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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컨셉의 시대가 온다
스콧 매케인 지음, 이민주 옮김 / 토네이도 / 2008년 9월
평점 :
절판
다니엘 핑크가 쓴 <새로운 미래가 온다>을 몇 년 전에 읽고 감탄한 적이 있었다. 세상이 변하는 모습을 다양한 자료를 통해 제시했기 때문이다. 그 내용은 이제 일반적인 작업은 컴퓨터나 정보통신으로 인해 표준화가 되었고, 따라서 이런 일은 인건비가 저렴한 BRIC's로 넘어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들을 제외한 선진국들이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우리나라도 이제는 선진국형 기반을 갖춘 나라이기에 다니엘 핑크의 이야기를 신중하게 생각해 봐야 한다). 바로 기본 자료가 아닌 여러 가지 요인들 간의 관계를 설정하고, 그 안에 잠재된 새로운 컨셉트를 찾아내는 일이라고 한다. 결국 그가 주장한 내용은 ‘하이컨셉트’ ‘하이터치’다.
이 책은 다니엘 핑크가 주장한 내용 중 ‘하이컨셉트’에 대한 내용을 저자 자신이 경험한 것들을 통해 정리한 책으로, 자신의 이론을 기업에 실제 도입한 사례들을 일반화시켜 정리했다. 그는 책에서 미국 선생님들의 불만을 이야기한다. 그들이 생각하는 문제는 교육이 ‘세서미 스트리트(Sesami Street)화되어 간다는 점이다. 왜 재미있는 TV 프로그램이 문제가 되는가? 저자는 그 프로그램이 너무나도 재미있기 때문에 학생들은 지루한 학교 수업을 기피한다는 것이다. 일리 있는 말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시청률을 머리에 두고 고민해서 만들어 내는 교육프로그램과 교사 개인이 이끌고 있는 수업시간이 동일할 수는 없지 않겠는가. 하지만 문제는 학생들인데, 그들은 이미 재미라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기에 지루한 수업을 참을 수 없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이 요즘 시장을 이끌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을 지속가능하게 만들려면, 수많은 경쟁자들 속에서 남다른 기업으로 보이려면 무엇인가 남다른 것을 해야 하는데 그것이 무엇인가? 저자는 질문의 답으로 ‘하이컨셉트’를 주장한다. 간단한 자기표현, 이를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스토리, 그리고 자신의 주장을 고객이 직접 느낄 수 있는 체험공간이다. 이를 다시 한번 설명하면,
첫 번째, 하이컨셉트를 개발하라는 말은 자신의 비즈니스를 가치 있게 정의하는 짧고, 강력한 문장을 만드는 것이다.
두 번째, 강력한 이야기를 하라는 말로, 하이컨셉트에 기반을 둔 호소력 있는 이야기를 개발하고 고객 및 동료들과 감성적인 유대감을 쌓은 것이다.
세 번째, 결정적인 고객경험(Ultimata Customer Experience)을 만드는 것으로, 자신의 이야기에 대한 호소력 있는 모든 것을 예로 듦으로써 고객들을 위해 결정적인 경험을 하게 만들고, 자신의 비즈니스에 가장 중요한 사람들을 위해 ‘행동’으로 보이는 것이다.
이와 같은 단계를 통해 우리는 자신의 사업을 남다르게 보여줄 수 있고, 동시에 고객들의 관심을 끌 수 있으며, 적합한 고객체험과 고객관리를 통해 충성고객을 늘려나갈 수 있다는 말이다.
이제는 과거처럼 단순한 기계성능, 수명이 낀 상품, 튼튼한 재질 같은 상품 자체의 질적인 면만 가지고는 시장에서 버틸 수 없다. 이유는 기술발달로 인해 좋고, 오래 쓴다는 특징인 이미 일반화되었기 때문이다. 며칠 만에 망가지는 장난감을 구입하겠는가, 통화가 잘 안 되는 휴대폰을 사겠는가, 수시로 고장하는 자동차를 사겠는가? 아마 그 물건 값이 아무리 싸다해도 기본적인 기능과 구조가 부실하다면 구입조차 하지 않을 것이다. 사 봐야 쓰레기만 생기니까 말이다.
시장에서 고객들이 원하는 것은 싸거나, 튼튼하거나 맛 좋거나 예쁘기만 한 것이 아니다. 이제 고객들은 ‘or(이것 아니면 저것)’ 가 아니라 ‘and'를 원한다. 즉 싸면서도 좋고, 예쁘기도 하면서 튼튼한 것을 원하는 것이다. 그리고 요즘 시장에 나오는 상품들은 모두 상품 자체가 지녀야할 기본적인 성능과 품질 수준을 다 갖추고 있다. 그렇지 않고서는 팔리지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에서 내 것을 남다르게 보일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가? 저자는 이것을 바로 ‘하이컨셉트’라고 한다.
물론 ‘하이컨셉트’가 모든 것을 해결해 준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아무리 좋은 컨셉트라 해도 이를 현실에서 구현할 수는 없다면 아무런 의미도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와 함께 ‘하이터치’도 함께 고려해야겠지만, 그래서 책 내용에 조금 아쉬움을 느끼지만, 그래도 두 가지 명제 중 하나만이라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해 준 책이라 고마움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