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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음아 날 살려라 장생보법
이승헌 지음 / 한문화 / 2007년 5월
평점 :
6년 전, 아파트 계단에서 발을 헛디디는 사고로 나는 후천적인 평발이 되었다. 발바닥의 아치를 잡아주는 인대에 손상을 입은 까닭이다.
처음엔 엑스레이상 뼈에 이상이 없으니 괜찮을 거라고 해서 깁스만 한 채 몇 주를 보냈지만, 두 달이 넘도록 발을 딛지 못하고 목발 신세를 져야만 했다. 이러다 장애인이 되는 게 아닌가 싶어 족부 클리닉이 있는 큰 병원에 갔더니 이미 인대는 회복 불가능일 만큼 손상되었고, 수술로 복원한다 해도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없을 거라고 했다.
어쩔 수 없이 평발 교정용 깔창을 맞춰 사용하고는 있지만, 예전에 비해 오래 서 있거나 걷는 것이 힘들어졌고, 가끔 평소보다 오래 걸었다 싶으면 어김없이 밤중에 찾아오는 발의 마비 증상으로 고생하고 있다. 이러다 보니 등산이나 조깅 등 발을 많이 디뎌야 하는 운동은 기피하게 되고, 한 쪽 발이 평발이 되면서 몸의 균형도 깨어졌는지, 어깨와 허리 통증도 수시로 찾아와 나를 괴롭힌다.
이럴 때 만나게 된 책이 바로 장생보법을 설명한 이 책, <걸음아 날 살려라>이다. 낙마 사고로 몸져 누워있다가 장생보법을 실천한 뒤로 건강을 회복하게 되었다는 지은이의 말은 예기치 않은 사고로 평발이 되어 걷기가 두려워진 나에게 호기심과 더불어, 나도 예전처럼 잘 걷고 잘 뛰는 기쁨을 누릴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갖게 하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이 책은 장생보법의 필요성과 방법 및 그 효과에 대해 체계적이고 믿을 만한 정보를 전달하고 있지는 못한 것 같다.
우선 제목엔 장생보법에 관한 책이라고 설명되어 있지만, 정작 장생보법의 방법에 대한 설명은 180쪽에나 가서야 나온다. 그 전의 내용은 그냥 일반적인 건강 서적이나 자기계발 서적에서 볼 수 있는 내용들로 이루어져 있다. 예를 들면, "꿈을 가지고 열정적으로 살아라.", "달력상의 나이보다 정신적인 나이가 더 중요하다." 등등의 내용이다.
물론 중간중간 걷기가 얼마나 중요한가 하는 내용도 적혀있긴 하지만, 굳이 장생보법이 아니더라도 일반적으로 걷기의 운동 효과나 중요성 등은 일반인들도 충분히 알고 있기 때문에, 이 책에서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괜찮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그리고 책의 후반부에서야 나오는 장생보법에 대한 설명 역시 빈약하기 그지 없다. 20쪽도 채 안 되는 장생보법 설명 이후엔 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운동법이나 뇌체조 등이 소개되어 있다. 뭐, 뇌호흡 전문가라는 저자의 이력에 걸맞는 내용이긴 하지만, 정작 제목에 큼지막하게 적혀있는 "걸음(장생보법)"에 관한 내용보다 곁가지의 내용이 훨씬 많다 보니 내용이 산만하고 주제가 불명확해지는 단점이 나타나게 된다.
책에 적혀있는 내용이 잘못되었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장생보법"에 관한 책을 내고 싶었다면 그 주제에 대해 좀 더 깊이있는 정보를 담았어야 했고, 다양한 의학 상식과 건강관리 방법을 소개하고 싶었다면 그에 맞는 제목을 달고 정직하게 독자를 끌어모아야 했다. 이 책은 이 두 가지를 모두 놓친 아쉬운 건강 서적이다.
(서평단 선정 도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