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사전
김소연 지음 / 마음산책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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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을 나도 알기 어려울 때가 종종 있다. 화가 난 건지, 창피한 건지, 속이 상한 건지... 슬픈 건지, 우울한 건지, 절망스러운 건지... 구분하기 어렵다. 이처럼 마음의 갈피를 잡는 일은 나이가 들어도 여전히 어렵기만 하다.

내 마음을 다른 사람에게 알아듣기 쉽게 설명하는 건 더더욱 어렵다. 더구나 내 나름대로는 잘 설명한다고 했는데 상대편이 "왜?" 또는 "뭐가?" 라고 물으면 그 때부턴 할 말을 잃어 입을 꾹 다물 수밖에 없다. "왜?"라는 질문에 주절주절 설명할 수 있으면 그게 어디 마음이겠나..?

이 책은 그런 모호한 마음의 갈피를 세세하게 짚어 시적 언어로 풀어낸다. '외로움, 쓸쓸함, 권태, 심심함, 무료함, 허전함, 공허함, 적막함' 따위를 비슷한 색채의 마음으로 묶어 그것들이 마음에서 서로 어떻게 다른 무늬를 만들어내는지 조용조용 짚어주는 식이다.

그러나.... 말 그대로 '왜?' 그렇게 해야하는 것일까?

그저 모호하면 모호한 대로, 모르겠으면 모르겠는 대로 그냥 내버려두는 게 어쩌면 우리의 마음에 대한 예의 아닐까? 어차피 그 마음의 결을 짚어도 더이상 명료해지지 않는 바에야 그저 그렇게 내버려 두는 게 더 나을 듯 한데...

더구나 이건 내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시인이 쓴 산문은 읽기 지겨울 때가 자주 있다. 지나친 은유와 비유, 반복과 대구는 처음엔 신선하게 보일지 몰라도 자꾸 반복되면 식상하고 재미없을 뿐이다. 차라리 담백하고 짤막한 아포리즘 형식이었다면 더 나았을 지도 모르겠단 생각이다.

굳이 이 책을 권한다면 화가 나도, 창피해도, 속상해도 뭉뚱그려 "짜증난다."고 표현하는 요즘 아이들에게 적당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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