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한 일의 심리학
토니 험프리스 지음, 김광수 옮김 / 다산북스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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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에 대한 의미는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변해왔다. 예전에는 일을 노예들이나 하는 것이라 생각하여 노동을 죄악시하던 시절이 있었는가하면, 육체를 위해 먹고 살려고 일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 규정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산업혁명을 거치면서 사람들은 일을 삶의 필수과제로 생각하게 되었고 이제는 일과 삶은 떨어질래야 떨어질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가 되었다.

직장인들은 항상 입버릇처럼 일을 지겹다고 한다, 그리고 어느 세월이 되어야 일에서 해방될 수 있을지 고민한다. 그리고는 편안한 여생,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놀고 먹을 수 있다는 보험이나 증권사 직원의 감언이설에 넘어가 열심히 돈을 투자하고 저축한다. 언제가 될지도 모르는 그 날을 위해서 말이다.

하지만 그렇게 일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면, 퇴직하자마자 병에 걸리는 이유는 무엇이고, 집에 있는 것이 짜증난다며 돈도 안 생기는 봉사 활동한다고 하루 종일 밖에서 일하는 사람은 또 누구인가. 결국 일 자체가 지옥이고, 고통이 아니라 자신이 하고 싶지 않은 일을 억지로 했기에 괴로웠던 것뿐이다. 일은 소중하고 중요하다.

이 책을 보면 일이란 것이 인간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잘 설명되어 있다. 단지 경제적인 문제보다는 심리적인 측면에서 다루었고, 저자가 제시한 ‘인간적인 기업문화’라는 것이 과연 현실사회에서 성립 가능한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의미는 있는 것 같다. 저자가 제시한 모델까지는 가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근접한 기업문화를 만들려고 노력할 테니까 말이다.

저자가 주장한 내용 중에 기억에 남는 것은 우선 일에 대한 강박증다. 사람들은 자아를 정확하게 인식하지 못하면 일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려고 하고, 이것이 결국엔 일중독으로 변한다고 말한다. 쉽게 말하면 자신의 모든 것이 일을 통해 표현되므로 일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결국 자신의 존재가치를 잃어버리는 것과 같다는 말이다. 나도 이런 경우를 당해봤기에 저자의 말에 공감한다. 그리고 실제로 내 주위에 이런 사람들이 많이 있다.

일중독에 빠지면 그는 하루 종일 일만 한다. 무엇이 그리 바쁜지 모르겠지만 일정표를 열심히 뒤적거리며 다음 일을 찾는다. 그리고 그의 만족은 하루 종일 온몸이 뻐근하도록 일을 했을 때만이 느낄 수 있다. 그는 항상 자신이 일을 많이 했고, 또 열심히, 바삐 살았다는 것을 강조한다. 그러나 직장을 떠나 가정으로 돌아갔을 때의 모습은 평소 일할 때의 모습과는 완전히 다르다. 

저자는 일중독, 또 일 기피자에게 일이란 인생의 한 부분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실제 인생에 대한 논한 많은 사람들은 삶을 대개 5~6차원으로 나누는데, 일은 그 중의 하나일 뿐이다. 자신의 가치를 표현하고, 존재의미를 느끼고 필요하다면 경제력을 얻는 그런 것 말이다. 이는 인간에게는 가족, 친구, 사회의 관계도 있고, 동물과는 달리 정신과 영혼도 소유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이들을 거들떠보지 않은 채 일이란 것 하나만을 생각한다는 것이 문제가 된다.

또 하나는 이러한 상황을 피하기 위한 저자의 조치다. 그는 일에 함몰되지 않으려면 일과 일정거리를 두라고 한다. 일에 중독되거나 일을 기피하는 것이 보기에는 달라보여도 동일한 심리 메카니즘인데, 일을 통해 자신을 평가하고 평가받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내가 일을 잘하면 나는 위대한 존재이고, 내가 일을 실패해서 비난받으면 사회에서 가치가 없는 인간으로 스스로를 평가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의식구조는 상당히 많은 문제를 갖고 있다. 기본적으로 인간은 살아가면서 모든 일을 성공할 수 없다. 필연적으로 어떤 때는 멋지게 성공하지만, 또 어떤 때는 실패를 경험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인간이다. 하지만 어떤 경우라도 ‘나’라는 달라지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나’라는 인간 자체의 모습을 바라보지 않고 일의 성공과 실패에 목숨을 건다는 것이 무리가 있어 보이지 않는가.

일은 무척 소중한 것이다. 그리고 현대인은 일을 해야 한다, 그것이 경제력을 얻기 위한 수단이든, 자선사업이든 간에.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일이란 내 삶을 살아가기 위한 수단이자 도구이지, 그것이 목적 그 자체는 아니라는 것이다. 비록 남을 위해 일한다 쳐도 그 일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 그 일을 통해 무엇을 얻을 것인가의 문제는 바로 내 자신에게 달려있다.

절대 일에 모든 것을 걸지 마라. 저자가 가장 강하게 주장한 말이고, 나에게도 깊이 와 닿은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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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ative Class: 창조적 변화를 주도하는 사람들
Richard Florida 지음, 이길태 옮김 / 전자신문사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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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신문을 보면 제조업을 다시 보자는 말이 자주 나온다. 이는 굴뚝사업의 중요성을 재조명하자는 말이 아니라, 그 동안 굴뚝산업을 중심으로 한국경제를 키워왔지만 이제는 제조보다 서비스산업에 중점을 두어야 하지 않겠는가 하는 말이다.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요즘엔 ‘서비스 산업 육성’이니 ‘지적자산관리’니 하는 말이 자주 나온다. 협회나 단체이름을 봐도 ‘지적, 지식, 정보 등’이 들어간 이름이 무척 많다.

그러나 국가나 공공기관, 경제단체, 통계 관련된 자료를 보면 아직도 제조업에 대한 지면은 몇 장씩 차지하지만 서비스업에 대한 비중은 한 페이지도 채 안 되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무슨 규제는 또 그리 많은지. 미국 스타벅스에 가면 커피마시며 자신이 듣고 싶은 음악을 듣고, 필요하면 그곳에서 음반을 구입할 수 있다. 병원에 가서 맛있는 것을 먹고 싶다면 건물 안에 있는 음식점에 들어가 입맛에 맞는 식사를 주문해서 먹을 수 있다.

그러나 한국은 그렇지 않다. 업종의 경쟁력을 키워주니, 특정 자격증의 시장을 안정화시키니 하면서 다른 사업과의 제휴나 융합, 복합서비스 등을 원천적으로 봉쇄한 것이 많다. 가끔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하는 말. “한국 시장은 아직도 초보적인 단계예요. 고객은 여러 가지를 한 곳에서 구입하고자 원하는데 기업들이 그것을 제공하질 않거든요. 제가 컨설팅한 업체 한 곳은....” 들어보면 그럴듯하지만 내심 답답한 것은 그가 우리나라 서비스산업을 둘러싸고 있는 법적인 규제에 대해 얼마나 고민했는지 묻고 싶을 뿐이다. 대한민국은 하고 싶다고 해서, 순간 멋진 비즈니스모델이 떠올랐다고 해서 그대로 할 수 있는 나라가 아니다.

오직했으면 우리나라보다 의료기술이 떨어지는 나라에서 원정치료 때문에 돈 번다고 입이 벌어져있는 것을 손가락만 빨며 바라볼 수밖에 없는가. 물론 이제 정부도 이와 같은 규제를 푼다고 하니 늦은 감이 없진 않지만 그나마 다행이다. 세계경제 10위권에 드는 나라가 규제는 후진국 수준이었으니 말이다.

<창조적 계급> 나는 이 책을 보면서 무척 시기적절하게 나온 책이라 느껴졌다. 물론 초기 출판일은 몇 년 전인 2002년이었지만, 당시에는 그리 빛을 보지 못한 것 같다. 그때만 해도 세계경제의 위기보다는 장밋빛으로 물든 세상을 꿈꾸었고, 1인 기업, 온라인사업, 창조성 등의 단어가 세상에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한 때였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제 제조업중심의 경제로는 더 이상 발전하기 어렵다고 한다. 사람들 자체가 보다 더 나은 제품, 질적인 면이 아니라 감성적이고, 개인적인 만족을 줄 수 있는 부분으로, 을 원하기에 이런 제품을 위해서는 다양한 창의력과 서비스가 요구되기 때문이다.

저자가 말한 창조적 계급의 사람들이 몰려 있는 업종을 보면, 물론 미국 상황이다, R&D, 출판, 소프트웨어, TV와 라디오, 디자인, 음악, 영화, 장난감 및 게임, 광고, 건축, 공연예술, 공예, 비디오 게임, 패션, 미술 등이며, 이들 분야의 미국시장 점유율은 무려 43%다.

우리가 평소 생각하기에 조그마한 개인사업자들이나 하는 사업들, 그래서 불안하고 성장가능성이 희박해 보이는 사업들이지만 이들을 뭉쳐놓고 위에서 내려다보면 투자대비 효율성면에서 제조업을 능가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만 우리나라의 경우, 이와 같은 시장이 이제 조금씩 자리 잡아 가는 중이라 눈에 잘 안 들어 올뿐이다.

게다가 이들 창조적인 일을 하는 사람들의 장점이자 단점이 혼자 일하는 것, 독립성을 좋아한다는 것, 자신의 생각을 강하게 주장한다는 것이 서로가 가진 자산과 재능을 함께 어우러지게 만드는 데 걸림돌이 되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저자가 말한 ‘창조적 계급의 공동체’이야기는 무척 설득력이 있다.

이제는 사람이 기업을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사람을 찾아간다. 왜냐하면 과거와는 달리 창조성이 필요하고, 이런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에 있을 때 그들의 생각을 보다 많이 흡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이 책을 국가정책담당자, 특히 지자체의 정책담당자가 꼭 봤으면 한다. 지자체의 활성화는 거대한 굴뚝사업을 유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본질적으로 지자체 내에 창조적 계급들을 모아 이들의 창의성을 키울 수 있는 공간도 무척 중요하기 때문이다. 아니 이렇게 하는 것이 바로 남들에게 의존하지 않고 지자체만의 경쟁력을 키우는 지름길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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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스타일 - 4가지 인간 유형을 알면 인간관계 주도권은 내것!
로버트 볼튼.도로시 그로버 볼튼 지음, 김은경 옮김 / 길벗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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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과의 관계다.




직장인일 때는 물론이고, 세상을 살아가면서 느끼는 어려움 중의 하나가 사람문제다. 이는 단순히 직원을 고용하고, 상대방이 내 뜻을 따르고 말고의 차원을 떠나, 사람은 인간관계에서 행복과 불행, 고통과 희열이 결정된다는 말이다. 내가 아무리 잘난들 이를 인정하는 사람이 없다면, 내가 아무리 높은 자리에 올라간들 그것을 부러워하는 사람이 없다면 그건 이미 높은 자리가 아니다. 사람들이 폼도 안 나면서 책임만 져야하는 자리에 가기 싫어하는 이유가 이런 것 아니겠는가.




<행복의 지도>를 보면 세상 어딘가에 행복할 수밖에 없는 나라를 참던 사람이 행복지수가 월등히 높은 10여 개국을 여행 한 후 내린 결론은 ‘행복의 본질’은 관계에 있다고 한다. 결국 주위환경과 생활수준도 중요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나와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과의 관계라는 것이다. 자신과 어울리는 사람과 함께 살면 그곳이 천국이고, 잘 맞지 않는 사람과 살아가는 동안 지옥을 경험하게 된다. 직장이 지옥처럼 느껴지는 이유도 이런 것 아닐까 싶다.




인간관계의 해결책은 상대가 원하는 것을 해 주면 된다. 그러나...




인간관계를 가장 잘 풀어갈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어려워 보이지만 해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알아내 그것을 해 주면 된다. 그가 조용한 것을 좋아하면 조용하게 말하면 되고, 강인한 것을 좋아하면 강한 척 하면 된다. 자세히 설명해 달라면 오만가지 자료를 같다주고 일장연설을 하면 되고, 간단명료하게 해 달라면 요점만 이야기하면 되지 않는가.




이 글을 읽는 사람은 이렇게 말하지도 모르겠다. “아. 그 말 나도 알아요. 근데 상대가 뭘 원하는지 어떻게 아나요. 설득이니 협상이니 하는 책들 보면 상대가 원하는 것을 파악해서 그것을 해 줘라 는 식의 말을 하는데 그걸 누가 모르나요. 문제는 상대가 뭘 원하는지 알 수가 없다는 거잖아요!”




상대가 원하는 것을 안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지금 내가 원하는 것도 잘 모르는 상황에서 남이 원하는 것을 어떻게 알겠는가. 게다가 지금 누군가와 협상을 하는 상황에서 그 사람보고 “내가 당신을 알아야 하니, 심리검사하고 결과를 가져오세요.‘라고 할 것인가. 상관과 사이가 안 좋은 직원이 상관의 성격을 알기 위해 상관에게 이상한 설문지를 드려 밀면 상관이 뭐라고 할 것 같은가. 아마도 “그래, 자네 말이 맞네. 조사까지 해야 할 정도로 자네와 내 관계가 심각하다면 자네와 나는 잘 안 맞는 것 같아. 그럼 자네와 나를 위해 자네가 다른 곳으로 가는 게 좋겠지. 안 그런가?” 하지 않을까 싶다. 내가 상관이래도 그렇게 말할 것 같으니까 말이다.




사람관계의 핵심은 개별인간이 가진 가치와 태도의 문제다.




몇 년 전 나는 퇴사를 준비하면서 내 자신을 되돌아봤다. 당시 퇴사하겠다고 마음먹었을 때의 생각은 전직, 즉 직장을 옮긴다는 생각이 아니라 1인 기업으로 살아가겠다는 마음이었기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내가 강점과 재능,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찾는 것이었다. 과거처럼 조직의 힘을 빌릴 수도, 회사의 보호막 안에서 안주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나에게는 무척 시급한 과제였다.




이런 과정을 통해 나는 사람들의 재능과 성격, 그리고 그들이 바라는 삶의 모습을 알 수 있는 몇 가지 척도들을 발견했고, 그것들을 내 자신에게 대입해 보면서 나를 조금씩 알게 되었다. 물론 내가 그 동안 미처 깨닫지 못했던 새로운 모습도 많이 알게 되었다. 특히 내가 어떤 특정의 일을 왜 좋아하는지, 어떤 일을 싫어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왜 특정의 사람을 미워하고, 어떤 사람과는 편하게 대화할 수 있는지 그 이유를 알게 되었을 때는 놀라움 그 자체였다. 그건 누군가가 잘했고, 잘못했다는 수준의 판단을 넘어 서로의 가치관과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의 차이였기 때문이다.




한 인간을 알기 위해서는 다양한 측면을 함께 봐야 한다.




당시 내가 사용하던 척도는 갤럽에서 만든 ‘Strength Finder<위대한 나의 발견, 강점혁명>’와 최을경의 ‘12지 상관관계도<그대 영혼위에 뜨는 별>’ 그리고 ‘애니어그램<타고난 성격으로 승부하라>’였다.

 

세 개의 척도를 사용하여 내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에서 재미있는 사실을 하나 알게 되었는데, 첫 번째는 심리학, 사회적, 동양철학적인 시각에서 본 ‘인간이해척도’들이 거의 유사한 결과를 말해주고 있다는 점이었고, 두 번째는 이들이 한 인간의 다른 면을 강조해서 설명해 준다는 점이었다. 결국 세 개의 척도를 갖고 내 자신을 들여다보면서 하나의 척도만을 사용할 때보다 더 다양한 입체적인 모습을 알 수 있었다. 재미있지 않은가.




요즘은 당시의 경험을 살려 세 개의 척도를 사용해 창업대학원에서는 원생들에게 적합한 사업경영방식을 함께 고민해 보고, 대학교에서는 학생들의 비전을 구성하는데 필요한 자료를 얻고 있다. 그리고 다행히도 많은 이들이 만족해한다. 이유는 여러 가지겠지만 아마도 특정 조사방식에 대한 자격증으로 가진 사람들과 달리 다양한 분석 툴을 통해 여러 가지 측면에서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나는 특정의 분석 툴을 고집하지 않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내 앞에 앉아있는 사람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가의 문제다. 한 인간의 모습을 함께 고민한다는 것은 단순히 돈벌이 문제는 아닌 것 같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남을 알아야 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세 번째로 나를 알기 위해서는 반드시 나와 다른 남을 알아야 한다는 점이다. 가끔 심리관련 책을 보면 ‘너 자신을 알라’는 쪽에 너무 무게를 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나의 비교대상이 되는 다른 사람을 의식하지 않은 채 자기 안으로만 들어가라고 하는 것 같다. 예를 들어 어둠이 없는 상황에서 밝음을 알 수 있겠고, 불행을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이 행복을 어떻게 정의할 수 있겠는가.




아마도 천국에는 ‘사랑’이란 단어 자체가 없을 것 같다. 그곳의 모든 것이 사랑 그 자체인데 구지 그 단어를 쓸 이유가 있을까. 마찬가지로 내가 누구인지를 알려면 나와 다른 남이 어떤 점에서 나와 다른지 비교할 수 있어야만 한다. 내 성격이 급하다? 무엇을 기준으로 급한 것인가. 나는 꼼꼼한 성격이다? 그럼 꼼꼼하지 않은 성격이란 어떤 성격인가? 자신과 다른 반대의 사람을 알아야만 자신을 이해할 수 있는 것이며, 책에 나온 몇 마디 정의로, 그럴듯한 문장 몇 구절로 이해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내가 남다르다는 것을 이해하려면 나와 다른 사람의 모습과 나를 비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때서야 비로소 “아! 이게 바로 내 모습이구나.”하며 확신하게 된다.




그렇다면 나와 다른 남을 어떻게 확인할 수 있는가?




기존에 나와 있는 척도들의 한계가 바로 여기에 있다. 물론 이런 척도들도 나름대로 시간을 들여 분석하면 상대방의 성격과 그 사람만의 독특한  행동방식을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들은 거의 실험실 상황에서만 가능한 것이고, 현실에서는 누군가를 이해하기 위해 이와 같은 조치를 취할 수 없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누군가와 흥정하는 상황에서 “저. 잠깐만요. 이 검사를 한번 받아봐 주시겠어요?” 할 수 있겠는가?

이런 점에서 MBTI도, Strength Finder도, 애니어그램도 마찬가지의 한계를 갖고 있다. 그 동안 재능, 성격, 특질 등을 분석해봤던 사람들을 생각해보라. 그 중에서 몇 명이 그 결과를 놓고 심각하게 고민하거나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며 결과를 자기 화시켰는가. 아마도 그저 순간적인 재미삼아, 아니면 그저 일부분의 정보수준으로 생각하고는 인쇄된 결과물을 휴지로 버리지 않았을까 싶다. 왜?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나와 다른 남의 모습을 직접 확인할 수 없는 상황에서 내 모습을 어떻게 확신할 수 있겠는가.

<위대한 나의 발견, 강점혁명>에서 마커스 버킹엄은 분명히 말한다. 당신이 아무리 뛰어난 재능을 갖고 있다손 치더라도 당신 스스로가 그것을 인정하지 않는 한 그것은 그저 지식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이다.

 

이런 점에서 <피플스타일>은 좋은 도구로서 기능한다.




피플스타일의 장점은 ‘내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상대방이 자신을 어떻게 느끼는가’와 같은 내적인 문제를 질문하는 것이 아니라. 남이 나를 어떻게 보는가에 대해 질문한다. 즉 내가 바라는 모습이나 내 안에 숨어있는 욕구같은 것을 질문하지 않고, 오로지 외적인 모습만을 질문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내 앞에 있는 사람이 어떤 특성의 사람인지 알려면 구지 그에게 물어볼 필요 없이 그가 그 동안 겉으로 보여준, 즉 말이나 행동으로 보여준 것을 기준으로 평가하면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상대방의 유형을 확인하고 싶으면 그 사람의 행동을 유심히 관찰하면 된다. 당사자에게 물어볼 필요가 없고, 겉으로 들어난 모습만을 갖고 판단할 수 있는 분류체계라는 것이 얼마나 편리한가. 물론 이것도 식은 죽 먹기처럼 그저 쉬운 일은 아니지만 말이다.




이 책의 저자는 인간의 핵심적인 유형은 4가지라고 정의하면서 이들 유형은 각기 인구의 25%정도를 차지한다고 말한다. 이들은 다음과 같은 점에서 다른 유형들과 다른데, 이를 정리하면 일상생활의 거의 모든 것이다. 즉 ‘사고를 다르게 하고, 결정을 다르게 하고, 시간을 다르게 쓰며, 일하는 속도가 다르고, 의사소통을 다르게 하고, 감정 조절을 다르게 하고, 스트레스 관리를 다르게 하며, 상충되는 의견 처리를 다르게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와 같은 사람들 간의 차이로 인해 직장생활이나 사회생활에서 본질적으로 ‘관계 형성이 힘든 사람’이 있게 되고, ‘의사소통이 잘 안 되는 사람’이 있으며, ‘같은 말을 해도 이해시키거나, 설득시키기 어려운 사람’이 있고, ‘특별히 해를 끼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그 사람이 옆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신경 쓰이는 사람'이 생기는 것이다.




만약 당신과 잘 맞지 않는 상관 때문에, 부하직원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경우라면 이 책에 나와 있는 질문지를 갖고 상대방을 평가한 후, 그에 대한 대책대로 따라해보라.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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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이 만나지 않으면 안 될 사람 50
나카타니 아키히로 지음, 이선희 옮김 / 다산라이프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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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활. 어떻게 보면 인생 중 사회인으로 살아가기 전에 자유롭게 살 수 있는 마지막 시기이고, 경제적인 문제와 이해관계를 떠나 진실한 인간관계를 맺을 수 있는 좋은 시기다. 물론 요즘은 취업이니 뭐니 해서 예전처럼 낭만을 즐길 수 있는 여지는 많이 줄었지만 그래도 아직도 여유가 있다.

아마도 저자는 이런 대학생의 위치를 이해하기에, 또 자신의 경험으로 볼 때 대학생 시절의 만남이 자신의 삶에 많은 도움이 되었기 때문에 이 책을 쓴 것 같다. 대학생 시절의 만남이 사회생활 때 필요한 거의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저자의 말은 조금 과장된 듯하지만. 어쨌든 사회에서 겪게 되는 이해관계 없이, 또 심적인 부담이나 계산 없이 누군가를 만날 수 있는 마지막 관계인 것만은 분명하다.

저자가 말한 만남 중 기억나는 것이 몇 가지 있는데, 그 중의 하나가 미래를 예언해 주는 스승을 만나라는 것이다. 사실 대학시절, 젊은 그들은 세상을 어느 정도 안다고 자랑하지만 실제로는 살아보기 않은 삶이라 자신 있게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 그저 빨리 취업이나 해서 경제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그러다보면 뭔가 되겠지 하는 마음이 많다. 이럴 때 대학생을 도와줄 수 있는 사람으로 가장 좋은 사람은 바로 교수다.

<마지막 강의>에서도 언뜻 본 이야기지만 교수만큼 제자의 성공을 위해 헌신적으로 자신이 가진 것을 내던져줄 사람도 없는 것은 사실이다. 왜냐하면 그들에게 학생은 경쟁상대가 아니고, 도리어 그들이 성공해야만 자신도 성공한다는 가치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자를 위해 뭔가를 주겠다는, 또 교수를 자신의 멘토로 삼겠다는 학생이 별로 없는 것이 문제다. 왜 그런지에 대해서는 지금 언급할 것은 아니고.

또 하나는 이성 친구에게 인간적인 매력을 배우라는 말이다. 세상에 태어나 이성을 가장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는 시기가 바로 대학시절이다. 고등학교 때처럼 입시라는 부담감도 없고, 세상에 나가기 전의 모습으로 상대를 선택하는 기준은 오로지 상대방의 모습과 생각, 단 두개이기 때문이다. 이때 가장 자연스럽게 서로의 마음을 나눌 수 있고, 이성이 원하는 것이 무엇이며, 그것을 자신이 어떻게 마음으로, 행동으로 보여줄 지 알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또 하나는 돈이 없어도 당당하게 행동하라는 말이다. 돈. 세상에서 사람을 평가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고, 아직 사회에 나가지 않은 대학생이라도 돈이란 기준은 상대를 평가하는 무척 중요한 기준임에는 틀림없다. 밥 잘 사주고 선물 잘 해주고 비싼 곳에 데려가고 좋은 옷도 가끔 사주는 사람을 싫어할 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학시절의 돈은 어디까지나 자신의 돈이 아닌 누군가에게 의존해서 얻은 돈이다. 그 돈이 사람 자체를 평가하지는 않는다. 아르바이트해서 번 돈이 그 사람이 영원히 벌 수 있는 돈이 아니잖은가. 부모에게 얻어 쓰는 돈이 그의 돈은 아니잖은가. 돈이 없다면 마음이 있고, 진심이 있고, 가장 중요한 가능성이 있다. 대한민국, 아니 어느 나리에서든 돈이란 사회생활을 하면서 가지게 되는 것이고, 이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을 때가 바로 대학시절이다.

저자 자신이 대학시절을 알차게 보냈는지, 아니면 아쉬움이 많아서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내용 하나하나가 대학생이 보면 도움이 될 좋은 내용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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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으로 경영하라 - 리더라면 꼭 알아야 할 고품격 심리학
토니 험프리스 지음, 윤영삼 옮김 / 다산라이프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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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직장을 그만둔 요즘, 가끔 예전의 모습을 생각해보면 안타까울 때가 있다. 이유는 좀 더 잘할 수 있었는데 하는 아쉬움이다. 나와 함께 일하던 직원들도 하루 일과를 마치고 가정에 돌아가면 소중한 아들, 딸이고 남편이자 아내인데, 나는 리더로써 그들에게 직장에 대한 희망을 주고 일에 대한 가치를 느끼게 해 주었나 하는 후회다. 좀 더 잘할 수 있었을 것 같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시 나는 알량한 자존심 하나 믿고, 또 선배직장인들에게 배운 대로 그들을 대했다. 리더의 핵심은 주어진 일을 정해진 시간 내에 완수하는 것이라고 믿고 말이다.

물론 이런 생각이 그리 틀린 것은 아니지만, 실제 일을 중심으로 직원을 대하는 것과 사람을 중심으로 일을 대하는 것과는 큰 차이가 난다. 이와 같은 차이는 실제 상황에서 사람을 대하는 모습을 삼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며, 그 일의 성과를 확인해 보면 금방 안다. 하지만 나 같은 리더들은 직원들을 관리해야 하는 대상처럼 생각하며 업무를 관리한다.

나를 알아야 진정한 리더가 된다. 이 책의 핵심문장이다. 언뜻 듣기에는 별로 어렵지 않은 말 같지만 이 말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책 전체를 자세히 봐야 한다. 일반사람들은 리더란 남을 관리하는 사람이지, 자신을 되돌아보며 거기에 직원들을 맞춰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책을 자세히 보면 ‘자신을 이해하라’는 말의 의미는 상대방의 생각과 태도를 과거의 경험이나 일반적인 논리를 갖고 무작정 판단하지 말고, 그것을 받아들이는 자신의 가치기제를 먼저 정확하게 이해하라는 말이다.

리더. 쉬운 일 같지만 쉽지 않은 이유는 수많은 사람들이 보이는 각기 다른 반응을 있는 그대로 볼 줄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말을 하면 사람들은 인간다루는 법, 말 잘하는 법, 업무계획을 평가하는 법과 같은 외적이고 스킬적인 면을 공부해야 하는 것처럼 생각한다.

그러나 저자는 자신을 알라는 말의 의미를 ‘방어적인 리더’의 모습을 극복하기 위함이라고 표현한다. 남이 하는 말과 그들의 행동을 바라보면서 자신의 문제를 거기에 덮어씌우는 모습은 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상대의 말을 들으면서 자신이 눈으로 그들을 바라보면 그들이 지금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정확히 이해할 수 없다. 스스로 자신의 눈과 마음에 방어막을 친 상태에서 상대방의 말이 얼마나 진실 되게 와 닿겠는가. 리더가 직원을 믿지 못한다면 그건 이미 리더로서의 자질을 절반 이상 상실한 것과 진배없다.

특히 자신 속에 감춰진 응어리진 마음을 풀지 못한 채 리더라는 막중한 업무를 맡게 되면 그건 정말 난감한 일이다. 자신의 상처가 순간적으로 들어나 상대에게 피해를 주고 올바른 판단을 하지 못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들은 자신의 문제를 별거 아닌 것처럼 생각하며 무시한다. 리더는 외부문제를 따지는 사람이지 내면을 분석하는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러한 상처가 남의 말을 듣거나 의사 결정할 때 올바른 결정을 하지 못하게 만든다는 것을 모른 채 말이다.

리더가 되려면 우선 자신을 이해해야 한다. 내가 무슨 말을 듣기를 좋아하는지, 어떤 것을 싫어하는지, 내 가슴속에 남겨진 응어리는 무엇이며, 이런 것들이 내 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객관적으로 들여다 볼 수 있어야 한다. 리더는 남을 관리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자신과의 싸움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심리학과 리더십과의 관계는 바로 이런 문제 때문에 더욱 중요하다.

남을 알아야 조직을 이끈다는 생각, 자신의 가치에 문제에 있다는 것을 모른 채 그것에 의존해서 의사결정을 해 버리는 상황, 나는 항상 올바르다는 자만심, 그리고 내가 받는 스트레스가 내 자신에게 원인이 있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나에게 그런 것들을 주고 있다는 피해의식, 이 모든 것은 바로 자신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함으로써 발생하는 중대한 오류다.

모든 사람에게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방어기제가 있다. 그리고 순간적으로 자신의 생각과 다른 무엇인가를 듣거나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 오면 방어기제는 더욱 활발히 움직여 올바른 결정을 하지 못하게 한다. 이제 리더십이란 남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남을 먼저 이해하고, 그 이해를 바탕으로 남을 인정하는 것이란 것을 알았으면 한다. 바로 나에게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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