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하겠습니다 - 일본군 위안부가 된 남한과 북한의 여성들
이토 다카시 지음, 안해룡.이은 옮김 / 알마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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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의 성노예였던 남한과 북한 여성의 사진 인터뷰집이다.

언제 어떻게 누구에 의해 끌려가게 되었는지, 그곳에서 어떤 치욕을 겪고 무엇을 보았는지, 어떻게 그곳을 탈출했는지, 그 이후의 삶은 어떠했는지 이야기를 들려주듯 풀어나간다.

찬찬히 사진을 보며 이야기를 쫓아 읽다보면 온몸에 소름이 돋거나 식은땀이 흐르기도 하고, 내장이 뒤집어지듯 속이 뒤틀리고 구토가 치밀기도 한다. 그런 일을 겪고 제정신으로 살아가는 그분들이 이세상 어느 위인보다 대단해 보인다.

일본군 위안부는 우리나라에만 있지 않다. 이 책의 내용처럼 북한에도 있고, 필리핀에도 인도네시아에도 심지어는 캐나다에도 있다고 한다. 그들이 모두 이세상에서 사라진다 해도 내가 읽은 이 책이 또는 많은 사람들이 봤던 영화나 다큐멘터리들이 증언이 되고 자료화면이 된다는 사실을 일본의 정치인들이 기억하길 바란다.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인터뷰를 하고 사진을 찍어 책을 펴낸 사람이 일본인이란 사실이 부끄럽기도 하고, 한편으론 일본에도 양심있는 사람이 있다는 희망을 본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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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답게 살 권리 소송 사건 - 빼앗긴 권리를 되찾으려는 동물들의 고발장
예영 글, 수봉이 그림, 김홍석 감수 / 뜨인돌어린이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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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5학년 딸아이가 잠 자는 걸 아까워하며 읽은 책. 인간의 이기심으로 고통받는 동물들의 모습을 통해 생명은 모두 동등한 가치가 있음을 강조한다. 다소 무거운 주제지만 각 장마다 다른 형식으로 이야기를 풀어가기 때문에 지루할 틈이 없다. 인권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생명권을 이야기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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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본 것을 당신도 볼 수 있다면 - 정우성이 만난 난민 이야기
정우성 지음 / 원더박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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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정우성이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로 그동안 난민들을 만나 경험하고 생각하고 느꼈던 것들을 기록한 책.

책에는 어릴적 달동네에 살면서 이웃집들이 철거당하는 걸 경험한 일로부터 시작해 네팔, 남수단, 레바논, 이라크, 방글라데시의 난민촌을 거쳐 작년에 우리사회에 큰 논쟁을 불러 일으켰던 제주의 예맨 난민 이야기까지 담겨있다.

그리고 이 책의 제목, '내가 본 것을 당신도 볼 수 있다면'은 그 제주 예맨 사태 때 자신을 비난했던 사람들에 대한 답변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들었던 첫번째 생각은 적어도 지금 이 사람이 이 일을 하는 건 진심이구나 하는 거였다. 그리고 이 일을 하기 위해 이론적인 무장도 열심히 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또한 예맨 난민 문제와 관련해서 자신에 대한 비판에 대응하는 방식이 무척 성숙하고 진지하다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책이 우리 사회의 차별과 편견, 근거없는 혐오를 희석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갖게 되었다.

이 책은 정우성의 얼굴이 박혀있지 않았다면 팔리지 않았을 책이다. 아마 유엔난민기구도 난민들 사는 얘기가 안팔릴 걸 알기에 정우성에게 친선대사를 부탁하고 책을 쓰게 했을 것이다.

그렇게라도 해서 난민들의 현실을 알리고 싶어 하는 난민기구 쪽의 절박함과 자신에 대한 비난과 난민에 대한 혐오의 시선을 두려워하지 않고 책을 낸 정우성의 용기에 지지와 응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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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스트 교사들의 열두 달 학교생활 - 학교 성평등이 세상을 바꾼다
구세나.박효진.이소현 지음 / 북멘토(도서출판)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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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스트라는 단어에 다소 거부감이 드는 사람도 있겠지만 이 책은 과격하거나 여성의 권리만을 주장하는 책은 아니다.

학교에서 학급을 담임하는 교사가 학부모, 학생과 함께 성평등 교육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실제로 실천했던 방법을 소개하는 내용이다.

3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월별로 학급 및 학부모와 함께 할 수 있는 활동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어 초등이나 중학교에서 담임을 하는 교사들에게 생활지도 및 학급관리의 꿀팁을 알려준다.

꼭 교사가 아니라 해도 아들과 딸을 함께 키우고 있는 부모나 학교에서 성평등 교육이 어느 수준까지 이뤄지고 있는지 궁금한 사람이라면 흥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학부모와의 반모임을 통해 성평등 교육을 실천하는 방법(4월, 학부모와 함께 페미니즘을), 학생들의 이성교제에 적절히 개입하고 조언하는 방법(6월, 신경쓰고 싶다 너의 연애), 여학생의 생리와 이에 대한 남학생의 이해(9월, 나의 첫 생리수업) 부분이 특히 흥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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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내가 뭘 읽은 거지? - 자기계발서, 되도 않는 훈수 걷어차기 알지만 어쩔 수 없다? 2
송민수 지음 / 들녘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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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자기계발서를 좋아하지 않는다. 자기계발서에서 추구하는 성공이 지나치게 물질적, 경제적 측면에 매몰되어 있고, 실패의 원인을 개인의 능력이나 노력 부족으로만 여기게끔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물론 능력이나 노력부족이 실패의 한 원인일 수도 있다. 하지만 많은 경우 사회의 불공정한 제도와 부패한 정치권력이 개인의 불평등과 빈곤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 그런데 대부분의 자기계발서는 사회의 부조리에 대한 언급 없이 나만 노력하면 잘 살 수 있다는 환상을 심어주고 그 환상 속에서 개인을 번 아웃시킨다.

이런 내 생각과 100% 일치하는 책을 만났다. 그게 바로 이 책이다. 부제는 '자기계발서, 되도 않는 훈수 걷어차기'. 이 부제를 본 순간 소주 한 잔 들이킨 것처럼 '캬~'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이 책에선 시중의 자기계발서를 크게 6가지로 구분한다.

1. 계몽적 자기계발서 : 마시멜로 이야기,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등
2. 초월적 자기계발서 : 시크릿, 꿈꾸는 다락방 등
3. 성공담 자기계발서 : 10미터만 더 뛰어봐, 공부가 가장 쉬웠어요 등
4. 관리형 자기계발서 :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카네기 인간관계론 등
5. 위로형 자기계발서 : 서른살이 심리학에게 묻다, 나는 오늘도 나를 응원한다 등
6. 이기적 자기계발서 : 미움받을 용기, 자존감수업 등

저자는 이후 각 장마다 구체적인 책 제목을 거론하며 거침없는 비판을 이어나간다. 표현이 다소 과격하여 거부감이 들 수도 있다.

작가도 이 점이 우려됐던지 자신의 글이 '정치적 색안경'이라는 점을 인정하며 '평면적 시각을 입체적으로 바꾸어주는 입체적 색안경'이 될 수 있길 바란다고 적어놓았다. 또한 자신이 사용한 불편한 표현을 통해서 '전혀 정치적으로 보이지 않았던 자기계발서들의 정치적인 색채를 발견'하길 바란다고 적기도 하였다.

자기계발서를 읽어도 늘 제자리인 것 같은 사람들, 읽는 책의 대부분이 자기계발서인 사람들이 다른 시각으로 나와 세상을 보기 위해 읽어야 할 책인 듯 하다.

하지만 자기계발서를 즐겨 읽지 않는 나같은 사람에게도 의미있는 책이다. 일상생활에서 연대의 의미를 곱씹으며 실천하려 노력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이 책은 이런 상황에서 소홀하게 여겨지는 우리, 연대, 공정, 정의와 같은 가치를 다시 생각해보는 시간을 제공한다.

내가 감명깊게 읽고 실천하고 있는 책을 폄훼한다고, 나는 자기계발서를 읽지 않으니 이 책도 필요없다고 외면하지 말고 저자의 의도에 귀를 기울여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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