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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스타일 - 4가지 인간 유형을 알면 인간관계 주도권은 내것!
로버트 볼튼.도로시 그로버 볼튼 지음, 김은경 옮김 / 길벗 / 2008년 4월
평점 :
절판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과의 관계다.
직장인일 때는 물론이고, 세상을 살아가면서 느끼는 어려움 중의 하나가 사람문제다. 이는 단순히 직원을 고용하고, 상대방이 내 뜻을 따르고 말고의 차원을 떠나, 사람은 인간관계에서 행복과 불행, 고통과 희열이 결정된다는 말이다. 내가 아무리 잘난들 이를 인정하는 사람이 없다면, 내가 아무리 높은 자리에 올라간들 그것을 부러워하는 사람이 없다면 그건 이미 높은 자리가 아니다. 사람들이 폼도 안 나면서 책임만 져야하는 자리에 가기 싫어하는 이유가 이런 것 아니겠는가.
<행복의 지도>를 보면 세상 어딘가에 행복할 수밖에 없는 나라를 참던 사람이 행복지수가 월등히 높은 10여 개국을 여행 한 후 내린 결론은 ‘행복의 본질’은 관계에 있다고 한다. 결국 주위환경과 생활수준도 중요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나와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과의 관계라는 것이다. 자신과 어울리는 사람과 함께 살면 그곳이 천국이고, 잘 맞지 않는 사람과 살아가는 동안 지옥을 경험하게 된다. 직장이 지옥처럼 느껴지는 이유도 이런 것 아닐까 싶다.
인간관계의 해결책은 상대가 원하는 것을 해 주면 된다. 그러나...
인간관계를 가장 잘 풀어갈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어려워 보이지만 해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알아내 그것을 해 주면 된다. 그가 조용한 것을 좋아하면 조용하게 말하면 되고, 강인한 것을 좋아하면 강한 척 하면 된다. 자세히 설명해 달라면 오만가지 자료를 같다주고 일장연설을 하면 되고, 간단명료하게 해 달라면 요점만 이야기하면 되지 않는가.
이 글을 읽는 사람은 이렇게 말하지도 모르겠다. “아. 그 말 나도 알아요. 근데 상대가 뭘 원하는지 어떻게 아나요. 설득이니 협상이니 하는 책들 보면 상대가 원하는 것을 파악해서 그것을 해 줘라 는 식의 말을 하는데 그걸 누가 모르나요. 문제는 상대가 뭘 원하는지 알 수가 없다는 거잖아요!”
상대가 원하는 것을 안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지금 내가 원하는 것도 잘 모르는 상황에서 남이 원하는 것을 어떻게 알겠는가. 게다가 지금 누군가와 협상을 하는 상황에서 그 사람보고 “내가 당신을 알아야 하니, 심리검사하고 결과를 가져오세요.‘라고 할 것인가. 상관과 사이가 안 좋은 직원이 상관의 성격을 알기 위해 상관에게 이상한 설문지를 드려 밀면 상관이 뭐라고 할 것 같은가. 아마도 “그래, 자네 말이 맞네. 조사까지 해야 할 정도로 자네와 내 관계가 심각하다면 자네와 나는 잘 안 맞는 것 같아. 그럼 자네와 나를 위해 자네가 다른 곳으로 가는 게 좋겠지. 안 그런가?” 하지 않을까 싶다. 내가 상관이래도 그렇게 말할 것 같으니까 말이다.
사람관계의 핵심은 개별인간이 가진 가치와 태도의 문제다.
몇 년 전 나는 퇴사를 준비하면서 내 자신을 되돌아봤다. 당시 퇴사하겠다고 마음먹었을 때의 생각은 전직, 즉 직장을 옮긴다는 생각이 아니라 1인 기업으로 살아가겠다는 마음이었기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내가 강점과 재능,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찾는 것이었다. 과거처럼 조직의 힘을 빌릴 수도, 회사의 보호막 안에서 안주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나에게는 무척 시급한 과제였다.
이런 과정을 통해 나는 사람들의 재능과 성격, 그리고 그들이 바라는 삶의 모습을 알 수 있는 몇 가지 척도들을 발견했고, 그것들을 내 자신에게 대입해 보면서 나를 조금씩 알게 되었다. 물론 내가 그 동안 미처 깨닫지 못했던 새로운 모습도 많이 알게 되었다. 특히 내가 어떤 특정의 일을 왜 좋아하는지, 어떤 일을 싫어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왜 특정의 사람을 미워하고, 어떤 사람과는 편하게 대화할 수 있는지 그 이유를 알게 되었을 때는 놀라움 그 자체였다. 그건 누군가가 잘했고, 잘못했다는 수준의 판단을 넘어 서로의 가치관과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의 차이였기 때문이다.
한 인간을 알기 위해서는 다양한 측면을 함께 봐야 한다.
당시 내가 사용하던 척도는 갤럽에서 만든 ‘Strength Finder<위대한 나의 발견, 강점혁명>’와 최을경의 ‘12지 상관관계도<그대 영혼위에 뜨는 별>’ 그리고 ‘애니어그램<타고난 성격으로 승부하라>’였다.
세 개의 척도를 사용하여 내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에서 재미있는 사실을 하나 알게 되었는데, 첫 번째는 심리학, 사회적, 동양철학적인 시각에서 본 ‘인간이해척도’들이 거의 유사한 결과를 말해주고 있다는 점이었고, 두 번째는 이들이 한 인간의 다른 면을 강조해서 설명해 준다는 점이었다. 결국 세 개의 척도를 갖고 내 자신을 들여다보면서 하나의 척도만을 사용할 때보다 더 다양한 입체적인 모습을 알 수 있었다. 재미있지 않은가.
요즘은 당시의 경험을 살려 세 개의 척도를 사용해 창업대학원에서는 원생들에게 적합한 사업경영방식을 함께 고민해 보고, 대학교에서는 학생들의 비전을 구성하는데 필요한 자료를 얻고 있다. 그리고 다행히도 많은 이들이 만족해한다. 이유는 여러 가지겠지만 아마도 특정 조사방식에 대한 자격증으로 가진 사람들과 달리 다양한 분석 툴을 통해 여러 가지 측면에서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나는 특정의 분석 툴을 고집하지 않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내 앞에 앉아있는 사람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가의 문제다. 한 인간의 모습을 함께 고민한다는 것은 단순히 돈벌이 문제는 아닌 것 같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남을 알아야 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세 번째로 나를 알기 위해서는 반드시 나와 다른 남을 알아야 한다는 점이다. 가끔 심리관련 책을 보면 ‘너 자신을 알라’는 쪽에 너무 무게를 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나의 비교대상이 되는 다른 사람을 의식하지 않은 채 자기 안으로만 들어가라고 하는 것 같다. 예를 들어 어둠이 없는 상황에서 밝음을 알 수 있겠고, 불행을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이 행복을 어떻게 정의할 수 있겠는가.
아마도 천국에는 ‘사랑’이란 단어 자체가 없을 것 같다. 그곳의 모든 것이 사랑 그 자체인데 구지 그 단어를 쓸 이유가 있을까. 마찬가지로 내가 누구인지를 알려면 나와 다른 남이 어떤 점에서 나와 다른지 비교할 수 있어야만 한다. 내 성격이 급하다? 무엇을 기준으로 급한 것인가. 나는 꼼꼼한 성격이다? 그럼 꼼꼼하지 않은 성격이란 어떤 성격인가? 자신과 다른 반대의 사람을 알아야만 자신을 이해할 수 있는 것이며, 책에 나온 몇 마디 정의로, 그럴듯한 문장 몇 구절로 이해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내가 남다르다는 것을 이해하려면 나와 다른 사람의 모습과 나를 비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때서야 비로소 “아! 이게 바로 내 모습이구나.”하며 확신하게 된다.
그렇다면 나와 다른 남을 어떻게 확인할 수 있는가?
기존에 나와 있는 척도들의 한계가 바로 여기에 있다. 물론 이런 척도들도 나름대로 시간을 들여 분석하면 상대방의 성격과 그 사람만의 독특한 행동방식을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들은 거의 실험실 상황에서만 가능한 것이고, 현실에서는 누군가를 이해하기 위해 이와 같은 조치를 취할 수 없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누군가와 흥정하는 상황에서 “저. 잠깐만요. 이 검사를 한번 받아봐 주시겠어요?” 할 수 있겠는가?
이런 점에서 MBTI도, Strength Finder도, 애니어그램도 마찬가지의 한계를 갖고 있다. 그 동안 재능, 성격, 특질 등을 분석해봤던 사람들을 생각해보라. 그 중에서 몇 명이 그 결과를 놓고 심각하게 고민하거나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며 결과를 자기 화시켰는가. 아마도 그저 순간적인 재미삼아, 아니면 그저 일부분의 정보수준으로 생각하고는 인쇄된 결과물을 휴지로 버리지 않았을까 싶다. 왜?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나와 다른 남의 모습을 직접 확인할 수 없는 상황에서 내 모습을 어떻게 확신할 수 있겠는가.
<위대한 나의 발견, 강점혁명>에서 마커스 버킹엄은 분명히 말한다. 당신이 아무리 뛰어난 재능을 갖고 있다손 치더라도 당신 스스로가 그것을 인정하지 않는 한 그것은 그저 지식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이다.
이런 점에서 <피플스타일>은 좋은 도구로서 기능한다.
피플스타일의 장점은 ‘내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상대방이 자신을 어떻게 느끼는가’와 같은 내적인 문제를 질문하는 것이 아니라. 남이 나를 어떻게 보는가에 대해 질문한다. 즉 내가 바라는 모습이나 내 안에 숨어있는 욕구같은 것을 질문하지 않고, 오로지 외적인 모습만을 질문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내 앞에 있는 사람이 어떤 특성의 사람인지 알려면 구지 그에게 물어볼 필요 없이 그가 그 동안 겉으로 보여준, 즉 말이나 행동으로 보여준 것을 기준으로 평가하면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상대방의 유형을 확인하고 싶으면 그 사람의 행동을 유심히 관찰하면 된다. 당사자에게 물어볼 필요가 없고, 겉으로 들어난 모습만을 갖고 판단할 수 있는 분류체계라는 것이 얼마나 편리한가. 물론 이것도 식은 죽 먹기처럼 그저 쉬운 일은 아니지만 말이다.
이 책의 저자는 인간의 핵심적인 유형은 4가지라고 정의하면서 이들 유형은 각기 인구의 25%정도를 차지한다고 말한다. 이들은 다음과 같은 점에서 다른 유형들과 다른데, 이를 정리하면 일상생활의 거의 모든 것이다. 즉 ‘사고를 다르게 하고, 결정을 다르게 하고, 시간을 다르게 쓰며, 일하는 속도가 다르고, 의사소통을 다르게 하고, 감정 조절을 다르게 하고, 스트레스 관리를 다르게 하며, 상충되는 의견 처리를 다르게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와 같은 사람들 간의 차이로 인해 직장생활이나 사회생활에서 본질적으로 ‘관계 형성이 힘든 사람’이 있게 되고, ‘의사소통이 잘 안 되는 사람’이 있으며, ‘같은 말을 해도 이해시키거나, 설득시키기 어려운 사람’이 있고, ‘특별히 해를 끼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그 사람이 옆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신경 쓰이는 사람'이 생기는 것이다.
만약 당신과 잘 맞지 않는 상관 때문에, 부하직원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경우라면 이 책에 나와 있는 질문지를 갖고 상대방을 평가한 후, 그에 대한 대책대로 따라해보라.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