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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집약형 기업 - 직원 1인당 수익을 최대로 올리는
로엘 브라이언 외 지음, 김명철 외 옮김 / 세계사 / 2008년 8월
평점 :
품절
세계시장이 개방되자 이제 중요한 것은 기업의 세계화다. 이런 상황 속에서 기업은 자신의 규모를 확장하고, 세계화에 발맞추지 위해 조직을 세분화하고, 각국에 맞는 지역화를 시도했다. 그 결과 다국적기업이 세상경제를 흔드는 상황이 되었다. 현재 미국의 A.I.G와 같은 보험회사가 바로 그런 경우다.
그러나 이와 같은 기업의 확대로 인해 또 다른 문제가 생겼는데, 바로 기업내부가 점점 더 복잡해졌다는 것이다. 이제 직원 수는 100~200명이 아니라 십만 단위로 올라가기 때문이다. 과거 산업혁명 전만 해도 한 기업의 최대 숫자는 십 명 단위였다. 그 정도 숫자를 경영자가 직접 일대일로 관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산업혁명 이후에도 거대한 기계가 상품생산과정을 단일화함으로써 직원 숫자가 좀 더 증가했지만 그래봐야 백 명 정도 수준이었다. <티핑포인트>에서는 부족들 간의 분리가 생기는 기준을 150명 정도라고 한다. 그러나 현대 기업은 직원 숫자에 개의치 않는다. 그 직원을 먹여 살릴 수만 있는 시장이 있다면 클수록 좋은 것 아니겠는가라는 생각 때문이다. (물론 요즘은 직원 줄이기가 회사의 절대 절명의 과제처럼 되었지만 말이다.) 게다가 자신이 한 곳에서 성공한 모델을 갖고 지역별로, 고객별로, 상품별로 나눠 기존의 조직 구조를 그대로 복사하면 된다.
이제 기업에서는 전체 매출도 중요하지만 직원 일인당 수익률도 자주 따진다. 나도 회사 다닐 때 팀 매출과 직원 수와의 관계를 정리한 자료를 자주 봤고, 그 일로 인해 쪼임을 당하다보니 어쩔 수 없이 그런 근거를 갖고 직원들을 관리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사람 수가 많으면 일인당 매출액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일반적인 생각이 아닐까.
그러나 이 책을 보면 반드시 직원 수가 많다고 해서 일인당 매출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세계 굴지의 30대 기업을 보면 이들은 직원 수 증가와 함께 직원 일인당 매출이 올라가는 것을 볼 수 있다. 숫자가 많아질수록 기업 매출을 급격히 상승하는 것은 당연하고. 왜 그럴까?
이 책의 주제는 바로 기업매출은 노동집약적 직원이 아닌, 사고 집약형 업무를 하는 직원들의 숫자와 깊은 관계가 있다는 것이다. 즉 생각을 하고, 이러한 생각을 수익과 연결시키는 창의적인 발상을 통해 노동집약형 기업과는 달리 매출 상승폭을 급격히 높인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런 표현을 쓴다. 기업은 세상의 변화에 따라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시장의 변화를 고민하기보다 스스로 변화시킬 수 있는 내부조직 문제를 생각하는 것이 더 좋지 않은가 하는 말이다. 즉 시장을 바다로 치면 언제 닥칠지 모르는 파도를 관리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그런 파도에도 침몰하지 않는 배를 만들 수는 있지 않은가 라는 질문이다. 그리고 그 배가 바로 기업의 조직이다. 이 말은 그 동안 많은 기업들이 찾던 블루오션의 시각을 시장에서 기업내부로 돌아야 한다는 말이다.
저자는 현재 기업의 조직을 두 가지로 보고 있다. 하나는 기업이 존재하면서부터 운영되어 온 ‘계층제’ 구조다. 즉 위계질서를 갖고 직원 개개인의 임무와 역할, 업무의 범위, 결정권, 보고체계가 일정한 규칙에 의해 움직이는 조직 구조다. 또 하나는 ‘상호작용, 협력구조’다. 이는 계층제 구조처럼 상하의 조직구조를 갖지 않은 의사소통의 관계를 중시하는 조직구조다. 특히 현대사회처럼 다양한 욕구가 존재하는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명령 이행 구조보다 개인의 창의력이 최대한 발휘될 수 있는 이런 구조가 더 좋다고 한다.
그러나 기업의 변화가, 즉 시장이 원하는 모습에 적응하려는 시도가 도리어 기업의 내부조직에 더 많은 문제를 야기 시켰다고 한다. 즉 계층제의 구조도 아니고 상호작용이 원활하게 되는 구조도 아닌 이상한 구조를 만들어 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매트릭스 구조’와 같은 형태다. 이 구조의 특성은 계층제와 상호작용 구조를 교묘하게 통합한 것으로, 언뜻 보기에는 무척 편리한 형태 같지만 그 구조 하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어려움을 겪는다. 즉 두 세 명의 상관, 중복되는 일정, 소속된 팀 간의 이해관계, 그리고 업무결과에 대한 적절한 평가부재다.
저자는 이를 위해 몇 가지 조직구성 방법을 제안한다. 가장 이해하기 쉬운 구조는 백본라인. 저자가 가장 주장하는 구조로 현재의 실행조직과 지원조직 구조를 약간 변형시킨 구조다. 그리고 상층부의 파트너십 구조로 영화에서 가끔 보는 이사제 구조 같은 것이다. 실무직원 수보다 실행을 책임진 COO가 더 많은 구조다. 기타 역동적 관리 공식 네트워크 구조, 인재시장을 적극 활용할 수 있는 구조, 지식시장을 탐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구조, 조직원들이 경제적 태도를 유발시킬 수 있는 구조, 명확한 업무분장과 이에 따른 성과측정 방식을 중요시하는 구조, 그리고 조직설계가 단순한 인사가 아닌 전략이라는 시각으로 조직을 바라보는 구조다.
이 중에 어떤 것이 가장 좋은 것인지는 정설이 없다. 중요한 것은 경영자 스스로가 무엇을 원하는지, 조직이 수행해야 하는 최고의 목적이 무엇인지, 이들이 대하는 고객이 누구인지에 따라 다르다. 나는 저자의 말 중에서 ‘외부환경보다 내부조직을 재구성하는 것이 바로 블루오션이다’라는 의미의 말이 가장 마음에 와 닿는다. 우리가 직접 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