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래보 경제학 - 새로운 부와 네트워크를 창출하는 콜래보레이션 성공전략
데본 리 지음 / 흐름출판 / 2008년 10월
평점 :
절판


 

[피터 드러커, 마지막 통찰]을 보면 ‘블록’이란 말이 자주 나온다. 시장이 너무나도 복잡하다보니 이제 혼자의 힘으로는 시장을 만족시킬 수 없게 되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블록을 짜 맞추는 마음으로 자신에게 주어진 것들을 조합을 해야 한다는 말이다. 즉 무언인가 새로 창조하기보다 자신이 가진 것을 짜 맞춰 고객을 만족시키라는 말이다.

또 어떤 사람은 이제 고객은 ‘or’가 아닌 ‘and’를 원하기에 이를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복합적인 서비스를 개발해 고객에게 제공해야 한다고 말한다. 즉 예전처럼 값만 싸고, 질만 좋은 수준이  아니라 값도 싸고 질도 좋은 상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말이다.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헤서는, 아니 고객에게 지속적인 선택을 받기 위해서는 고객이 원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그들의 수준에 맞춰 제공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를 실천으로 옮기는 것이 그리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한 기업이 가진 자원은 한계가 있고, 그것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다보면 서비스가 빈약해지거나 부대비용이 많이 들어감으로써 가격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럴 때 가장 좋은 방법은 서로 다른 자원을 가진 사람끼리 손을 잡는 것이다. 내가 가진 상품과 네가 가진 서비스를 합치고, 내가 가진 배송능력과 상대가 가진 질 좋은 상품을 합쳐 고객의 만족을 이끌어 내는 것이다.

이 책 <콜레보경제학>은 바로 이런 점에 초점을 맞춰 쓴 책이다. 평소 생각지도 못한 상대를 찾아 고객이 원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나이스하게 제공하는 것만이 새로운 시장을 만들고 고객을 창출해내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실제 요즘 세상을 보면 이런 케이스가 무척 많다. 저자는 눈에 띄는 상품만을 찾아내 설명하고 있지만 눈을 조금 돌려 시니어마켓을 보거나 저소득층 시장에 진입하는 기업들을 바라보면 이와 같은 콜레보레이션은 이미 정설로 자리 잡은 내용이다. 다만 그것을 콜래보경제학이라고 정의하기 않았을 뿐이다. 하지만 어떤 현상이든 그것이 사람들 눈에 띄려면 누군가 정의를 해야 하고, 그것의 의미와 가치를 알려줘야 하니 그런 점에 이 책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특히 이 책에 나오는 LG 프라다폰의 설명은 무척 박진감이 넘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삼성 애니콜과 LG 사이언은 시장에서 비교대상이 되지 않았다. 우리나라에 처음 라디오를 공급했던 LG였지만, 언제부터인지 이등기업으로 밀린 LG는 휴대폰 시장에서도 삼성의 애니콜에 비해 저가의 상품으로 낙인 찍인 채 끌려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LG의 프라다폰이 나오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어느 순간 터치폰은 LG라는 등식이 성립하면서 LG의 프라다폰은 고가의 상품으로 자리 잡았고 삼성 애니콜과는 전혀 다른 시장을 차지하게 되었다.

저자는 이와 같은 프라다폰의 시장전략을 두 가지로 분석한다.

첫째, LG는 터치폰이라는 새로운 영역의 상품에서 그들의 신 마케팅기법을 사용했다. 따라서 고객은 기존의 시장구도와는 전혀 다른 시각에서 프라다폰을 바라보게 되었고, 이것이 바로 LG와 프라다의 콜래보레이션에 힘을 실어줬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단지 디자인을 외주준 정도의 수준이 아니라 서로 관계없는 업체끼리 자신의 이미지와 고객을 통합해 하나의 모델을 만들어낼 때만이 콜레보레이션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제휴라고 하면 유사한 업체들이 유사한 상품군에서 서로 다른 기능을 통합하여 시너지효과를 극대화 하고자 한다. 즉 자신의 사업군에서 상대를 찾아 그의 백기사적인 힘을 얻거나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경우다, 하지만 저자의 생각은 진정한 콜래보레이션이 되려면, 또 그와 같은 결합이 힘을 받으려면 완전히 다른 시장의, 다른 고객을 가진 기업끼리 손을 잡아야 한다고 말한다. 이와 같은 통합은 기존 고객의 숫자를 급격하게 증가시켜 서로에게 큰 수익을 갖다 주기 때문이다. 기존에 알고 있던 통합, 협력 등과는 조금 다른 시각으로 책을 보면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 주는 분석이었다.

다만, 콜레보레이션의 수준이 제휴나 협력과 어떻게 다른지, 성공적인 콜래보 효과를 얻으려면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이 조금 부족해 책을 읽으면 머리는 끄덕거리지만 손과 발은 잘 움직이지 않는다는 점이 조금 아쉬울 뿐이다. 하지만 일단 콜래보경제학이란 단어를 통해 제휴나 통섭의 새로운 면을 봤고, 현재 이 논리에서 부족한 면이 무엇인지 확실할 수 있었기에 멀지않은 시간에 이를 더욱 보완해 보다 실용적인 모델이 만들어 질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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