요~
 
소설가의 귓속말
이승우 지음 / 은행나무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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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가 이승우. 이름이 낯설어서 책을 다 읽고 검색을 해봤다. 요즘은 젊은 작가들이 상당히 많아서 30~40대쯤일거라고 생각했는데, 81년도에 등단을 하셨다고 해서 그제서야 이 책이 던지는 무게감, 깊이감을 받아들일 수 있었다. 왜 그렇지 않은가. 난 이름도 낯설은 사람인데, (이승우 님의 『사랑의 생애』라는 책을 읽긴 했다. 사랑에 대한 묵직한 사유가 담겨 꽤나 잘 읽었던 작품이었다.) 소설가가 어때야 한다는 둥 그런 말을 하면 아무래도 그 말을 100% 소화하긴 힘드니까. 반면에 내가 오래 존경해온 사람이 같은 말을 하면 바로 신뢰가 생기는 차이랄까? 작가의 나이가 어렸다면 내용을 잘 받아들이기 어렵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개인적으로 철학을 굉장히 좋아하는데, 이 책에도 철학적 사유가 책 전체에 퍼져있다. 특히나 앞부분은 말장난인 것 같다고 생각될 정도의 철학적 사유들이 많이 담겨져 있다. 중반부 이후로는 소설가, 소설가의 글쓰기, 다른 책들이나 작가들에 대한 언급을 하고 있다. 오랜만에 이런 책을 읽었는데, 사실 예전에 비해 조금 덜 기뻤던 이유는 개인적인 마음 상황 때문인 것 같다. 요새는 취향에 맞거나 재밌는 책이 많이 보이지 않는 시기다. 내가 어떤 거에 끌리는지도, 심지어 책을 읽고 싶어하는지조차 잘 모르겠어서 이런 시기에 이런 사유가 담긴 책은 그리 반갑지만은 않았다. 그래서 그때그때 필요하고 원하는 책을 읽을 수 있는 병렬식 독서를 하는 편인데, 다른 책들도 딱히 읽을 게 없어서 도망갈 곳이 없었다. ;0 책은 나쁘지 않았지만 난 전문적인 글쓰기를 목표로 하지도 않으니 큰 흥미도 여유도 없는 상태로 읽었달까.
 그래도 오랜만에 바른 생각을 할 수 있는 정석적인 글을 읽은 것 같다. 다른 것들에 대해 걱정 없이 오롯이 문학, 글만 생각하며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거야말로 이 책에서 말하는 아이러니가 되겠지만 말이다. 하하- ;) 


0 술을 마시고 한 말도 당신이 한 말이다. 흥분해서 한 행동도 당신이 한 행동이다. 그것이 무엇이든, 마약이든 이념이든 사랑이든 취해서 한 말과 행동도 당신이 한 것이다. 엉겁결에 한 말이나 행동도, 치밀한 계산과 기획 아래 한 말이나 행동과 마찬가지로, 아니 그보다 더 당신이 한 말이고 행동이다. 이 사실을 부정해선 안 된다.

0 사람이 사람에 대해 하는 모든 말은 결국 자기에 대한 것이다. 자기에 대해 말하지 않으면서 사람에 대해 말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타인이 어떤 사람인지 말할 때 말해지는 것은 타인이 누구인지보다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이다. 타인의 삶이, 전달하는 사람에 의해 달라지는 것은 그 때문이다. 자기를 말하기 위해 타인의 삶을 선택해서 전달하기도 한다. 자기를 말하기 위해 수많은 타인들 가운데 특정한 타인의 삶을 선택하고, 그 타인의 삶 가운데 특정한 부분을 선택한다. 동조하기 위해서든 비판하기 위해서든 그렇게 한다. 자기에 대해 말하지 않으면서 사람에 대해 말할 수 있는 이가 있다면, 그는 사람이 아닐 것이다. 이를테면 신일 것이다.
그러니까 사람에 대해 무슨 말인가를 하려는 사람은,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잘 들여다보아야 한다. 아니, 그것 말고 다른 방법이 없다. 사람이 무엇인지 말하는 장르인 소설은 소설가 자신을 파헤치는 것을 피할 수 없다.

0 사람을 믿지 못하는 것은 사람이 믿을 수 있는 존재가 아니기 때문이다. 사람은 좌충우돌과 회오리, 혼란이고, 무엇이든 될 수 있는 욕망을 가진, 예측 불가의 가능성이니까. 그 믿을 수 없는 존재를 느끼고 감각하고 이해하기 위해 다른 시도를 할 필요는 없다. 자기를 보는 것으로 충분하다. 우리가 곧 그 존재이기 때문이다.
사람이 사람을 믿을 수 없는 존재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자기를 믿을 수 없기 때문이다. 나에게 사람은 믿을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고 알려준 사람이 나이다. 나는 내가 믿을 수 없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안다. 사람은 보통 떳떳하지 않은 어떤 일, 보여주고 싶지 않은 자기의 속성을 다른 사람에게는 감춘다. 적어도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일은 피한다. 그래서 다른 사람은 그가 아는 것만큼 그를 알지 못하고, 그가 자기에게 그런 것만큼 믿을 수 없어 하지는 않는다. 그 자신에게는 아니다.

0 모든 문장은, 아무리 잘 쓴 문장도, 불완전하고 불충분하다. 그것이 문장의 속성이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이제까지의 자신의 삶(에 의해 형성된 감각)이 참여해서 하는 일종의 번역 작업이다.

0 통증은, 일상을 엉망으로 만들고 관계를 파괴하고 삶을 휘청거리게 한다. 그것이 어떤 종류의 것이고 어디서 비롯된 것이든, 고통은 낯선 것이고, 받아들이기 힘든 것이고, 그러나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는 것이고, 절대로 관념이 될 수 없는 것이고, 생생하고 디테일하고 구체적인 것이다. 시인의 말처럼 타인의 고통을 이해한다는 것은 오만이기 쉽다.

0 그러니까 글을 쓰는 것은 행위를 할 때는 알지 못하던 것, 알 수 없던 것, 알 필요가 없던 것을 알아내는 방법이다. 어떻게 했는지, 왜 했는지, 잘했는지, 다르게 할 수는 없었는지 따져보게 하는 방법이다. 글이 쓰임으로써 비로소 행위의 구체가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라면, 이것은 없었던 것을 있게 하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존재를 출현시키는 방법이다. 서술되지 않은 것은, 서술되기까지는 아직 존재하지 않은 것이다.

0 쓰고 싶은 것을 쓰거나 써야 하는 것을 쓴다. 그러나 어느 쪽이든 쓸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면 쓰지 못한다. 쓰고 싶은 것도 쓸 수 있어질 때까지는 쓰지 못하고, 써야 하는 것도 쓸 수 있어질 때까지는 쓰지 못한다.

0 그러니까 요구할 것은 익숙해지지 않는 것, 섣불리 규정하고 넘겨짚고 유형화하고 관성에 넘어지지 않는 것, 벼르고 깨어 있는 것. 집중하는 것. 참여에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는 것. 고독을 견디는 힘을 기르는 것. 모든 것을 지금 처음 접하는 것처럼 대하는 것. 모든 사람을 처음 만나는 사람처럼 만나고 모든 소식을 처음 듣는 것처럼 듣는 것. 해질 무렵의 하늘이나 특정한 방향으로 구부러진 나무의 자태나 골목길에 매달린 간판이나 그 간판에 덮인 먼지들이나 책상 위에 높인 커피잔 바닥의 커피 찌꺼기나, 무엇이든 마치 이 세상에 태어나서 처음 보는 것처럼 경이로움을 가지고 보는 것. 그런 것.

0 어떤 시간을 이야기의 마지막으로 삼느냐에 따라 행복한 결말이 되기도 하고 슬픈 결말이 되기도 하는 것이 서사 작품이다. 사람의 삶도 이와 다르지 않다. ... 크든 작든 행복한 순간과 그렇지 않은 순간들이 모여서 이루어지는 것이 사람의 삶이다. 온종일 기쁘기만 한 날도 없고 하루 종일 슬프기만 한 날도 없다. 어느 장면을 어떻게 배치하느냐에 따라 해피엔드가 되기도 하고 그 반대가 되기도 한다. 플롯의 문제이다.

0 문학은 기대하지 않은 채로 기대된다. 기본적으로 문학은 세계에 영향을 끼치려는 욕망으로부터 거리를 두고 있으며, 그와 같은 초연함을 통해 문학적 방식으로 영향을 끼친다. 말하자면 무엇을 함으로써가 아니라 ‘있음‘으로써 세계를 유지시키고 의미있게 하는 그런 존재가 문학이다.

0 ‘이해‘를 위한 통로는 언어만이 아니고, 마찬가지로 ‘이해‘를 가로막는 장애물 역시 언어만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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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code 2020-06-16 20: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흠; 유월이 절반을 똑 지났어요 뽕님.. 날은 습도만 없으면 온도가 높아도 좀 괜찮은듯 한데.. 물론 사무실을 전전하는 제가 감히 할 소리는 아니지만ㅎ 여름을 좋아하기도 하구요. 뽕님도 잘 지내구 계시죠?.. 발췌해주신 이 책의 부분 글은 읽으며 의미를 되새겨 보게돼네요. 말씀처럼 이렇게 읽기 좋은 글인데.. 두께는 모르겠지만 이런 무게의 글이 계속된다면 하루에 한 문단씩 읽어야 할 것 같아요ㅎ 그래두 좋네요. 생각하며 읽었습니다: 저녁에서 밤으로 넘어가는 시간. 편한 밤 보내세요^^

milibbong 2020-06-17 22:02   좋아요 0 | URL
맞아요 ㅎㅎ 저도 이런 책은... 훌훌 읽을 수도 없거니와 (제대로 읽은 게 아닌 것 같죠? ㅎ) 계속 이것만 붙들고 읽으면 너무 머리가 아파지거나 무거워져서 조금씩 읽는게 좋더라구요 ㅎㅎ 그치만 대여기간을 지나버리기가 일쑤 ㅋㅋㅋ
오늘 낮에 성수동쪽에 다녀왔는데 잠깐 걸어도 덥더라구요. 흠흠... 저희 집안은 너무 시원해서 (자연바람~^^) 밖에 나가지 않으면 여름이어도 크게 덥진 않은 편인데... 밖은... 허허~ 그저 웃지요 ㅎㅎ 전 더위랑 추위에 몹시 약한 종이거든요 ^^
여름을 좋아하는 사람은... 늘 ... 신기했어요. ㅎ 추위야 싸맬 수 있다지만...
더운데 땀을 두배로 흘리면서 운동장에서 뛰는 사람들이나... 더위에 아랑곳없이 열정적인 사람들은... 와우. ㅎ 진짜... 눈부신 것 같더라구요. ㅎ 전 절대절대 ㅋㅋ
두부님도 여름을 좋아하시는군요 ^^ 전... 그럼 많이 양보해서 여름밤을 좋아하는 걸로 할게요 ㅎㅎㅎㅎ 때마침 참 좋은 시간이네요. 귀뚜라미도 울고... 선선하고... ^^ (시골 삽니당 ㅎㅎ) 두부님께도 이 평안하고 고즈넉한 분위기가 전달되는 좋은 밤이시기를 바랄게요~ ^^
 
직장이 없는 시대가 온다 - 경제적 자유인가, 아니면 불안한 미래인가
새라 케슬러 지음, 김고명 옮김 / 더퀘스트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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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긱 경제, 즉 풀타임 근로자가 아니라 임시직 근로자로써 일하게 되고 그런 사회경제구조가 펼쳐질 거란 얘기...를 하려던 게 아니었나? 책을 다 읽을 때까지 내용이 다소 왔다갔다 하고 포커스가 없이 흐릿하다. 게다가 해외 사례 이야기 몇 가지로 책 내용 전반을 이어가는데 다소 이해가 되지 않는 구성이었다. 이 정도면 책 제목을 다르게 출판하거나(책 제목은 진짜 마케팅의 술수였다!) 출판을 만류해야 하는 거 아닌가 싶을 만큼?
  '직장이 없는 시대가 온다'는 제목에 이끌려 책을 읽다가 이거 뭐지 싶어서 제목을 검색해봤는데, 평점을 보고 아... 다들 나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겠구나 싶었다. 내가 굳이 찾아볼 만큼 대단한 책도 아니었지만, 뭐라도 있겠지 싶어서 끝까지 다 펼쳐본 시간이 아까웠다. 흠... 여러모로 아쉽고 열심히 읽었지만 왠지 안 읽은 것 같은 책이었다.

 

 

"우버는 생활과 물류의 교차점에 있습니다. 생활이라는 건 말하자면 고객이 ‘내가 원하는 걸 가져와, 지금 당장!‘이라고 말하는 것이고, 물류는 그것을 실제로 가져다주는 것이죠. (...) 자동차를 5분 만에 가져다줄 수 있다는 건 그 밖에도 많은 것을 5분 만에 가져다줄 수 있다는 겁니다."

일찍이 야심 찬 비전을 표방했던 긱 경제의 리더들은 비교적 희소성이 큰 기술을 보유한 사람들(그래픽 디자이너, 기자, 영화 스태프, 프로그래머)의 현실과 희소성이 작은 기술을 보유한 사람들(청소원, 운전기사, 메커니컬터크 노동자)의 현실을 분간하지 못했던 것이다.

독립계약자를 한 집단으로 뭉뚱그려서 보면 비슷한 일을 하는 직장인보다 수입이 더 많다. 그중 많은 사람이 뉴욕에서 프로그래머로 일하는 커티스처럼 고도의 기술을 갖춘 프리랜서로 1년에 10만 달러 이상의 소득을 올린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볼 때 저임금 노동자는 직접 고용이 줄어들면 득보다 실이 더 많다.

"또한 이 비정규 노동자들은 정규 노동자보다 직업 불안정성을 경험하는 비율이 높고, 풀타임 복지와 고용 조건에 대한 만족도가 떨어진다. 따라서 공공부조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와일에 따르면 기업이 건물관리를 외주로 돌릴 때 중요한 것은 ‘무엇이 공정한가?‘가 아니라 ‘어떤 업체가 가장 좋은 가격을 제시하는가?‘이다. 이때 독립계약자에게 직장건강보험을 제공하는 것은 법적인 측면에서 오히려 부담이 된다(해당 노동자가 오분류misclassified됐다는 증거로 쓰일 수 있으므로).

비정규직에 대한 가혹한 처우가 더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실제 사례를 보면 대기업이 간접 고용으로 노동자에게 안전을 보장하고 공평한 처우를 할 책임에서 어떻게 빠져나가는지 알 수 있다.

긱 경제의 투사들은 노동자가 유연성을 좋아한다는 취지의 장밋빛 데이터를 좋아한다. 하지만 이런 데이터는 노동자가 유연성을 임금, 직업 안정성, 복지, 안전 등의 요인과 비교해서 얼마나 가치 있게 여기는지를 고려하지 않은 결과물이다.

초기에는 경제적 재난에 대한 해법으로 칭송받았다. 그러나 2014~2015년을 거치면서 긱 경제는 혁신이 아니라 이미 오래전부터 경영계에서 진행되어온 인력구조 개편작업의 연장선 상에 있는 것으로 비치기 시작했다. 다시 말해 ‘문제의 해법‘이 아니라 ‘해법이 필요한 문제‘로 인식됐다.

지금까지 노동자의 공평한 처우와 관련된 규정은 모두 풀타임 일자리와 연결되어 있었지만, 이제는 그런 일자리가 해체되고 있다. 현재 2등 시민 취급을 받으며 다른 노동자와 동일한 법적 보호와 복지혜택을 받지 못하는 노동자 집단이 점점 커지고 있다. 이것은 크고 무서운 문제이자 깊이 탐구할 가치가 있는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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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code 2020-06-10 16: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긱 이라는 단어의 뜻중에 책 제목처럼 쓰면 동사형으로 작살같은 걸로 낚시질한다는 뜻도 있는걸로 아는데..
혹시 뽕님 낚이신거 아니세요? ^^ 암튼 N잡러 라는 말이 저도 알 정도면 굳이 긱 경제가 아니더라도 일상이 돼가는 듯 해요. 뽕님은 감성에세이스트 시니깐 다른 무얼 하시든 이미 부업이 되는 건가요ㅎ 뭐든.. 팟팅입니다

milibbong 2020-06-11 19:42   좋아요 0 | URL
완전 제대로 낚였죠 ㅎㅎㅎ
앞으로 세상이 어떻게 바뀌어갈지... 전 상상도 안되요.
이미 일상에 침투한 것 같긴 한데 기존 세계가 다 무너지기까지는 한순간이지만 꽤 멀 것 같단 생각도 들었어요. 요구되는 과제들도 많고... ㅎㅎ 그쵸?
전 감성에세이스트가 ... 부캐죠 부캐 ㅎㅎㅎ 아무도 모르지만 ㅎㅎ
두부님만 인정해주시는 사랑스러운 부캐랍니다 ^^
 
하루 800칼로리 초고속 다이어트 - 쉽고 빠르게 몸의 시스템을 바꾸는
마이클 모슬리 지음, 정미화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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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이어트 책이지만, 다이어트 책이라기보다 전문 서적 같고 수학이나 과학책 같은 느낌이었다. 왜 하루에 800칼로리인지, 사람들이 쉽게 믿거나 따라할 엄두를 내지 못할 이론을 제시했기 때문에 단순히 이렇게 하는 게 좋아요, 라고 하는 게 아니라 그 부분을 증명해내기 위해 여러 실험 과정도 얘기하고 경험담도 얘기하면서 다른 다이어트 서적보다는 꽤 복잡하게 기술된 느낌이었다.
  사실 지금 나는 다이어트가 아닌 다이어트를 하고 있는데, 그 말은 즉슨, 내 결심을 번복하는 게 세상에서 제일 쉬운 일이기 때문이다. 매일 '내일부터!'를 외치는 다이어트 결심 상태라고나 할까. 그래도 지난주엔 꽤 성공에 가까워졌었다. 평상시 무게보다 거의 10키로 정도를 뺐는데, 그렇게 음식을 적게 먹어본 적도 처음이고 그러면서도 배고프지 않았던 적도 처음이었다. 다만 모든 음식이 (칼로리) 계산 대상로 느껴졌고, 음식 사진을 봐도 식욕이 생기지 않았다. 좋은 건가? 먹는 시간도 줄고 식욕도 줄어서 나름 편하긴 했는데, 5일째 되니 식욕이 문제가 아니라 몸의 모든 기운이 날아간 느낌이 들었다. 몸도 마르는 게 아니라 여위는 느낌?; 이대로는 힘들겠다, 사는 게 사는 게 아니다 싶어서 거부감이 덜한 과일 위주로 조금 많이씩 챙겨먹고, 그렇게 3일간 양을 늘렸더니 지금은 체중도 다 복구되고 다시 어마무시한 식욕이 ^^ 쨔잔~ 하고 돋아난 상태랄까. ㅎㅎ  
   아무튼 짧게나마 케토시슨지 뭔지를 느낄랑 말랑 했는데, 그래서 그런지... 책을 읽으며 맞는 말이긴 한데 과연 가능할까에 대해 누구보다 고민이 많이 되었다. 그런데 리뷰를 올릴려고 책 이미지 검색을 하다가 깜짝 놀랐다. 벌써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이 책에서 권하는 식사 방식대로 식사를 하면서 다이어트를 하고 있었다. 대단하고 독한 사람들... ㅎ 사실 케토제닉 다이어트는 다이어트에 관심이 없는 나조차 알 정도로 요새 흐름이기 때문에, 살이 있는 사람이든 없는 사람이든 건강을 위해서 많이들 노력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고보니 오늘도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를 구매하려다가 과자나 덜먹자 하고 안샀는데... 다이어트를 하면서 아무래도 그런 좋은 지방, 좋은 단백질 섭취를 제대로 안해서 잘 되지 않은 것 같다. 흠... 케토 다이어트는 돈이 너무 많이 든다. ㅎ 지속 불가능이야... ㅎㅎ 안그래도 지금 채소와 건강한 과일, 단백질 등을 사모으느라 식비가 많이 늘고, 군것질이나 외식이 줄은 것도 아니라 이중생활의 고초를 겪고 있는데 말이다. ㅎ
  사실 난 다이어트가 만인에게 정답은 아닐 수 있다고 말하고 싶다. 뚱뚱한 내 몸으로도 디저트를 즐기면서 많이 행복해했고, 그런데서 삶의 낙을 느껴서 좋아했지만...  왜 자꾸 다이어트에 집착하게 되는지 모르겠다. 남들 의식 좀 안하고 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내 건강은 내가 알아서 할테니... 눈치 좀 덜 받는 사회에서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단 생각이다. ㅋ 아무튼... 이 책도 결국은 간헐적 단식, 케토 다이어트와 같은 선상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건강상의 이유로 빠른 다이어트가 꼭 필요한 사람에겐 충분히 좋은 책일 것 같다. (근데 하루 탄수화물 20g은 진짜 너무 심해...;)  
 

 

"체중을 천천히 줄이는 것은 고문과 다를 바 없습니다. 체중을 빠르게 줄인 사람들이 결국엔 더 좋은 결과를 얻죠. 영양학자들의 생각과 달리 체중을 더 빨리, 더 확실히 뺀 이들은 그 상태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 마이크 린 교수 (영국 글래스고 대학 영양학과)

어떤 방식의 다이어트를 하든 중요한 것은 근육 감소를 방지하기 위해 매일 충분한 양(하루 50~60그램 이상)의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이다.

최근 스페인의 한 연구팀은 비만인 성인 20명을 대상으로 하루 800칼로리를 섭취하는 초저탄수화물 식단을 실시했다. 참가자들은 4개월 동안 평균 20킬로그램(그중 80퍼센트는 지방)을 감량했지만 대사율 감소는 8퍼센트에 불과했다.
연구팀은 그 이유를 저탄수화물과 저칼로리 조건이 결합되면서 실험 참가자들이 경미한 케토시스 상태에 들어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즉, 케토시스 상태가 근육 유지에 도움이 되었을 뿐 아니라 허기도 덜 느끼게 해줬다는 것이다.

하루800칼로리 초고속 다이어트는 일종의 가벼운 케토제닉 다이어트다. 다시 말해 평소에 비해 탄수화물보다는 지방과 단백질 비중이 훨씬 높은 식사를 하는 것이다. 급속한 체중 감량 단계에 있는 동안에는 특히 그렇다.

지중해식 식단은 그저 하나의 식사 방식이 아니라 여러 습관을 기르고 생활방식을 지속적으로 바꾸는 일이다. 가공식품, 즉석식품, 패스트푸드를 줄이는 대신 건강에 좋은 자연 식품을 가급적 직접 조리하여 차린 식사를 선택하고, 더 나아가 음식을 천천히 먹고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식사를 즐기는 일인 것이다. 우리는 입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음미하지도 않은 채 먹는 데만 급급해하는 경우가 너무 많다. TV 앞에서 음식을 먹지 말고, 충분히 음미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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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code 2020-05-26 11: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들어보긴 한것 깉은데, 건강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으면서 다이어트할 수 있다면 당연 좋을테지만 저는 잘 모르는 분야라ㅠ 행복은 자유, 유능감, 관계에서 생긴다는 이론이 있는데.. 이것도 어느정도의 성취와 관계에 영향을 주긴하겠죠. 근데 더 높은 행복은 가족, 친구 등 친밀한 사람과 얘기하며 먹고 수다떨고 산책하는 거라네요^^ 편하게 먹고 많이 걸으며 수다떠는것도 다이어트 일까요: 그거 추천^^!

milibbong 2020-05-28 22:26   좋아요 0 | URL
헤헤, 다이어트 이론이나 이름따윈... 모르고 지내는 게 좋죠 ㅎㅎ 근데 전 지금껏 너무 더 높고 큰 행복만 추구하고 해야할 일을 미뤄놓은 거 같아요. ㅎ 그래서 앞으로 한참을... (아마 극복할 때까지? 평생? +_+) 괴로울 것 같네요 쿨럭쿨럭~ ㅎㅎ 할 일이 많지는 않았는데 뭐랄까 마음의 여유가 좀 없던 한주였던 것 같아요. 몸 컨디션이 별로여서 그랬을까요~ ;) 두부님은 아프신 곳 없이 쌩쌩하시죠? ㅎㅎ 건강관리 잘 하시길 바랄게요~ 이미 너무 잘 하고 계시겠지만요 ^^ 이제 블로그 답글 달고, 블로그도 업... (아 귀찮 ㅋㅋ) 음 이건 되면 하고... 생각을 정리하는 글도 살짝 쓰고 싶었는데... 시간이 금방금방 가네요~ 이런... 시간흐름의 상대성 너무 슬퍼용 ㅎㅎ 일 할때는 1분이 그렇게 안가던데 크크... 벌써.. 아아니.. 아직도 목요일인데... ㅎㅎ 두부님은 다가오는 주말을 생각하며 조금은 들뜨면서 계실지 궁금하네요 ^^ 모쪼록 평안한 밤 하시고... 저는 후딱 책을 열심히 읽고 다른 리뷰를 준비해보겠습니당 ^^ / 조금 이르지만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3개월마다 만나는 마이크로 트렌드 Vol 1. 우리 집에 왜 왔니 3개월마다 만나는 마이크로 트렌드 1
포럼M 지음 / 쌤앤파커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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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쌤앤파커스가 일낸 것 같다. 3개월마다 만나는 마이크로 트렌드라니 제목에서부터 범상치 않았는데 역시나였다. 한 해를 정리하고 다음 해를 넘어갈 때쯤 베스트 셀러 코너에는 항상 다음 해의 트렌드와 지난 우리의 경향을 읽고 설명해주는 책들이 있다. 내가 겪어서 아는 일이지만 사회적이고 전체적인 설명이 필요할 때가 있다. 그 일은 왜 그렇게 된건지 궁금했을 때 그 부분에 대한 궁금증도 해결해주고 다음 해의 동향까지 읽어줬기 때문에 사람들이 그런 책을 많이 찾아 읽었다. 그런데 일년이 지나서 작년 초의 유행, 흐름 얘기를 되짚을 때면 기억도 흐릿하고 뭔가 많이 뒷북치는 느낌이 들던 게 사실이다. 하루하루가 다르게 확확 변하고 달라지는 게 요즘 세상이니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이 책은 가장 필요한 순간에 트렌드에 가장 민감한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진 선물 같은 느낌이다.
 나야 빠르게 변화하는 트렌드의 세상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인물이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이 책으로부터 도움을 받는 사람이 참 많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겪고 알고 있는 이야기를 하기 때문에 그리 어렵지도 않고, 잡지 읽는 것처럼 읽을 수 있었다. 트렌드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트렌드에 관심 없는 사람에게까지도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D 

 

 

뉴트로 마케팅은 단순히 ‘추억 팔이‘가 아니다. 그 본질은 시간의 힘을 활용한 진정성을 소비자에게 파는 것이다. 즉 지금까지 소비자의 사랑을 받아 성장했음을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의 과거를 보여줌으로써 오히려 현재를 소비자에게 인식시킨다. 뉴트로는 시간의 무게를 버티고 살아남은 브랜드만이 지닐 수 있는 진정성이다.

밀레니얼 세대가 느끼는 또 다른 결핍은 ‘자기 관여성‘이다. ‘자기 관여성‘은 어떤 일에 관여하고 있다는 실감에서 얻어지는 만족도를 말한다. ... 《채식주의자》를 쓴 작가 한강은 어느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유튜브 다음은 뭐지? 다시 종이책이 아닐까? 사람들이 손으로 만질 수 있는 것에 배고파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모니터 속에 존재하는 이미지의 총합이 아니라 손으로 만질 수 있고 크기와 무게가 있고 감촉이 있는 매체를 그리워하고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디지털은 결과만 중시하기 때문에 자기 성취감이 적은 반면, 아날로그는 전체 과정을 중시하기 때문에 현실 속 무력감에 빠진 젊은 세대에게 만족감을 줄 수 있다.
디지털은 잊기 위함이고, 아날로그는 간직하기 위함이다. 불편하지만 여유를 가지고 기다리며 소유의 즐거움을 느끼려는 사람들의 욕구가 반영되어 아날로그가 부활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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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code 2020-05-21 08: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뽕님이 이런 책도 관심있으시군요ㅎ IT나 기술관련 분야가 아닌 분들이 보시는 시대적 경향은 어떤 느낌으로 다가올까 궁금할때도 있긴한데.. 손쉽게 기술적 이해를 돕거나 꼭 그 분야 깊은 전문지식이 아니더라도 많이 공유하는건 좋은 일인데 말입니다. 같은 분야라도 내 일에 매몰되어 하나만 볼때도 많아서 잼난거 있음 공유해주세요^^ 뽕님의 에세이 경향은 누가 알려주나요?^^

milibbong 2020-05-22 00:44   좋아요 0 | URL
음~ 저도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이니까 이런 분야에도 관심이 있죠 ^^ 두부님께서 가지는 전문적이거나 기술적인 관심은 아니지만, 살짝 궁금한 정도랄까요? ㅎㅎ 아직 책이 제 손에 있어서 무슨 얘기를 들려드리면 좋을까 생각해봤지만~ 뭐... 책도 워낙 쉽게 쓰여져있고 기술보다는 (그 밑바탕은 기술이겠지만!) 삶에 더 밀접하게 다가오는 부분에 대해 언급을 많이 했어요~ ㅎ 아무래도 ... 사람들이 새로운 변화라고 느끼는 부분에 대해 설명을 해줘야 하니까 그렇겠죠? ㅎ 음음~ 저야말로 또 제가 좋아하는 것에 매몰되는 대표적인 습성의 사람인데요 ㅎㅎ 저도 뭐 특이할게 있나요 그냥 제가 끌리는 다크한 감성(?) 위주의 책을 찾아 읽는거죠 ㅎㅎ ^^ 특이한 건 이런 ordinary 함을 extra- 를 붙여서 봐주시는 두부님의 취향덕에 ^^ 제가 기쁘게 책을 읽고 있죠~ ㅎ 든든한~ 벗이 늘 글을 환영하며 지켜봐주시니까요 ^^

milibbong 2020-05-22 00:49   좋아요 0 | URL
아! 글 초반에 언택트 시대 언급을 하면서 그 안에서 중심축을 이루는 화상회의 플랫폼 줌? 이런 얘기를 처음 들었는데, 오~ 신기했어요! 아마 두부님은 이미 일상생활에서 겪지 않으셨을까 싶은데요~ 요새 학교 수업도 온라인 강의로 해서 태블릿 매출이 겅충 뛰었다고 하잖아요~ 그런 뉴스를 들어도 (제 일이 아니니까 ㅋㅋ) 그런가보다 하고 말았는데 아아~ 이런 시스템이 이렇게 구축되어있구나 싶은게 신기하더라구요! 사실 뭐 겪어볼 일이 없으니 책을 읽을때만 해도 그런가보다 했는데 그날 저녁에 갑자기 친구가 화상으로 면접본다고 연습해보겠다고 저한테 화상미팅 요청을 해서 ㅋㅋㅋㅋㅋ 급 짧은 체험을 했었죠 ㅎㅎ 파자마 차림으로 ㅋㅋㅋㅋ ㅎㅎ 신기하고... 어마무시한 세상인 것 같아요 ㅎㅎ ^^ 좋... 좋은 거겠죠? ㅎㅎ

milibbong 2020-05-22 00:55   좋아요 0 | URL
(갑자기 엄청 수다스러워진... ㅋㅋ) >_<
아! 마지막으로 ((요새)) 슈가맨(양준일 등) , 복고(탑골공원) 등 레트로.. 뉴트로에 대한 것도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잖아요~ 그 와중에 (전 잘 찾아보지 않아서 모르지만) 깡이라고 하는 것도 그것과 맞물려서 한동안 인기몰이를 했나봐요. 대놓고 인기가 아니라 온라인 상에서 흐름타듯이 패러디가 패러디를 낳고.. 이런식으로 퍼진건데 ㅎ 전 그걸 지난주 놀면 뭐하니에서 봤어요 ㅎㅎ 머리 좋은 김태호 피디와 거기에 유재석, 거기에 또 영리한 비까지 만나서 완전 대박 히트친 것 같더라구요 ㅎㅎ 보는 내내 재밌었는데 안보셨으면 나중에 한번 보세요~ ^^ 하하~
앗 이제 그만 떠들어야지 ㅋㅋ 별 관련도 없는 얘기 많이 했네요 ^^* 데헷~
주말 가까워오니까 기분 좋은 마음으로 금요일 보내시어요~ 굿밤~~

artcode 2020-05-22 09: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ㅎ그래두 요즘 경향을 일상에서 잘 보고 계셨군요. 좀 다른 느낌과 감성으로 트렌드를 인지하는게 오히려 이 분야에 있는 저같은 사람보다 더 현실적이고 실용적인것 같은데요ㅎ 코로나 때문에 원격 프로그램들 모두 매출이 급등했는데 줌은 보안이슈가 터지면서 많이 고전했었어요. 저도 미국회의할때 줌을 즐겨 썼었는데^^ 좋은 툴들이 워낙 많아서 역시 어디나 경쟁이 심한듯 하죠. 티비도 보는 프로그램이 한정돼있어 잘 못보지만, 고건 함 찾아봐야겠군요^^ 뽕님두 금요일 여름으로 넘어가는 하늘 보면서 잘 마무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