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어 어른을 위한 동화 2
안도현 지음 / 문학동네 / 199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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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연어>가 100쇄를 넘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물론 판매부수가 그 책의 가치를 말해주는 것은 아니지만, 오랫동안 사람들의 사랑을 받은 데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연어>의 경우 1996년에 처음 출간되었으니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온 지 벌써 10년이 훌쩍 넘었다. 이 책이 그렇게 긴 기간 동안 변함없는 사랑을 받은 이유가 무엇일까.. 궁금해하는 마음으로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우선 "내려다보는 것"과 "옆에서 지켜보는 것"의 차이를 이야기하는 앞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위압적인 자세로 상대의 틈을 노려 공격을 하고자 하는 자세가 "내려다보는 것"이라면 동등한 입장에서 상대방을 이해하고 그의 어려움을 도와주고자 하는 자세는 "옆에서 지켜보는 것"이라 할 수 있겠지. 내가 그동안 사람을 대해왔던 마음가짐을 돌아보게 만드는 가르침이었다.

책은 끝까지 "삶"에 대해 이야기한다. 삶에서 희망과 목표를 갖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 희망과 목표를 현실로 만들기 위해 얼마나 큰 노력과 인내가 필요한지, 열심히 사랑하고 사랑받는 게 얼마나 아름다운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러나 그 희망과 목표는 거창한 것이 아니다. 은빛 연어도 처음에는 삶에 뭔가 거창한 의미가 있을 거라 생각하지만, 결국은 깨닫는다. 순간순간의 삶에 충실한 것, 때로는 쉬운 길보다 어려운 길을 택하는 용기를 갖는 것, 죽음으로 잊혀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 진정한 삶이라는 것을...

연어의 삶이 인상적인 건 살던 바다를 과감히 떠나 태어난 강 상류로 거슬러 올라간다는 데 있을 것이다. 생각해 보니 인간의 삶도 다르지 않은 듯 하다. 존재의 근원으로 거슬러 올라가기, 안일한 삶으로부터 거슬러 올라가기, 세상의 편견으로부터 거슬러 올라가기... 그렇게 거슬러 올라가야만 만날 수 있는 게 진짜 "삶" 아닐까...

얇지만 가슴에 남는 울림이 큰 책이다. 이제 10주 넘어선 뱃 속의 아기한테 소리내어 또박또박 읽어주었는데, 이 아이가 태어나 자라서 이 책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을 때까지 이 책이 꾸준히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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